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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변함없는 거대한 역사의 증거, ‘고창 고인돌’ 새로운 미래를 열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1월 20일
정광진
고창군 세계유산과 고인돌유산팀장

‘우리 동네에는 고인돌이 사방천지에 있었어’, ‘봄이면 고인돌옆에 쑥이 나고, 가을이면 쑥나던 자리에 버섯도 나왔지’, ‘잡은 고기를 구워 고인돌에 상을 차려 먹기도 했어’ 고인돌 주변 죽림리 일대 할머니들의 옛 기억들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고인돌은 현재의 인류사적 의미를 부여하기 전 한낱 돌무덤에 불과했다. 인류문명이 발달하기 이전 고대사회에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거석문화의 중심에 고창이 있었다는 사실은 비단 대단하다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다.

고창군은 오랜 기간의 연구를 통해 고인돌유적을 2000년 12월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고, 2008년 9월 고인돌박물관을 건립하였다. 박물관은 청동기시대 각종 유물과 생활상, 세계의 고인돌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설계한 5만7988㎡의 거대한 공원이며, 유적지는 죽림리 고인돌 442기와 도산리 고인돌 5기를 포함하여 총 447기의 고인돌이 밀집 분포되어 있어 우리나라 고인돌 최대 밀집지이다.
 
규모의 방대함과 함께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등 다양한 형태가 혼재되어 있어 거석문화 연구의 살아있는 장이 되고 있다. 또한 고인돌 축조 과정을 알 수 있게 하는 채석장은 고인돌 변천사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소중한 세계유산을 보존할 책무가 있는 국가유산청과 고창군은 세계유산 등재 25주년을 맞은 올해 고인돌과 채석장 정밀실측사업으로 고인돌 유적 학술연구와 기초자료 확보를 추진한다. 또한, 3D 입체영상제작과 선사마을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국내를 넘어 전 세계인의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와 고창군 간 고인돌 유적의 학술조사연구 및 활용을 위한 MOU를 체결하여 범국가 차원의 조사연구를 하고 있어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전국에서 유일한 고인돌박물관과 유적지 등 거석문화의 결정판, 고창 고인돌이 세계적인 위상을 떨칠 보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 번째, 선진 사례 연구를 통해 세계유산을 활용한 관광사업 발굴이다. 아시아와 유럽의 영향으로 건물, 교회, 광장, 요새 등 유·무형 문화유산에 해당하는 다(多)문화의 유산으로 2008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말레이시아의 믈라카와 조지타운에는 전통 숍하우스(shophouse, 주택과 상점 겸용)를 활성화하여 기존 원주민의 경제활동을 테마로 관광 상품화한 새로운 형태의 거버넌스 효과가 나타났다.

선사 시대 사회를 유추할 수 있는 자원으로 1986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영국, 스톤헨지와 에이브베리 거석유적의 경우는 스톤헨지를 모티브로 지역과 세계유산의 이야기를 담은 책과 인쇄물 등을 제작하여 주민 스스로 지역 유대를 증대시킨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세계유산에 대한 주인의식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례를 고인돌 유적지에 접목하여 고창형 관광사업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두 번째, 다각적이고 트렌디한 국내외 홍보로 관광객을 유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창군은 한국세계유산도시협의회 회장도시로서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31개 도시와의 교류를 통하여 체계적인 유산보존과 활용 정책 수립과 함께 고인돌 홍보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국내를 넘어 세계속에 고인돌을 알리기 위해서는 올 하반기에 개최 예정인 세계문화유산 축전를 기회삼아 세계인을 고창에 끌어들일 트렌디한 홍보와 각종 행사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유구한 역사 속에서 고창군은 선조들이 남겨준 역사와 전통문화, 청정하고 수려한 자연환경까지 그야말로 없는 게 없는, 가진 게 많은 고장이다. 고창군이 가진 보물들의 가치를 보존, 발굴하고 재창조하여 군민의 풍부한 삶의 자원으로 활용하고, 미래 100년 후세에 전하는 사명을 신명 나게 할 때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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