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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칼럼

대한민국은 8282공화국?<下>

느리더라도
목표를 위해
정확하고 제대로
실행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28일
ⓒ e-전라매일
물론, 19세기 중엽 일본을 방문했던 서양인들도 당시의 일본인을 시간관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무책임하고 느려터진 인종으로 여겼다. 시간에 압박을 느끼는 관념은 어디까지나 자본주의 산업사회의 산물인 것. 그래서인지 일본은 어쩐지 영국과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이 빨리빨리의 문제에 있어서, 이미 서양 쪽에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얘기들이 많이 나왔는데, 특히나 멍청하면서도 부지런한 인간 유형은 오히려 위협이 되며 제거 1순위라는 말이 있다.
특히 경영학 관련 서적에서 이런 말을 종종 볼 수 있다. 역사 속 군인들도 이런 말을 했으며 한국의 온라인 게임에서도 나타나는데 대표적인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의 테마던전인 커닝타워. 그놈의 빨리빨리 정신이 만들어 낸 최악의 결과물로 기대한 유저들에게 분노를 심어주기 충분했고, 복귀 유저들이 다시 떠나는 결과로 나왔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빨리빨리라고 하면 이상하게 쳐다볼 때가 많다.
아프리카나 중남미에서는 거주하는 한국 이민자들이 하도 이런 소리를 하여 한국인들을 ‘빨리빨리’라고 부른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여하튼 유럽, 오세아니아에서도 이상하게 바라보고 빨리하라고 보채는 걸 아예 무시한다.
그런 사례는 무척 많은데 심지어 미국에서도 있을 정도이고 캐나다, 브라질, 독일, 영국, 이탈리아, 터키, 스위스, 오스트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쓴 책자나 글을 봐도 많다.
우리가 TV에서 많이 보는 방송인 이다도시도 이 빨리빨리에 대하여 좋은 것도 있으나 너무 다급해 망하게 하는 것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서비스도 한국이 빨라 놀라웠다고 하면서도 그 빨리빨리를 위해서 서비스 담당 직원들을 쥐어짜면 얼마나 고생하겠느냐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해외 이민자들이 가장 적응 안 되는 게 ‘뭐가 고장 났는데 고쳐달라고 하면 기다리라고 말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다도시도 프랑스에서는 그 날로 서비스 직원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고 며칠이나 심지어 1주일 이상도 많다고 했다.
해외에서는 전자제품을 고치려고 했을 때 1달은 넘게 걸리더라는 경험담도 있다. 이에 대한 건 외국인 노동자도 그렇거니와 스포츠 외국인 선수들도 그렇다.
하나같이 한국에서 좋은 점이 서비스가 너무나도 빨라 놀랍더라고 자주 말할 정도이다. 프로농구리그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던 조니 맥도웰은 미국과 달리, 한국이 너무나도 빠르다며 즐겨듣던 CDP가 고장 나서 고치자면 며칠은 걸린다고 하자 한국인 통역이 듣고 구단 측에 맡기라고 했더니 다음 날에 말끔하게 고쳐온 걸 보고 정말이냐고 놀라워했던 걸 인터뷰한 바 있다. 항간에서는 이 빨리빨리 문화가 동서냉전과 남북분단의 상징들 중 하나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빨리빨리 문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박정희의 경제부흥 정책이나 새마을 운동 등도 천리마 운동, 새벽별보기 운동 등 당시 북한의 속도전을 이기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한다.
아프리카 남동부 지역의 언어인 스와힐리어에는 ‘폴레폴레’(pole pole)라는 말이 있다. 처음 들으면 어감이 왠지 ‘빨리빨리’와 비슷하게 느껴지지만 뜻은 정반대로 ‘천천히’라는 뜻이다. 그리스에서도 ‘시가시가’라고 하며 굉장히 자주 들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천천히라는 뜻이다.
하지만 독일에서 쓰는 Dalli dalli(달리달리)는 빨리빨리와 거의 동일한 의미이고 비슷한 발음이라 얼핏 들으면 빨리빨리처럼도 들린다. 다만 어원은 폴란드어 Dalje, 단치히 근방 지역의 방언 dali에서 왔다고 한다. 과거 대우전자의 서비스 전화번호 끝자리가 8282였다. 말 그대로 빠르게 서비스를 처리한다는 ‘빨리빨리’의 의미였다. 한국인 밑에서 일하는 외국인이 가장 먼저 배우는 한국어가 ‘빨리빨리’라는 소리가 있다. 주로 한국인 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산업화가 덜 된 나라에서 온 경우가 많아 비교적 느긋하고 정확하지 않게 일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때문에 ‘빨리빨리’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듣게 된다.
나중엔 이 문화에 익숙해져서 외국인들끼리도 서로 ‘빨리빨리’를 종용하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1집 앨범 중에 ‘느리게 걷자’라는 곡이 수록되어 있다. 가사 내용은 전체적으로 너무 빨리 서둘지 말고 느리게 여유를 갖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렇다, 조급증에서 오는 처참한 결과를 생각해서 미리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빨리 걸을 때도 필요하지만 느리더라도 목표를 위해 정확하고 제대로 실행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두길용 본지 편집위원
우석대 겸임교수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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