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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의 집이야 있든 말든

고위공직자는
솔선수범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백성들
이야 집이 있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나도 공직을 떠났을
때 집 몇 채 갖고 있어
야 돈 좀 쓰고 살게
아니겠나? 이런 생각
이라면 하루빨리
공직을 떠나거라.
백성을 먼저 생각
하지 않는 공직자는
부동산업자가 되어
잘 먹고 잘사는 길을
찾는 게 원칙이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7월 08일
ⓒ e-전라매일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가장 필수적인 요소가 세 가지다. 어려서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던 얘기라 이제는 특별한 경우 이외에는 사용하는 빈도도 아주 약하다. 그래도 이게 하나라도 빠지면 우리 삶은 엉망이 된다. 공기나 태양처럼 언제나 있어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잊고 살듯이 삶의 세 가지 요소도 평소에 의식하는 이들이 별로 없다. 우리 몸에 그대로 붙어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식주(衣食住)다. 입고 먹고 자는 곳이다. 인류가 원시생활을 할 때에도 의식주는 삶의 전부였다. 나무 잎 파리를 뜯어 먹더라도 먹을 게 있어야 했고, 신체의 주요 부위를 가려야 했으며 토굴을 파서라도 잠자는 보금자리가 있어야 했다. 원시생활을 거쳐 점차 문명에 눈뜨기 시작하면서 의식주는 아주 중요한 삶의 기본이 되었고 백성을 다스리는 권력자들은 이를 해결해주기 위하여 온갖 정책을 개발하고 희생과 봉사를 아끼지 않았다. 현대의 지도자들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라면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고 인재를 찾아 나섰다. 박정희의 경제개발의 집념은 증산 수출 건설로 표현된다.
오죽하면 김일성이 인민들에게 “하얀 이팝에 쇠고기 국을 먹여주겠다”고 약속했을까. 전두환이 경제 각료를 임명할 때 “경제 대통령은 당신이요”라고 말했다는 일화도 사실 여부를 떠나 집권자들이 국민 의식주에 얼마나 신경을 기울였는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남북의 군사독재 권력자들의 경제 일화만 인용한 셈이 되었지만 그만큼 인구에 회자되는 얘기여서 백성의 삶을 말할 때에는 빼놓기 어렵다. 그들을 제외하더라도 다른 대통령들도 나름대로 애를 쓴 흔적은 얼마든지 남아 있다. 그러나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한 손에 거머쥔 민주화 대통령들의 행적을 보면 경제적으로 두드러진 업적을 시현한 사람이 없다. 그것은 독재자들이 노조를 억압하고 일사불란하게 정책을 밀어 붙일 때하고 달리 강력한 노조와 타협해가며 수많은 오피니언 리더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야 하는 입장이어서 추진력이 약했던 점을 고려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이해하게 된다. 아무튼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집권자는 경제 살리기에 모든 정책을 건다. G2로 알려진 미국과 중국은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눈곱만큼도 양보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6.25를 겪으며 가장 가난했던 나라에서 세계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검소와 저축을 생명처럼 신봉하던 기성세대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 부유를 간직하게 되었지만 현대세대에서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는 아예 없다. 이미 뒷전에 밀려난 세대들은 후손들이 더욱 더 큰 발전을 이룩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후속세대들은 더 난리다. 우선 취업할 자리가 없고 결혼을 하고 싶어도 새 살림을 차릴만한 집이 없으며 용돈이 빠듯하여 하루살이 알바나 인턴자리에 연연하고 있지만 이것들도 모두 불안하기만 하다. 결혼과 취업 그리고 집장만을 포기하는 삼포세대가 즐비하다.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게 정치다. 정치인들은 입만 뻥긋하면 모든 걸 다 해결해줄 것처럼 큰소리치지만 제대로 해결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요즘 가장 활발하게 거론되는 화제꺼리는 ‘부동산’이다. 그 중에서도 집값이다. 의식주의 맨 끝에 자리 잡았지만 집이 없으면 노숙자 신세다. 세를 살든, 자가 소유든 간에 편안하게 누워 잘 수 있는 집이 없다는 것은 서러운 일이다. 서울은 말할 나위도 없고 지방을 가더라도 산골마을에도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게 서있다.
북한산에 올라 서울 시가를 바라보면 온통 아파트다. 저 많은 집에 “왜 내 집은 없느냐”고 한탄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모든 사람에게 집은 있어야 된다. 많이 부족하다고 난리법석인데 어떤 이들은 몇 채씩 가지고 있다. 부동산정책을 주도하는 공직자들이 주인공이다. 청와대가 이 정책을 추진하는 최고 기관인데 비서실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수석 비서관들이 여러 채의 집을 보유한다. 물론 선거구와 집무처가 달라 왕래하기에 편하다는 장점도 고려하겠지만 집값 상승을 바로 잡겠다는 정책을 시행하는 주체이면서 스스로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하는가. 더구나 부동산 투기의 용광로인 강남3구 등에 집중되어 있는 그들의 투자처는 명색이 고위직을 가지고 있으면서 너무나 뻔뻔해 보여 혀를 차게 만든다. 모범을 보여야 할 고위공직자들의 행태가 이 모양이니 어찌 서민들을 나무랄 수 있겠는가. 내 주위에서도 자기 집값 오른 얘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그들은 일반 서민이어서 정책에 대한 부담이 없다. 그러나 고위공직자는 솔선수범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백성들이야 집이 있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나도 공직을 떠났을 때 집 몇 채 갖고 있어야 돈 좀 쓰고 살게 아니겠나? 이런 생각이라면 하루빨리 공직을 떠나거라. 백성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 공직자는 부동산업자가 되어 잘 먹고 잘사는 길을 찾는 게 원칙이다.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7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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