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우리의 시간은 멈췄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10일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3년 2월 18일 대구지하철을 이용하던 192명의 사람들의 시간들은 중앙로역에서 멈췄다. 한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은 방화범의 한 순간의 행동으로 2개 편성 12량의 전동차가 모두 불타고 뼈대만 남았으며 192명의 사망자와 21명의 실종자 그리고 151명의 부상자라는 대구 상인동 가스 폭발 사고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최대 규모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신속한 상황대처 매뉴얼과 해당 안전책임자의 기본에 충실한 임무수행이 있었더라면 이렇게 큰 사고까지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17년전의 우리의 과오를 살펴보고 지금까지 달려 온 현재 상태를 알아보자. 당시 낙후된 소방 기술로 초기 신고자로부터 현장상황에 대한 정보파악 시도가 전혀 없이 무작정 현장으로 출동했다. 절박한 신고자에게 ‘출동했다’, ‘예, 갑니다’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또한 지하철 화재진압 기술 및 대비가 거의 없는 형편이었으며 분진 마스크, 방독면, 산소통, 방열 소방복, 연기 강제배출 장비 등이 절대 부족해 사고 발생 후 3시간 이상이나 구조대 현장진입이 불가능 상태였다. 소방차 84대, 소방관, 경찰 등 3200명이 출동했지만 실속 있는 조치는 전무했다. 부실한 사회 안전망과 대중교통 수단인 전철의 객차가 화재에 매우 취약한 가연성 재질로 구성되었다는 점이 문제였다. 특히 시트가 빠른 속도로 불에 타면서 치명적인 유독가스를 발생시켰다. 그럼 그 후 우리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첫째, 소방방재청(현 소방청)의 설립이다. 2003년 2월 18일 발생한 대구지하철 방화사건을 계기로 2004년 6월 1일 소방방재청(현 소방청)이 설립되면서 행정자치부 외청으로 독립, 화재와 민방위 업무를 비롯한 재난의 예방과 대비, 대응, 복구의 중심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게 됐고 좀 더 나은 전문성과 서비스를 구축하면서 더 나은 재난의 구심점 소방으로 발전하게 됐다. 둘째, 1개로 이뤄진 소방법이 4개 분법으로 나눠지면서 소방대상물에 대한 안전관리와 예방분야에 있어 좀 더 정확하고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에 기반을 다지게 됐다. 셋째, 사고 이후 정부는 전국 대도시의 각 지하철 운영 주체 및 광역 철도 운영 주체인 철도청(현재 코레일)에 2006년까지 전 차량에 대한 내장재 교체를 완료해 지금은 전 차량 좌석, 벽 내부 단열재 등이 불연내장재로 사용되고 있다. 넷째, 소방을 생각하는 국민들의 인식 변화를 가져왔다. 특이하게 안전의 성과는 겉으로 들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재난이 발생해야만 그때서야 안전의 가치를 저울질하기에 급급하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를 단순히 기억 하고만 있는게 아니라 그날의 기억을 재구성해 반성하고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 제도적인 보완뿐만 아니라 안전을 인식하는 내 자신의 마음가짐도 새롭게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익산소방서 방호구조과 소방교 김동명 |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0년 0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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