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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칼럼

시적 발상과 창작

새로운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되면 우리의 몸과
정신에 활력이 생겨
굳어 있는 우리의
삶이 좀더 넓은
시각으로 열려가게
되리라 본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7월 05일
ⓒ e-전라매일
시는 창의적 발상에서 온다. 그것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이전과는 다른 세계를 받아들여 새로운 가치를 발굴해내는 탐구정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으로 건너뛰는 불연속적인 양자 이동, 다시 말해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용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주제가 먼저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화살이 과녁에 꽂히듯, 독자들에게 선명한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시의 뼈대가 되는 중심사상, 곧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한 단어 혹은 한 문장으로 정리해 놓아야 한다. 이 것이 곧 하나의 명제가 되어 그 시를 그 시답게 만들어 주는 요체가 된다. 이는 어느 순간 영감처럼 번뜩 떠오를 수도 있고, 일정한 시간의 숙성 과정을 요하기도 한다.
주제가 정해지면 소재 선정과 재편성 작업이 곧 바로 이어진다. 수집된 소재를 분석하여 주제를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재구성한다. 이러한 소재 개편 과정은 의식적인 단계와 잠재의식적인 단계에서 모두 일어나야 작품이 깊이를 더하게 된다.
시적발상은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데가 있다. 이는 어떤 사물과 현상을 관찰하여 두 대상 사이의 형태적, 관계적, 구조적 유사성을 찾아내 이를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유추적 상상력의 산물이다. 독수리가 날아가는 행동을 관찰하여 비행기의 방향 조정과 안정성을 찾아내는 라이트 형제나, 박쥐의 행동을 통해 잠수함의 위치를 확인하는 수중음파 탐지기를 만들어 내는 것도 유추적 사고들의 결과물이다.
창의적 발상이 잘 되는 때와 장소도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르다. TV를 시청하거나, 산책을 하면서, 혹은 숙면을 취하고 난 후, 혹은 여행을 하거나 음악, 목욕, 화장실 등 사람마다 발상이 잘 되는 시간과 장소가 다양하다. 발상이 전환되면 사물에 대한 새로운 안목이 열리게 된다. 그러기에 시란 습관의 세계인 ‘일상’을 성찰적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새로운 관점으로 주변의 사물을 해석하는 비일상화의 작업이다. 사물에 대한 인식을 머리로 이해하고 해석하는 논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다가오는 주관적 느낌과 깨달음의 세계, 그것이 시의 세계이다.

▲봄이 오니 산에 꽃이 피네(x)
→ 둘이 앉아 술잔을 드니 山꽃이 망울 버그네(o)
- 이백 <與山中幽人對酌>

▲가을이 오니 단풍이 드는데(x)
→ 초록이 지쳐 단풍이 드는데(o)
- 서정주 「푸르른 날」일부)

▲상추를 뜯었더니 또 새싹이 돋아났구나.(x)
→ 상추들이 송두리째 뽑히지 않기 위해 서둘러 푸른 세포들을 채웠구나.(o)

이러한 시적 발상은 현상계의 가시적 세계를 뛰어넘어 실체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주관적 정감의 세계이다. ‘나무 가지의 끝에는 뾰족한 하늘이고/ 의자의 끝에는 절벽의 하늘이다// 잠자리와 나는 뾰족한 하늘과/ 절벽의 하늘에 붙어 있다’(오규원,「잠자리와 날개」일부)는 인식도 그것이다.
주객의 자리바꿈을 통한 의식의 전환, 그것은 부분과 전체, 중심과 주변, 있음과 없음의 수직 구조가 아니라, 상호 수평적 관계라는 전일적(全一的) 인식의 세계이다. 인간 중심의 언어 구조에 매달리지 않고 사물 자체가 시라는 현상학적 인식, 이는 인간 중심의 획일적 사고를 경계하며 자연과 인간, 우주와 생명을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우주적 통찰의 세계이다.
이처럼 시를 새롭게 쓰기 위해서는 먼저 주변의 사물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상식의 벽을 무너뜨려 모든 관념적 선입관을 비워내야 한다. 현실적 이해관계나 일체의 도덕의식과 목적의식을 배제하고 어린 아이와 같은 천진함과 현상의 전말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되면 우리의 몸과 정신에 활력이 생겨 굳어 있는 우리의 삶이 좀더 넓은 시각으로 열려가게 되리라 본다.

/김동수 시인
본지 독자권익위원회 회장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7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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