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 성금 훔쳐간 일당, 검찰 송치
이정은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07일
전주시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수천만원의 성금을 훔쳐 달아난 30대 피의자들이 검찰에 송치됐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전주 완산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된 A(35)씨와 B(34)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오전 10시3분께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주변에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6,000여만 원이 담긴 기부금 박스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성금이 사라진 것 같다"는 주민센터 측의 신고를 받고 목격자 진술과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과 함께 주민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서 지난달 26일부터 주민센터 주변에 세워져 있던 SUV 차량 1대가 수상하다는 주민 제보와 함께 해당 차량 번호가 적힌 쪽지를 건네 받았다.
이후 충남경찰청과 공조해 충남 논산과 대전 유성에서 이들을 붙잡고 용의자들이 갖고 있던 기부금 6000여만원을 회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범행 전날 자정 무렵 논산에서 출발해 오전 2시께 주민센터에 도착한 뒤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난 오전 10시까지 8시간 동안 차량 안에서 기다렸다.
이들은 전주에 오기 전 휴게소 화장실에 들러 화장지에 물을 적셔 번호판을 가려 '완전 범죄'를 꿈꿨으나 그 이전 전주에 올 때는 번호판을 가리지 않아 주민에게 덜미를 잡혔다.
이에 A씨 등은 "유튜브를 통해 이 시기에 '얼굴 없는 천사가' 방문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며 "컴퓨터 수리점을 한 곳 더 열기 위해 기부금을 훔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회수한 성금 6000여만원을 '얼굴 없는 천사'가 기부하려고 했던 노송동 주민센터에 오는 2일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얼굴 없는 천사'는 2000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성탄절 전후로 노송동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수천만원이 담긴 종이박스를 몰래 놓고 사라져 붙여진 이름이다.
2000년 4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58만4000원을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그의 소리 없는 기부는 해마다 연말을 기점으로 이뤄졌다.
그는 매년 A4용지 박스에 5만원권 뭉치와 동전 등을 채운 돼지저금통, 메모글을 남겼으며 이 성금은 그동안 전북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노송동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용됐다.
경찰이 회수한 성금이 주민센터에 전달되면 천사가 올해까지 20년간 놓고 간 돈의 총액은 모두 6억7000여만원에 달한다. |
이정은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0년 01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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