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세습과 악습의 기로에서 <下>
재능있는 아이들을 사장시켜가면서 세습으로 성장하는 아이들, 그들이 부모에게 돈을 물려받아 없는 사람에게 갑질이나 해대는 사회가 언제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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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요즘 젊은 사람들은 지금의 60대와는 다르게 사고한다는 것을 모른다. 최순실같은 사람은 박정희 일가의 행태를 보면서 자신의 자식에게 특혜를 주는 것 정도는 당연히 아무 문제도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어떤 시각에서는 40년 전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그러나 또한 그것은 전혀 다른 세상이라는 것을 세습으로 부와 권력을 물려받은 사람들은 잘 모른다. 지금은 한국이 미국에게 먹을 것을 원조 받아서 극빈국가로 살던 시대하고는 달라서 훨씬 더 정확한 행동과 책임을 요구한다. 30년 전에는 ‘땅콩회항’같은 것을 할 수도 없었겠지만 그보다 더한 것을 하였어도 문제가 안 생겼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같은 일을 하면 문제가 된다. 왜냐면 소달구지를 운전하는 방법과 항공기를 운전하는 방법은 같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사회가 그만큼 달라졌고 시스템과 데이터를 요구하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생각하면 아주 중요한 그리고 심각한 문제다. 조현아와 박근혜만의 문제가 아니고 심지어 재벌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한국은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현대 한국을 살고 있는 우리는 심각한 질문을 받고 있다. 그것은 바로 ‘내 자식만 생각할 것인가 아니면 다음 세대의 행복 전체를 생각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다. 내 자식만 생각할 때 우리는 세습으로 우리가 가진 뭔가를 내 자식에게만 물려주려고 한다. 그런데 그게 쉽지도 않지만 물려주는데 성공해도 자식의 인생을 망치게 되기 쉽다. 왜냐면 자식은 그걸 물려받을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능력이 안 되는데 그걸 물려받으면 악당이 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상이 자신의 능력 없음을 알까봐, 자신의 능력을 숨기기 위해 그 자식은 무리를 하게 된다. 우리사회에 가득한 권위주의나 갑질은 상당부분 이렇게 해서 만들어 진 것이다. 다른 아이들은 점심값도 없지만 내 자식만 초호화 사교육비 들여서 좋은 대학에 보내겠다고 하는 것도 일종의 세습이다. 수많은 돈을 들여가며 스펙을 만들고, 있는 인맥 없는 인맥 끌어다가 내 자식만 좋은 회사에 취직시키겠다고 하는 것도 세습이다. 그런데 이런 일들은 모두 그다지 효율이 좋지 않다. 들인 시간과 에너지와 돈에 비해 결과는 잘 안나온다. 그래서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식 사교육비 들이고 대학등록금 써서 대학 졸업시킬 때까지 돈을 쓰는데 그 돈이 엄청나다. 필자의 지인 중에는 그 돈으로 땅이나 사서 목장이나 하게 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 박사학위가 있는 고학력자가 자식을 대학에 보내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물론 목장운영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은 상상할 수 있지만 무의미하게 돈을 쓰는 것보다는 그 돈으로 정말 건물을 사서 임대업을 하거나 가게를 만들어 가게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일 때도 있다. 무엇보다 그 효율적이지 못한 세습과정의 끝에 자식의 인생이 행복하지 않거나 망한다면 더욱 말이 안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한국은 재벌 3세를 넘어 재벌 4세가 등장하고 있다. 아이 키우는 일이 힘들어서 출산율은 재앙수준으로 낮다.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 고작 급식비정도가지고 나라망한다고 투표까지 강행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현임 박원순 시장의 바로 전 시장이라는 사실이 믿기 힘들 지경이다. 지금은 그 급식을 먹을 아이들이 없어서 나라가 망할 것 같은데 말이다. 결론은 이렇다. 복지 망국론이니 하는 소리가 세상에 있지만 세습망국론이 훨씬 더 설득력 있다. 내 자식만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이 본인들의 인생, 자식들의 인생 나아가 한국 사회 전체를 위협하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 그저 성실하게 살면 아주 잘 살지는 않아도 그럭저럭 행복하게 사는 사회를 만들면 내 자식도 그럭저럭 잘 살 것이다. 세상 젊은이들 모두에게 살 길을 만들어 주면 내 자식이 살아갈 길도 쉬워질 것이다. 그런 세상이라고 해서 뭔가를 많이 가진 부모를 가진 사람이 득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효율이 떨어지는 세습과는 달리 복지는 다함께 하면 효율이 좋다. 즉 생각보다 쉽게 된다. 최순실이 자기 딸 하나 키우겠다고 피운 난리를 보라. 그렇게 손실된 사회적 자원이 청년들을 돕는데 쓰였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봤을까? 그렇다고 정유라는 행복한 딸이 되었는가? 엄마가 밉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가 이 점을 깊이 숙고하지 않으면 세습망국론은 결국 한국의 발전원동력을 망가뜨릴 것이다. 이미 엄청나게 그렇게 했다. 재능있는 아이들을 사장시켜가면서 세습으로 성장하는 아이들, 그들이 부모에게 돈을 물려받아 없는 사람에게 갑질이나 해대는 사회가 언제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박근혜, 조현아, 조현민이 나라와 회사를 망치는 걸 보고도 우리는 그걸 부정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우리는 이걸 기억하고 철저히 학습해야한다.
/두길용 본지 편집위원 우석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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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19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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