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0-01-20 오후 06:21:40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검색
속보
;
뉴스 > 칼럼

그때는 따뜻한 정이 있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작다.
함께 할 때 우리는 큰일을 할 수 있다
함께라면 더 멀리
갈 수 있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12월 04일
ⓒ e-전라매일
1970년대 서울의 판자촌.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상경한 타 지역 사람들이 가난에 힘겹게 살아가는 곳이었다. 지금은 찾아보기도 힘든 정부미를 하루하루 봉투로 조금씩 사다가 보리쌀에 섞어 먹는 처지였으니 다들 영양 상태도 좋지 않았다. 특히 아기 엄마들은 더운 곤욕이었다. 먹지 못해 젖이 안 나오는데 분유를 넉넉히 살 수 있었을까? 어느 판잣집 부엌에서 뭔가를 찾는 듯 덜그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집에 사는 아이 엄마는 설마 도둑인가 싶어 벌벌 떨면서 부엌을 살폈다. 그런데 옆집 쌍둥이 엄마가 찬장을 뒤지더니 분유통을 슬그머니 꺼내는 것이 아닌가? 순간 화를 내려던 아기 엄마는 한숨을 쉬고 모른 척했다. 자기도 애를 키우는 마당에, 쌍둥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뻔히 짐작이 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쌍둥이 엄마는 품속에서 새 분유통을 꺼내더니 애 엄마의 분유통에 분유를 덜어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쌍둥이 엄마의 친정집에서 분유를 사다 줬는데 항상 분유 때문에 힘들어하던 옆집 아기 엄마가 생각나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분유 한 통을 다 주자니 자기도 어렵고 해서, 아기 엄마 모르게 덜어주고 간 것이다. 작은 마음도 서로를 위하고 돕는다면 얼마든지 큰 힘을 만들 수 있다. 옆집 아이가 굶으면 밥상에 숟가락 하나 더 얹었고, 가난한 집 아이를 배려해 친구 몫의 도시락을 하나 더 가방에 넣어줄 만큼 정이 넘쳤던 그때 그 시절이 그립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습니다. 단지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다.
나 혼자서는 살 수 없기에 그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산다. 그래서 우리네 삶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아픈 상처도 사람이 만들고, 가장 큰 기쁨도 사람으로 부터 나온다. 한 발로는 걷지 못한다. 두 발이 번갈아 가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화합이 중요하다. 중요함을 넘어 절대적이다. 나 혼자서도 살 수 있다고? 어리석은 사람이다. 너와 내가 화합하고, 우리가 하나가 될 때 힘든 장애물도 넘어갈 수 있다. 방울진 물방울도 손을 대면 퍼져 나간다.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고통도 어루만져줄 때, 이겨낼 수 있다. 홀로 감당하지 못해 생긴 응어리도 따스한 정으로 보듬어줄 때 풀어진다. 누군가를 돕고 싶을 때는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먼저 행동을 해야 한다.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면 돕고 싶어도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서로 돕고 사는 따뜻한 세상은, 눈치를 살피면서 기다린다면 평생 안 올 수도 있다. 사랑 깊은 나눔은 내가 행복해지기 위한 가장 손쉬운 첫걸음이다. 마음을 나누는 것이 기본이어야 한다. 나도 행복해질 수 있다.
“초원이 다리는 백만 불짜리 다리.” 발달장애인의 강한 의지와 가능성을 보여주며 500만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한 영화 <말아톤>.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배형진은 아직도 마라톤 완주처럼 힘겹고 외로운 노력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30대 중반으로 수영과 등산을 꾸준히 하며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어머니는 이제 체력적인 한계가 다가왔다. 지금은 한 복지재단에서 발달장애인의 일자리를 위해 설립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어느 카페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나마 얼마 있지 않은 장애인을 고용하는 회사에 자리를 잡으면 회사가 망하거나, 사업주와 의견이 맞지 않아 그만둬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 배형진은 다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모두가 함께 달려갈 수 있도록 따뜻한 배려와 힘찬 응원 부탁한다. “우리 초원이 보다 하루만 더 살았으면 좋겠다.” 영화에서 많은 관객의 마음을 아리게 했던 어머니의 말에는 발달장애인 부모의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책임과 보살핌의 고단함이 응축되어 있다. 영화를 통해 발달장애인의 아픔과 그 가족의 역경을 수많은 사람에게 전달한 지 벌써 13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대다수 장애인과 가족들은 힘겨운 인생의 마라톤은 달리고 있다. 우리가 조금만 함께 달려준다면 모두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작다. 함께 할 때 우리는 큰일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새로운 걱정거리를 만드는데 너무나 많은 시간을 낭비한다. 열정을 가지고 도전해야 할 때도 쉽게 용기를 잃고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들뜬 마음에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지만 계속되는 실패와 사람들의 외면에 낙심하고 ‘성공하는 사람들은 나와는 다르다’ 생각하며 결국 포기를 선택한다. 의지가 약하고 포기가 빠르다면 함께 할 사람들을 찾아봅시다. 함께라면 더 멀리 갈 수 있다.
한승진 교육학박사
(익산 황등중 교목·교사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19년 12월 04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오피니언
사설 칼럼 기고
가장 많이본 뉴스
오늘 주간 월간
요일별 기획
인물포커스
교육현장스케치
기업탐방
우리가족만만세
재경도민회
기획특집
■ 장수군 2020년 군정운영 계획- 가시적 성과 도출로..  
‘겨울여행은 경치좋은 무주에서’  
■ 고창군 2020년 군정운영 계획 “알기 쉬운 공감행..  
“설 선물, 가심비 좋은 남원 농·특산품으로”  
따뜻한 온정의 손길로 훈훈함 더하는 소룡동  
■ 완주군 2020년 군정운영 방향-수소 시범도시·문화..  
전북119안전체험관, 일상 속 안전 추구 ‘앞장’  
청년이 살고 싶고, 청년이 돌아오는 김제 실현  
포토뉴스
박나래 ‘밥블레스유2’ 합류
개그우먼 박나래가 ‘밥블레스유2’에 합류한다.20일 올리브에 따르면, 예능물 ‘밥블.. 
경찰 “김건모 추가소환 가능성…일부 참고..
성폭행 혐의를 받는 가수 김건모(52)씨를 조사하고 있는 경찰이 김씨의 추가소환 가능.. 
‘커넥트 BTS’ 독일 상륙
그룹 ‘방탄소년단’이 긍정의 힘을 전파한다.방탄소년단의 현대미술 프로젝트 ‘커넥.. 
휴대폰 해킹피해 최현석 ‘당나귀귀’ 편집..
요리사 최현석(48)이 휴대전화 해킹 피해 구설로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편집된다. KBS 2TV 예능물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제.. 
JTBC, 설 연휴 `가장 보통의 연애` 등 영화..
JTBC가 올해 설 연휴 영화 4편, 트로트 특집, 올림픽 축구 중계방송, 다큐멘터리 등을 방송한다. JTBC는 설 특선영화로 '가장 보통의 연.. 
편집규약 윤리강령 개인정보취급방침 구독신청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주)전라매일신문 / 주소: 전주시 덕진구 도당산4길 8-13 (우아동3가 752-16)
발행인·편집인: 홍성일 / 회장: 홍성일 / Tel: 063-287-1400 / Fax: 063-287-1403 / mail: jlmi1400@hanmail.net
청탁방지담당관: 황승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성관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전북,가000187 / 등록일 :2010년 3월 8일
Copyright ⓒ 주)전라매일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마케팅 담당자: 이준혁 (010-2505-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