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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름이 귀하던 시절작물에게는 절대적 영양 공급원
똥장군에 담긴
한 통의 똥
곡식 한 지게인 셈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3월 03일
ⓒ e-전라매일
한자로 똥은 분糞이다. 분糞 앞에 인人을 붙여 인분人糞이라고도 한다. 분糞을 파자하면 ‘쌀米’에 ‘따를 이異’의 조합어로 쌀이 변한 것이 똥이라는 뜻이다. 옛날 어른들은 똥을 ‘찌찌!’라고 했다. 더럽다는 것이다.
짐승들은 물론 곤충까지도 똥을 싼다. 지렁이는 물론 다슬기, 똥파리도 똥을 싼다. 똥에는 생태계 분해자들이 이용할 에너지가 남아 있어 일부 동물들에게는 똥이 주식일 뿐만 아니라 먹잇감이며 영양 보충제의 역할도 한다.
더럽다고 알려진 똥은 인간들에게도 건강을 잴 수 있는 바로미터다. 색깔, 굵기, 냄새 등을 꼼꼼히 살피고 변화가 있는지 확인만 해도 건강 유지에 효과적이다. 똥이야말로 상식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임금님이 싼 똥은 똥이라 하지 않고 매화향이 난다 하여 매화라 존칭했다.
임금님은 백성들과 달리 매화틀이라는 구리로 만든 휴지곽처럼 생긴 전용 이동식 변기에서 대변을 해결하였다. 이때 임금님의 배설 담당관인 ‘복이나인僕伊內人’은 매화를 맛을 보며 색깔과 냄새를 점검해 임금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중요한 요소로 삼았다. 시커멓고 냄새가 지독한 똥이나 피똥은 뱃속에 탈이 났다는 징후다. 바나나 같은 똥은 오장육부가 편안하다는 증거다.
요즈음 똥은 어린이 문학작품에 자주 등장 한다. 똥을 주제로 삼은 동화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나 ‘강아지 똥’ 같은 동화책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더럽다고 해도 똥만큼 친근한 것도 없다. 어른들은 똥 이야기만 나오면 인상을 찌푸리지만, 어린이들은 두 귀를 쫑긋 세우고 손뼉을 치며 좋아한다. 이런 현상은 똥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어린이들에게 남은 순수성 때문이다.
양변기를 쓰면서 사람들은 똥을 눈 후 자신의 똥을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굵고 빛깔이 선명한 똥이 물위에 둥둥 떠 있으면 그런 날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다. 그러나 구린내가 진동하거나 피가 묻었거나, 실낱같은 똥이면 혹시 내 몸 어딘가 고장 난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똥 이야기를 하면 자기들은 생전 똥도 안 누고 사는 것처럼 점잔을 뺀다. 흔히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말을 한다. 여기서 똥은 양심이나 염치가 없는 사람이나 몰상식한 사람을 가리킨다.
문제를 대화로 풀려 하지 않고 폭력을 휘두르거나 큰소리를 지르는 사람 또는 거짓되고 못된 사람들도 해당된다. 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상대할 가치가 없기 때문에 피하고 멀리하는 것이 상책이다. 똥은 더럽고 피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지만 생존에 필수 불가결하다.
들숨과 날숨을 반복해 생명을 유지하듯이 먹는 일과 싸는 일이 순환구조를 이루고 있어 이 일을 멈추면 결국 목숨은 끝난다. 섭생과 배설을 제대로 알고 이치에 순응하면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똥은 생명의 근본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어느 봄날이었다. 아침 일찍 아버지는 똥장군에 똥을 퍼 담는 것이었다. 아버지에게 똥은 금덩이 같은 것이어서 쉽게 버리지도 함부로 취급하지도 않았다.
거름이 귀하던 시절에는 아무리 묽은 똥이라도 작물에게는 절대적 영양 공급원이었기 때문이었다. 똥장군에 담긴 한 통의 똥은 곡식 한 지게인 셈이었다. 아버지는 정월에 똥으로 복을 짓고 가을이면 똥으로 풍성한 수확을 거둬들였다.


정성수
전주비전대학교 교수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3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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