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개미는 자신이 원하 는 것이 무엇인지 자기가 어디로 가는 지 알고 있다. 우두 머리도 없고, 감독자 도 없지만 스스로 일할 줄을 안다. 사람은 그게 아니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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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개미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개미들이 부지런한 것은 아니다. 개미들은 무리 지어 살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을 각기 나누어 한다. 병정개미는 주로 공격해 오는 적을 막는 일을 하지만 보통 때는 다른 개미들이 물어 온 먹이를 먹으며 쉬고 있을 뿐 일을 하지 않는다. 여왕개미는 주로 산란을 하고 수개미는 여왕개비와 짝짓기를 한 후 곧바로 죽는다. 수개미와 여왕개미는 날개가 있다. 그러나 일개미는 날개가 없다. 일개미는 식량을 모으는 일, 사냥하는 일, 알을 보호하는 일, 여왕개미 옆에서 여러 가지 심부름을 하는 일 등을 담당하면서 쉴 새 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이것을 보고 사람들은 ‘개미는 부지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개미는 농토의 황폐화를 막아주기도 하지만 가옥‧선박 등에 침범해 식료품이나 목재 등에 해를 입힌다. 이런 행동을 지능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는 곤충학자들의 견해다. 복잡한 반사 체계적인 연쇄반사로 해석하고 있다. 개미에 관한 이야기로는 ‘개미와 베짱이’가 유명하다. 여름철에 부지런히 일하여 먹을 것을 저축해 둔 개미가 노래만 부르고 일을 하지 않은 베짱이에게 양식을 꾸어주고 훈계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개미와 비둘기’가 있다. 물에 떠내려가는 개미에게 나뭇잎을 떨구어 구해 준 비둘기가 훗날 포수의 총에 맞게 되었을 때 포수의 다리를 물어 비둘기를 구출했다는 이야기다. 그 외에도 ‘개미와 메뚜기와 물새’가 있다. 셋이서 음식을 먹게 되었는데 메뚜기가 붕어 뱃속에서 나와 붕어를 잡은 물새더러 자기가 붕어를 잡았다고 우기는 바람에 개미가 웃다가 허리가 잘록해졌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주로 어린이들에게 흥미와 교훈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성인들의 이야기로는 구멍이 뚫린 구슬에 실을 꿰는 데 개미를 이용하여 구슬 구멍에 꿀을 바르고 개미허리에 실을 매어 꿰었다는 ‘구곡주九曲珠 실꿰기’ 설화가 있다. 개미는 몸체가 작고 보잘 것 없다는 부정적임에도 불구하고 부지런하고 성실한 곤충으로 인식하고 있다. 결국 개미가 아무리 부지런하고 성실하다고 할지라도 사람을 따라오지 못하다. 사람이야말로 지구상에서 가장 오랜 시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겨울에도 일을 한다. 게으름을 죄악시하면서 ‘부지런하기가 개미 같다’, ‘개미를 본받아라’와 같은 말을 지어내면서 죽을 둥 살 둥 일을 한다. 조상들은 무생물체한테서도 부지런함을 발견해 ‘부지런한 물방아는 얼 새도 없다’, ‘돌쩌귀에 녹이 슬지 않는다’, ‘홈통은 썩지 않는다’와 같은 속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앞으로는 개미와 근면‧성실을 경쟁하지 않아도 되겠다. 왜냐고? 개미보다 사람이 압도적으로 부지런하고 바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다. 우두머리도 없고, 감독자도 없지만 스스로 일할 줄을 안다. 사람은 그게 아니다.
/정성수 전주비전대학교 교수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0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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