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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너지기본계획 ‘환경 갈등’ 예방해야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8년 12월 04일
ⓒ 전라매일·제이엠포커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이 정부에 제출됐다. 향후 20년 국가 에너지 수급 방향의 근간이 되는 법정 계획이다. 에너지 분야 최상위 계획이기도 하다. 정부는 70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워킹그룹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관계 부처와의 협의와 공청회를 거쳐 연내 최종안을 수립한다고 한다.
이번 권고안의 핵심 내용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204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의 제시이고 둘째, 이를 실행하기 위한 수요·공급·환경·참여 등 4개 부문의 정량적 목표 설정이며 셋째,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요·공급·산업·거버넌스·협력·인프라 등 6대 부문의 정책 과제 제시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재생에너지 3020’ 공약을 구체화한 계획이기도 하다.
권고안이 제시한 204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는 25~40%이다.
2017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7.6%인 것을 감안하면 대단히 높은 수치이다. 2040년 최종에너지 소비 목표는 2017년 수준인 1억 7,660만TOE로 설정했다.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2030년에 이르러 2015년 대비 약 11%, 발전부문 미세먼지 배출량은 2017년 대비 약 62% 감축된다고 전망했다.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발전·수송 부문의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혁신적 목표를 제시한 계획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주의 있게 살펴봐야 할 사항이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생산시설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점이다. 에너지기본계획 권고안은 재생에너지 보급개소가 2017년 43만개소에서 2040년 최대 1,039만개소로 약 2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국토의 상당 면적이 재생에너지 생산시설로 전환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설과 운영단계에서의 환경영향도 예상된다.
입지 선정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 도출도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과거 전력설비나 송전탑 건설을 둘러싸고 빚어진 사회적 갈등은 단적인 예이다.
사회적 갈등은 사후 대처하기보다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행 환경영향평가법에서 ‘정책계획’에 대해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3P(Policy, Plan, Project)로 요약되는 의사결정 계층 구조상 사업(Project) 단계에서 실시하는 환경영향평가보다는 계획(Plan) 단계에 실시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가 환경갈등 예방에 효과적이다.
에너지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는 사실상 개발 계획의 입지와 규모가 확정된 후 실시한다.
환경갈등 예방의 실효성이 낮은 이유이다.
‘정책계획’이란 국토의 전 지역이나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개발 및 보전 등에 관한 기본방향이나 지침 등을 제시하는 계획을 말한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은 바로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에너지기본계획의 수립 주체인 산자부는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해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를 통해 에너지기본계획이 환경에 미치는 중대성을 평가하고, 환경부와 협의 절차를 거쳐 계획을 조정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현행법상 에너지기본계획은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에서 누락되어 있다.
2016년 수자원 개발 분야의 최상위 계획인 수자원장기종합계획, 20년 단위의 국가종합 교통계획인 국가기간교통망계획 등이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에 포함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에너지기본계획은 전력수급기본계획,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 집단에너지육성기본계획 등 하부계획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국가계획이다.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사업자의 개별 사업에 미치는 파급력도 크다.
만약 상위 의사결정 단계에서 환경적 대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그 부작용이 지자체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재생에너지 생산시설의 급증이 지자체의 난개발이나 사회적 갈등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에서 보여준 정책적 오류를 또다시 되풀이해서는 곤란하지 않은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엔 산자부의 역할 못지않게 환경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서둘러 계획을 확정하기보다는 수정 계획을 통해서라도 완전한 계획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것이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지속 가능한 국토환경 조성’과도 부합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 구자건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8년 12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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