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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칼럼

내 삶의 주소

즉금차처(卽今此處) 지금 있는이곳에서 일기일회(一期一會) 그 때 그 때 최선을
다해 풀어가는 삶 속생(生)의 답(答) 있고
주소가 있지 않겠는가?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2월 07일
삶이란 무엇일까? 보람일까? 허망일까? 아님 하나의 추억, 그것도 아니면 회한(悔恨)일까? 다 일리가 있는 말들이다. 그러나 삶의 끝은 죽음이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삶은 죽음을 향하여 가고 있는 것이다. 열심히 살았더니 결국 죽음으로 끝을 마감하게 된다니 참으로 허망하다.
그렇다면, 생(生)과 사(死) 이 두 쪽이 하나로 합치되는 삶의 답(答)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가? 죽음일까? 그것도 아니다. 이렇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 동안 우린 아직 살아 있다. 그럼 과거일까? 그것도 아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와버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직 돌아오지도 않은 내일도 아닌, 즉금차처(卽今此處), 지금 바로 머물고 있는 이곳에서, 일기일회(一期一會), 그 때 그 때 최선을 다해 풀어가는 삶 속에 생(生)의 답(答)이 있고 주소가 있지 않겠는가?
그러기에 오늘, 아니 지금 이 ‘순간의 삶’을 놓치게 되면, 결국 우리는 우리의 삶을 놓치게 된 셈이니, 순간순간 들랑거리고 있는 ‘들숨과 날숨’ 그 한 호흡 한 호흡의 생각과 처신 속에 인생의 답이 들어 있다고 여겨진다.

길을 찾고/ 집을 찾아/ 일생을 헤맸건만
길이 곧 집이었고/ 사람이 곧/ 하느님이었음을
들 쉬고 내 쉬는/ 들숨과 낼 숨/ 그 찰나 속에
길도/ 집도/ 결국/ 다 들어 있었음을
- 김동수, 「한 호흡」 전문

그토록 찾고 다니던 부처님도 절에 있던 게 아니었고, 그렇게 불러대던 하느님도 예배당 안에 따로 있던 게 아니었다. 내가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 내가 오늘 만나 인사를 나누게 되는 사람 하나하나가 곧 하느님이었고 부처님이었음을..., 한 세월 빙 둘러 살고 나서야 이제 돌이켜 보니, 지난 날 그토록 힘들었던 방황의 세월 앞에 내가 나에게 스스로 연민을 느끼게 된다.
그토록 찾아다녔던 길과 집, 곧 내 삶의 답(答)과 주소는 그리 먼 데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now), 이 자리(here)가 훗날 구름이 되고 비가 되고, 밤이 되고 낮이 되니, 구름과 비가 어찌 따로 있고, 밤과 낮이 어찌 따로 있으리오? 그걸 잊은 채 ‘구름’을 버리고 ‘비’를 좇고, ‘밤’을 버린 채 ‘낮’만 좇아 한 세월을 헤매고 다녔다.
그러니 ‘그 어떤 날의 시작’도,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순간순간의 과정들이 모이고 쌓여, 어느 계기에 우연처럼 펼쳐진 필연의 결과물이다. 그러고 보니 삶의 열쇠는 결국 바로 ‘지금 이 자리’(Now Here)에 그 모든 답이 다 들어 있는 셈이다.
고교 시절 영어 교재에 실렸던 ‘당신의 미래(your future)’란 단원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당신의 미래는, 당신이 만든 그대로이다.(your future will be just what you make it)’라는 문구가 그것이다. 당신의 삶은 지금 당신이 무엇을 생각하며, 무엇을 만들어(make) 가고 있느냐에 따라 당신의 미래가 그렇게 흘러가게 된다는 말씀이었다.

시방 천지에/ 봄이 가득해도/ 사슴을 좇는 사람들/ 산(山)을 스쳐/ 그냥 가네’- 김동수, 「그냥 가네」 전문

천지에 봄이 미만하건만 눈이 멀어 그걸 그냥 지나치는 사냥꾼처럼, 우리들은 흔히 ‘순간’을 놓치면서 ‘영원’을 잡으려 하고, 눈앞에서 어른거리고 있는 목적을 좇느라 아름다운 인생의 진경들을 놓친 채 일생을 보내기도 한다.
답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하늘이고 부처이다. 그러기에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란 내 앞에 있는 사람과 더불어 선(善)을 행하는 일이다. 진정 이 자리에 ‘길’ 있고 ‘집’ 있음을, 한 세월 허둥대다 이제 와 내 삶의 주소와 그 답(答)을 생각하게 된다.(이언 김동수: 시인)



김동수 시인
본지 독자권익위원회 회장
사)전라정신연구원장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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