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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재설계는 4·19에 양보하라

4·19혁명 기념임을
국경일로 하는 것이
민족의 정통성을
살리는 길임을
확언한다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31일
ⓒ e-전라매일
어느 나라 수도를 가 봐도 그 나라의 역사적 의미가 가장 큰 상징물이 광장에 서 있다. 요즘 도시계획을 하는 사람들이 역점을 둔다는 표현으로 랜드마크라는 말이 유행을 타고 있다.
랜드마크는 대부분 높은 건물을 일컫는 수가 많은데 멀리서도 하늘에 닿을 듯 웅장하게 서 있는 것만으로도 그 도시의 심볼이 된다. 20세기에 들어 세계 최대 강국으로 등장한 미국은 뉴욕에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을 지어 놓고 오랜 세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으시댔다. 서울에도 123층짜리 롯데타워가 우뚝 섰고 세계 최빈국이면서도 핵을 개발한 북한은 평양에 100층이 넘는 유경빌딩을 지었다. 건물 높이 경쟁은 외관에 치우칠 뿐 커다란 의미는 없다. 그러나 역사를 담은 탑이나 동상은 일종의 소프트웨어 역할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한 번에 척 알아볼 수 있는 조형물이 되어야 한다. 지금 광화문 광장에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이 자리 잡고 있다. 두 분 모두 500년 전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거나 문화를 진흥시킨 공로가 크다. 그러나 세종은 몰라도 이순신은 광화문과 별 상관없는 인물이다. 독재정권이 왕조에 충성을 다했다는 충무공을 이용했다는 폄훼도 많았다. 23전 23승에 빛나는 이순신의 공적은 무슨 말로도 표현이 부족하지만 구태여 광화문 한복판을 차지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였다. 때마침 박원순 서울시장이 광화문광장을 재설계하여 세종과 이순신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촛불광장으로 만들겠다는 시안을 발표했다. 이에 대한 시민 여론은 크게 환영하지 않는다. 우선 이순신과 세종을 밀어내고 문재인을 등장시킨 촛불광장으로 만든다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갈라진 국민을 편 가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명분은 하여간에 정치적 입장이 극명하게 대립되어 있는 양대 세력이 아무 죄도 없는 세종과 이순신을 들먹이며 난타전을 벌인다는 것은 참으로 지혜롭지 못한 일이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 동상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심지어 4·19혁명으로 쫓겨난 이승만 동상을 건립해야 된다는 어처구니없는 발상도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김부겸 행안부장관이 광화문재설계에 대한 반대의견을 내놓고 있어 정부 내의 협의가 충분하지 못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여기서 내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광화문광장은 어느 누구라도 수긍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설계되어야 이러쿵저러쿵 분분한 여론을 잠재울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것은 광화문광장이 역사의 변천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었는지를 냉철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4·19혁명은 국회의사당(현 서울시의회)과 경무대(현 청와대) 중간에 있는 광화문광장에서 벌어진 역사의 전환점이었다. 4·19혁명 희생자 186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광화문을 둘러싼 내무부 해무청 이기붕집 국회 그리고 경무대에서 목숨을 잃었다. 광화문은 모든 시위 학생의 목적지였으며 그 자리에서 총에 맞아죽거나 부상을 당했다. 오죽했으면 4.19당일을 ‘피의 화요일’이라고 부르겠는가. 이런 역사적 사실이 외면되어서는 조국의 미래는 암담하다. 정부에서도 일찍이 헌법전문에 이를 명시하여 3·1운동과 4·19민주이념을 건국정신으로 못 박았다. 4·19혁명을 난도질한 것은 5.16쿠데타다. 그들은 5·16을 혁명이라고 부르고 4·19를 의거로 낮췄다. 역사의 현장을 장식하는 표지판 하나 세우지 못하도록 한 것이 군사정권이다.
5·16이 아니었다면 4·19혁명으로 세워진 민주당 정권은 탄탄대로를 걸으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30년 이상 앞당겼을 것이다. 특히 4·19혁명에 대해서도 교과서에 마지못해 몇 줄 넣어주는 게 아니라 한 단원을 설정하여 그 의미를 극대화시켰을 것은 물론이다.
따라서 이번 광화문광장 재설계 파문을 보면서 우리는 4·19혁명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들어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세종 동상은 궁궐 앞이니 그대로 놔두고 이순신 동상은 물이 흐르는 청계광장이 제격이다.
물을 지배한 사람이 이순신 아닌가.
이순신 동상 자리에는 4·19혁명 기념탑이 건립되는 것이 역사의 순리다. 전국 곳곳에 산재한 4·19기념탑은 나름대로 의미를 지녔지만 전 국민이 기리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4·19기념탑이 광화문광장을 차지한다는 것은 독재와 부패 부정을 척결하는 본보기가 될 것이며 뒤를 이었던 민주화운동 5·18과 6·29 그리고 촛불에 이르는 대표성을 지니게 된다.
한 가지 사족을 단다면 그것은 내년 4·19혁명 60주년을 기념하여 올해 안에 끝마쳐야 한다는 것이며 4·19혁명 기념일을 국경일로 하는 것이 민족의 정통성을 살리는 길임을 확언한다.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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