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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슬기의 운명

운명이란
모든 것을 지배하는
필연적이고
초인간적인
힘을 의미한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14일
ⓒ e-전라매일
다섯 살 아이들이 동상 계곡으로 현장학습 가는 날이다. 달팽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달팽이와 비슷하게 생긴 친구들을 비교해보는 활동의 일환으로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다슬기를 잡아 비교해보기로 한 것이다. 계절도 6월 말 즈음이어서 물속에서 다슬기 잡는 활동은 일석이조로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하는 활동이다.
이를 위하여 며칠 전 현장답사를 다녀온 선생님은 다슬기가 많지 않다고 걱정을 하였다. 단순히 달팽이와 다슬기를 비교하는 활동이라면 다슬기 몇 마리 사다가 비교할 수도 있지만 이 기회에 다슬기의 생태환경을 더 잘 이해하고 더운 여름 언저리에 물속에서 다슬기 잡는 재미도 느끼게 해주고 싶은 활동이라서 다슬기가 잘 잡히면 훨씬 즐거우리라 생각하니 걱정이 아니 될 수 없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번뜩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맞아! 시장에 가서 살아있는 다슬기를 사다가 미리 풀어주는 거야!”
아침 일찍 시장에 나가서 어제 잡아다 놓은 다슬기를 2kg 사서 아이들이 보지 않도록 검은 비닐봉지에 넣어서 소중히 가져갔다. 아이들이 물속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 사이에 한 선생님은 미리 계곡에 가서 사가지고 간 다슬기들을 물속에 골고루 뿌려준다.
그 순간 고향으로 돌아온 다슬기들에게 생기가 돋아 어떤 놈은 돌멩이 속으로 슬슬 기어들어가고, 어떤 놈은 살았다 싶은지 이리저리 꿈틀거려보고, 어떤 놈은 이게 웬일인가 싶은지 작은 자갈 모래 위에서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조금 후에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와서 물안경까지 쓰고 보니 다슬기들이 한 눈에 잘 보인다. “선생님, 다슬기들이 많아요.” “여기도 있다.” “여기도 있어.” “나 다슬기 많이 잡았다?” 몇 마리만 잡아도 아이들은 그렇게 말한다. 영문을 모르는 아이들이 다슬기가 많다고 즐거워 하니 그저 선생님도 즐거울 뿐이다.
늘 힘들고 어려울 때 꺼내어 마음 다스려보는 것 중에 운명이란 게 있다. 이 상황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조용히 되뇌어본다. “이것이 운명이 아니고 무엇이랴!” 세상에나, 죽었다 싶었는데 누군가가 제 돈 주고 나를 사서 내 고향에 다시 데려다주다니, 다슬기 입장에서 보면 꿈도 꾸어볼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2kg을 가져가 물속에 뿌려주면 아이들이 잡아오는 다슬기는 1kg 정도만 된다.
분명히 반 정도의 다슬기들에게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 고향에 갔다가 다시 잡혀온 다슬기들은 무엇인가? 다시는 잡히지 않겠다고 돌멩이 속에 몸을 숨겨보기도 했지만 아이가 돌멩이를 제치고 잡아왔으니 말이다. 이 때 다슬기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었는가?
그렇다 운명이란, 모든 것을 지배하는 필연적이고 초인간적인 힘을 의미한다.
즉 인간을 둘러싼 선악, 길흉, 화복 등의 온갖 것이 인간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어떤 힘에 의해 이루어지고 지배되는 데 섭리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다슬기에게 벌어진 현상을 바라보며 우리 인생은 엄연히 내 의지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것이 있음을 부인하지 못함을 느낀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이미 운명으로 정해졌으니 인생을 운명에 맡기고 무조건 순응하면서 견뎌야 하는 것인가? 운명을 논하는 현자들이 사용하는 용어에는 ‘운명의 수레바퀴’, ‘인과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운명의 수레바퀴는 인생이란 수레바퀴가 돌아가는 것처럼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돌고 도는 것이 인생 그 자체이고 운명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좋은 일이 좀 생겼다고 자만하거나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겸손하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언제든 만날 수 있는 불행한 일을 대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자신이 과거에 살아온 행동들이 오늘의 행운과 불운을 야기한다고 보는 ‘인과의 법칙’ 사상도 주목해볼 만하다.
내 운명은 오랜 기간 동안 나 자신이 만들어온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불행도 내가 감당해야 하는 것이 된다.
또 다시 그러한 불행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혼신의 힘을 다 해 바르게 행동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자연과학의 발전과 인간성 존중사상을 귀히 여기는 현대인의 운명관은 자신의 운명에 굴복하지 말고 자신의 노력으로 변화하며 극복해야 한다고 본다.
이는 인생에서 내 의지로 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음을 받아들여 기도하며 겸손을 유지하고, 인생은 영원한 내리막도 오르막도 아닌 돌고 도는 것임도 받아들여 어려움에 봉착한 자신을 격려하며 희망을 키우고, 인과의 법칙을 존중하여 바른 결과가 나오려면 바른 행동이 필수임을 받아들이고 행동한다면 인간의 운명론도 긍정적인 것이 될 것이다.

/최인숙 문학박사
(호원대 유아교육과 교수)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07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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