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4-04-23 08:41:52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PDF원격
검색
PDF 면보기
속보
;
뉴스 > 칼럼

‘선우후락’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8년 12월 16일
ⓒ 전라매일·제이엠포커스
십수 년 전 지방 정치에 입문할 때 본받고 싶고 금과옥조로 여겨야 할 것 같은 절절한 단어가 있었다.
모든 지도자나 리더가 지녀야 할 자세나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회자되는 동양의 ‘선우후락(先憂後樂)’과 서양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이었다.
선우후락의 어원은 ‘선천하지우이우(先天下之憂而憂), 후천하지락이락(後天下之樂而樂)’을 줄인 말이다.
‘천하 사람들이 근심하기에 앞서 먼저 근심하고, 천하 사람들이 즐긴 후에 즐긴다’는 뜻이다.
여기서 한 번 그 의미를 곱씹어 보자.
천하 사람들이 근심하기에 앞서 먼저 근심한다는 의미는 국가적 위기나 재난 등에 처했을 때 지도자나 리더가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
이를테면 비가 많이 오거나 가뭄이 심하게 들거나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와 같은 상황에서 지도자나 리더는 백성들보다 먼저 걱정하면서 대책을 세워 어려움을 해결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천하 사람들이 다 즐긴 후에 즐긴다는 것은 또 얼마나 심오하고 사려심이 깊은 말인가.
결국 천하의 백성들이 다 즐긴 후에 즐긴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즐기지 않겠다’는 뜻과 다름이 없다.
천하의 백성들이 다 즐기고 즐거워하는 상황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자신을 즐겁게 하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백성의 즐거움을 자신의 즐거움으로 삼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 ‘종신지우(終身之憂)’가 있다. 종신, 그러니까 한 몸 다할 때까지 종신토록 잊지 말아야 할 숙명 같은 지도자의 근심을 말한다.
그 근심은 개인을 위한 근심이 아니라 지도자로서 백성들을 위해 봉사하고 혼신의 힘을 다하는 근심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자서전인 ‘운명’에서 “비가 오지 않아도 비가 너무 많이 내려도 다 내 책임인 것 같았다. 아홉시 뉴스를 보고 있으면 어느 것 하나 대통령 책임 아닌 것이 없었다. 대통령은 그런 자리였다”고 소회를 남긴 것을 볼 때 선우후락과 종신지우의 근심을 가장 절실하고 절절하고 절박하게 느낀 국가 지도자 중의 한 명이 아닐까 싶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서양에서 귀족이나 사회 지도층이 누리는 지위나 특권에 상응하는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뜻이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현재 무주군에서는 이를 ‘오마주’한 언어적 유희를 통해 이름 붙인 ‘노블레스 오블리-무주’ 운동이 왕성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운동은 뜻있는 사회 지도층들이 매월 1만원 이상씩을 기부해 불우 소외 계층을 돕는데 사용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475명이 동참해 6,600만원이 모금됐다.
모든 세상의 이치가 마찬가지인 것 같다.
높이 오르면 오를수록 책임과 권한도 많아지는 만큼 그럴수록 위정(爲政)의 막중한 책임을 자신의 사명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
필자도 의회 의장으로서 항상 마음속에 그런 책임과 의무에 대한 자각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인생은 어떤 면에서는 위험한 외줄타기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경력이 많아진다는 것, 직위가 높아지는 것은 그 줄이 더 높아지고 길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심으로 돌아가 정치 입문 전에 다짐했던 각오들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본다.
/유송열
무주군의회 의장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8년 12월 16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오피니언
사설 칼럼 기고
가장 많이본 뉴스
오늘 주간 월간
요일별 기획
인물포커스
교육현장스케치
기업탐방
우리가족만만세
재경도민회
기획특집
남원시, 스프링피크 맞아 자살 사망 예방 집중관리 총력  
초록물결 ‘제21회 고창 청보리밭축제’ 로 오세요  
깊은 고민으로 공간에 입체감 입혀… ‘희망의 장수’로 새단장  
‘드론실증’ 통해 남원형 드론 활용서비스 모델 구축  
공감과 소통으로 민원서비스 듬뿍! 민원만족도 채움  
김제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사업 펼쳐!  
고창군, 2024년 1300만 관광객 유치 나선다  
김제시, 전북권 4대도시 웅비의 시발점! 지역경제 도약 신호탄  
포토뉴스
국립전주박물관, ‘문방사우를 찾아라’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누리과정(5~7세)과 연계한 단체 교육프로그램 문방사우를 찾아라를 4월부터 7월까지 총 10회 운영한다. &l 
한국전통문화전당, 전통문화 세계화를 위한 발판 마련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 이하 전당)은 지난 4월 3일부터 10일까지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을 방문해 ▲세종학당재단의 유럽거점과의 전통 
국립군산대학교 김정숙 교수, 개인전 ‘숨’ 개최
국립군산대학교 미술학과의 김정숙 교수가 오는 4월 17일부터 28일까지 전북특별자치도 도립미술관 서울분관에서 개인전을 연다.이번 전시회는 전북 
전통문화전당 전주공예품전시관 공예주간 전라도 일반참여처 모집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이 ‘2024 공예주간’ 행사에 함께할 전라도 지역에서 활동하는 공예 작가와 단체 등의 일반참여처를 오는 17일까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알리체 로르바케르, 동시대 시네아스트 주인공
6월, 초여름의 낭만 영화제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가 ‘무주 셀렉트 : 동시대 시네아스트’ 프로그램의 주인공으로 알리체 로르바케르(Alic 
편집규약 윤리강령 개인정보취급방침 구독신청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주)전라매일신문 / 전주시 덕진구 백제대로 555. 남양빌딩 3층 / mail: jlmi1400@hanmail.net
발행인·대표이사/회장: 홍성일 / 편집인·사장 이용선 / Tel: 063-287-1400 / Fax: 063-287-1403
청탁방지담당: 이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숙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전북,가00018 / 등록일 :2010년 3월 8일
Copyright ⓒ 주)전라매일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