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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의사의 권총은 어디에?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31일

ⓒ e-전라매일
총소리를 듣고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아주 대범한 사람이거나 청각신경이 매우 둔한 사람이다. 총소리가 났다는 것은 아주 큰 사건이 일어났다는 신호다. 총은 사람을 죽이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총의 종류는 우리가 얼른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수가 많다. 쓰임새도 다양하다. 북한 핵을 두고 지금 세계는 초긴장 상태에 빠져 있지만 그들이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진 탄도미사일 종류도 광의의 총일 수박에 없다. 조총이나 화승총 같은 지금 수준에서는 장난감을 벗어나기 어려운 총들도 그 시대에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소총과 권총을 거치며 총의 규모는 점진적으로 커지기 시작했으며 이제는 대륙을 넘나드는 장거리 미사일로 발전했다. 우주를 향한 로켓은 인류문명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아무도 짐작할 수 없게 만든다. 이처럼 총은 대형이든, 소형이든 간에 서로 적대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공포의 대명사이며 반드시 막아야 할 악의 축이다. 얼마 전 비공식적으로 핵을 보유하고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국지전을 벌였을 때 이것이 전면전으로 발전하게 되면 비장의 무기인 핵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서로 자제하여 위기를 넘겼다.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북핵을 견제하기 위해서 유엔의 경제제재를 강화하면서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두 번에 걸친 정상회담까지 열어봤으나 아직도 타결이 안 되고 있는 것은 북한이 핵이라는 엄청난 총을 내놓고 싶지 않기 때문 아니겠는가. 총이 가지고 있는 위력과 위험성은 그게 어떤 곳에 쓰여 지는지 여하에 따라서 달라진다. 전쟁 중에 병사들이 마구 내갈긴 총탄은 죄를 묻지 않는다. 그 총은 쏘라고 주어진 것. 그러나 5·16이후 군사정권을 비판한 신문사에 난입한 군인들이 공포탄을 쏘면서 편집국을 난장판으로 만들었을 때 담당 장관이 한 말은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된다. “총은 쏘라고 준 것” 평화로운 시민을 상대로 생명을 위협하는 총을 쏜 것을 변명해도 분수가 있어야지 명색이 장관이라는 자가 겨우 그 정도 수준이었다. 총 중에서도 가장 작은 총이 권총이다. 서부극을 보면 주인공은 절대로 죽지 않는다. 아무리 상대가 많더라도 모두 그 앞에만 서면 추풍낙엽이다. 관객은 권총으로 사람 죽이는 장면을 보면서 박수를 치지만 영화니까 그냥 넘어간다.
그러나 김구선생을 쏜 안두희의 총은 우리 민족을 겨냥한 것이다. 김구의 서거는 우리 현대사를 독재와 부정으로 얼룩지게 만든 단초가 되었다. 해방정국에서 송진우 장덕수 여운형 등이 모두 권총이나 소총에 쓰러졌다. 걸출한 독립운동가 김시현은 단상에서 연설하는 이승만을 향하여 권총을 발사했으나 불발탄이 되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통령 또는 총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정인숙여인은 승용차 속에서 오빠가 쏜 총탄에 죽었다. 오빠는 막판에 자기가 죽인 것이 아니라고 발버둥 쳤으나 이미 형은 확정되었다. 문세광의 총탄에 쓰러진 육영수여사는 국민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으나 불과 5년 후에 박정희는 부하의 손에 부인의 곁으로 가야 했다. 특무대장 김창룡을 대낮에 사살한 허대령과 그 부하들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미국의 케네디는 오스왈드의 총탄에 희생되어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으며 오스왈드 역시 법정에 출정하다가 총에 맞아 죽는 통에 케네디 암살의 배후를 둘러싸고 화제가 되었다.
이런 암살의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사의 최대 자부심은 안중근의사의 이등박문 총살이라고 하겠다. 이등박문을 죽인 안중근의사는 광복군 총참모장으로서 당당하게 적군의 대장을 총살한 것이라고 말하며 그의 어머니 조마리아여사의 강력한 편지를 받고 항소를 포기하고 사형을 받아드렸다. 일제는 안의사의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하지 않고 어딘가에 암매장했으나 지금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국가보훈처에서는 중국 측의 협조로 여순감옥 일대를 샅샅이 파봤지만 허사였다. 효창공원에는 김구 백정기 윤봉길 이봉창 등 독립열사들이 묻혀 있으며 안의사의 무덤도 가묘로 조성되어 있지만 반드시 시신을 발굴하여 모셔야 한다는 국민적 부채를 안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이종걸의원이 사할린 한인문화회관에서 교포를 상대로 한 연설에서 “안중근의사가 이등박문을 쐈던 권총과 총알 2개가 일본 헌정기념관에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 큰 화제가 되었다. 그는 일본에서 발행되는 진보잡지 세카이(世界)지 편집장한테서 들었다면서 ”이 총과 총알을 한국에 가져와 전시해보고자 노력했으나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카이지는 긴급조치 시절에 Ks라는 필명으로 유신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하여 중앙정보부에 잡혀간 글줄이나 쓴다는 사람은 모두 필자가 아니냐는 추궁과 고문을 받았으며 나도 피해자의 한 사람이다. 세카이지의 편집장이라면 허튼 소리를 할 사람은 아니다. 월드코리안지에 밝힌 이 의원의 발언이 사실일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어떤 외교통로를 통해서라도 안의사의 권총과 총알을 한국에 반환하도록 일본정부를 압박해야 할 것이다.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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