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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하사 성전환…동성애·다문화 등 `軍 소수자 인권` 재조명

현직 군인 성전환 사례 최초…정책적 고려 전무한 실정
국방부 부대관리훈령, 동성애 배려 담았지만 논란 많아
다문화 장병 늘어나는데 왕따 방지할 대책 아직 미비
여군 역시 보직 제한 폐지 등 조치에도 현실과는 차이

뉴시스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18일
현직 남성 하사가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 하사가 계속 군인으로 복무할 수 있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동성애자나 다문화 가정 출신 등 우리 군 내 소수자 인권을 둘러싼 문제들도 잇따라 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차(탱크) 조종수로 복무하던 A 하사가 여성으로 성전환함에 따라 가장 논란이 되는 지점은 복무 중인 군인이 성별을 바꿀 경우 부대에서 쫓겨나게 되는지 여부다.

국방부령 '심신장애자 전역규정'에 따르면 A 하사는 심신장애 등급표 상 '고환 양측 제거한 자'로 심신장애 3급에 해당된다. 이 때문에 A 하사는 22일 열리는 전역심사위원회에서 '제적'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제적은 예비역으로 전환되는 '전역'과 달리 병적에서 아예 삭제되는 처분으로, 군인인 A 하사에게는 불이익이다.

A 하사를 돕고 있는 군인권센터는 이 같은 상황을 문제 삼는다. 인구 감소로 징집 가능 인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우리 군 내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다.

군인권센터는 16일 기자회견에서 국방부를 향해 "수술 후 회복만 이뤄지면 바로 정상적인 복무가 가능하고, 당사자 역시 어렸을 적부터 꿈꿔온 군인의 길을 계속 걸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상황에서 A 하사를 전역시킬 하등의 이유가 없다"며 "인구절벽으로 징집 가능 인원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나라와 시민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불필요한 벽을 세워두었던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다양성이 보장되는 선진 국군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A 하사의 사례는 우리 군의 소수자 배려 정책에 빈틈이 많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간 현직 군인의 성전환 사례가 전무했던 탓에 이에 대한 고려가 거의 없었던 점이 새삼 드러난 것이다.

군 내 동성애자 관련 규정 역시 논란거리다.

2009년 시행된 국방부 부대관리훈령은 '병영 내 동성애자 병사는 평등하게 취급돼야 하며, 동성애 성향을 지녔다는 이유로 차별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면서도 동시에 '동성애자 병사의 병영 내에서의 모든 성적행위는 금지된다. 이에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 또는 징계처분한다'는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아울러 이 훈령은 '어느 누구도 동성애자 병사의 동의가 없는 한, 부모·친구·부대에 동성애 사실을 알려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는 한편 '지휘관 등이 병사와의 면담 등으로 동성애자 병사임을 안 경우에는 즉시 보호 및 관심병사로 선정해 지속적인 지휘관심을 갖도록 한다'고 정해 동성애자 노출과 차별의 가능성을 남겨뒀다.

게다가 현행 군형법 제92조의6은 현역 군인과 군무원, 사관생도를 상대로 항문 성교를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어 부대관리훈령과의 불일치 논란도 있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훈령 내용을 보면 동성애자로만 한정돼있다. 양성애자 등 다른 성소수자들은 포함이 돼있지 않다. 또 이런 규정이 존재하면 관련 교육도 돼야하는데 되지 않고 있다"며 "군의 성소수자 인지 수준은 일반 사회보다 10~20년 뒤처져 있다"고 밝혔다.

점점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 출신 장병 역시 군 내 소수자다. 다문화 장병 차별 문제가 아직 표면화되진 않고 있지만 향후 다문화 장병이 급속히 늘어나면 비다문화 장병과의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책 역시 거의 없는 실정이다.

특히 군 내 집단 따돌림, 즉 왕따 현상이 지속되는 상황이라 다문화 장병이 왕따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군인권센터는 "군대 안에서 구타는 많이 줄었지만 새로운 형태의 괴롭힘으로 왕따가 심각해지고 있다. 학교 폭력과 비슷해지는 양상"이라며 "다문화 장병들이 입대하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여군의 경우 보직 제한이 폐지되는 등 남군·여군 차별 관행이 깨지는 흐름이긴 하지만 제도와 현실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한다. 군이 접경지역에도 여군을 배치하도록 제도를 마련했으나 일선 지휘관들이 시설 부족 등을 이유로 여군 배치를 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군인권센터는 "실제로 접경지역에 아직 여군 배치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일선 지휘관들이 받길 꺼린다. 게다가 여군이 쓸 시설이 마땅치 않고 화장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서 여군이 요강을 써야 하는 곳도 있다"며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제대로 점검하지 않으면 선언적 규정밖에 안 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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