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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8282공화국? 上

한국인이
자신의 사회에
‘빨리빨리’ 풍조가
만연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한국적
특징이라기보다는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눈에 띄는 변화와
문화에 대한
무지 때문이다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27일
ⓒ e-전라매일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외국인들은 한국을 ‘빨리빨리 공화국’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과거 호출기 시절에는 8282로 표기하여 매 호출 시마다 보내기도 했기에 이를 보고 한국인을 빨리빨리 민족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서두르는 성향 덕분에 한국이 일하는 입장에선 전혀 아닌 디지털 강국이 될 수 있었다고도 한다. 동시에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성수대교 붕괴 사고, IMF 사태, 세월호 침몰 사고, 갤럭시 노트7 폭발 사고 등 부작용이 온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 빛의 속도로 복구하고 발전하는 것이 빨리빨리의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한다. 실제로 한국 사람들은 인터넷도 느린 것을 도저히 참지 못하는 경우가 절대다수이기 때문에 한국의 무선 인터넷은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매우 빠른 속도를 내도록 발달했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보급률도 2011년 통계에서는 세계 4위였지만 2013년 통계부터는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빨리빨리 풍조는 비단 한국인만의 현상인 것은 아닌데다 특별한 현상도 아니다. 노동의 패턴을 비교적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농경사회에 비해, 산업화된 사회에서는 항상 빠른 속도로 일을 처리해야 하는 ‘마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빡빡하게 돌아가는 공장이나, 매우 밀집된 대도시에서는 더욱 신경질적인 ‘빨리빨리’가 나타나게 마련이다.
사실, 이것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아시아권이 전반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비만이 사회적으로 배척당하게 만든 데도 크게 일조했다. 하지만, 유독 한국은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뤄내어 성공적인 경제적인 성장을 이루었는데, 이 과정에서 모든 속도를 빠르게 받아들여서 노동 문화도 조금 느리더라도 정확한 것보다 부정확하더라도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는 사람을 더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 문제점이 크다. 그래서, 건물을 지을 때도 빠른 속도만 추구하다가 부실공사를 하는 경우도 있어서 더욱 위험한데, 실제로 와우 아파트 붕괴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성수대교 붕괴사고 등 부실공사로 건물과 다리가 붕괴되는 끔찍한 대참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게 다 조급증으로 인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당시의 충격으로 전국적인 감사와 법규 개정으로 상당히 향상되었고 이후의 건축시장은 일개 일용직 인부들에게도 안전교육필증을 발부하는 등의 노력이 뒤따랐지만 그래도 완전한 것은 아니라서, 2013년 12월에 벌어진 부산광역시의 남북항대교 붕괴사고 역시 완공 기한에 맞추고자 빨리빨리 서둘러 부실하게 작업하다가 무너진 참극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빨리빨리로 가장 쉽고 가깝게 접할 수 있는 게 교통인데 그 중에서 시내버스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가다간 크게 경을 칠 거 같다는 기분을 느낀 적이 많을 것이다.
실제로도 안타까운 사고가 많다.
신호등이 초록으로 바뀌고 단 1초만 늦게 가운데도 뒤에서 미친듯이 경적을 울린다든지 3초 늦으면 비행기 이착륙에 맞먹는 수준의 소리를 뒤에 밀린 차 들이 울릴 정도이며, 교차로에서 신호 위반으로 인한 측면 충돌로 승용차에 탄 사람들이 참변을 당한다든지, 버스에 타려거나 내리려던 노인을 운전기사가 제대로 인지 못하고 출발하다 문에 끼어서 끌려가다 사망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버스 승객의 입장도 참 피곤한데, 수시로 밟는 급발진과 급브레이크는 자리에 앉지 못한 승객에게 코리안 롤러코스터를 체험하게 한다.
승객들은 버스가 움직이고 있고 멈추지도 않았는데 내리려고 하며, 버스에서 벨을 누르고 문이 열릴 때 단 0.1초만 버스가 멈추는 즉시 나가려고 해도 문을 닫아버린다든지 특히, 외국인에게 이 체험을 시키면 반응이 가관이 아니다.
버스운송법률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한 이유다. 그나마 최근에는 서울시내버스의 경우, 속칭 에코운전 정책으로 인하여 이러한 기막힌 상황이 줄어든 편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한국인이 자신의 사회에 ‘빨리빨리’ 풍조가 만연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한국적 특징이라기보다는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눈에 띄는 변화와 타문화에 대한 무지 때문이다. 지금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은 대부분 18~19세기부터 산업화 사회에 진입한 나라라서 산업사회에 익숙해진 지 오래다.
그에 비해 한국은 이런 사회에 들어선 지 고작 수십 년 정도밖에 안 된 것이기에 옛날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저런 느려터진 조선인들”이라고 비난하고, 시간관념이 느긋해서 느적느적 약속 장소에 오던 한국 사람들을 보고 ‘코리안 타임’이라고 말했던 사실을 기억해 보자.
현재 한국에서는 산업화가 덜 된 사회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을 게으른 족속이라고 야유하며 비웃고 있다. 이런 건 안 본받아도 되는데 우리나라의 이런 빨리빨리 풍조는 정말 빠릿빠릿한 것을 요구하는 미국식 정서하고는 잘 맞아떨어지는 반면, 영국이나 중국 같은 만만디 정서하고는 영 궁합이 안 맞는 모습을 보여주기 일쑤다.

/두길용 본지 편집위원
우석대 겸임교수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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