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낳은 출향 예술인 박종철 한국창극원 대표를 만나다
예향인 남원서 태어나 문화예술인의 길을 걸어가는 박종철 한국창극원 대표 지난 2016년 12월, 창단 16주년 기념 직접 연출한 ‘아름다운 전설, 백야’ 공연 독립군 전설 김좌진 삶과 숭고한 정신을 전통음악·소리·춤으로 표현 ‘큰 호응’
서주원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21일
지난 2001년 창단된 이후 매년 1~2편의 창작 창극을 제작해 공연하고 있는 한국창극원. 그 한국창극원을 설립한 박종철 대표는 약 40년간 한국 고유의 정서가 살아있는 스토리를 개발하고 이를 한국의 전통음악과 춤을 통해 표현하며 창극을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로 발전시키고자 노력했다. 이에 본지는 박종철 한국창극원 대표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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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철 대표 |
ⓒ e-전라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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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창극원, 전통 국악뮤지컬 창극 맥 잇다
한국창극원은 한국의 전통 뮤지컬인 창극(국악 소리극)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민간 공연예술단체다. 지난 2001년에 창단돼 매년 1~2편의 창작 창극을 제작해서 공연하고 있다. 우리민족의 전통 가무악극인 창극 등 전통공연예술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지난 2006년, 한국창극원은 서울 종로구 종로 3가 단성사에서 창덕궁 돈화문으로 이어지는 국악로에 대형 공연장을 마련했다. 전통 음악을 전문적으로 선보였던 공연장인 ‘한국음악홀’이다. 이 공연장은 전공자나 전문 연주자가 아닌 일반인이 국악실내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공연장의 규모는 매우 컸다. 대청마루 구조의 무대를 갖춰 옛날 양반집에서 풍류를 즐기는 것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공연장의 문을 열며 한국창극원 박종철 대표는 “일반 시민들이 평소 창극, 마당극 등 전통 국악과 퓨전 실내악을 만날 수 있는 도심의 쉼터로 한국음악홀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안타깝게도 이 공연장은 운영비용 등의 문제로 몇 년 만에 문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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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덕국소극장 |
ⓒ e-전라매일 |
| ▶남원 출신의 ‘이 시대의 예인’ 한국창극원 박종철 대표가 한국음악홀 대신 마련한 소극장의 이름은 ‘창덕궁 소극장’이다. 현재도 운영 중이다. 박종철 대표는 현재 한국문인협회(희곡), 한국연극협회(연출), 한국소극장협회 회원이며, 판소리고법보존회 이사도 맡고 있다. 박종철 대표의 과거 경력은 화려하다. 예전엔 광복 50주년 전문위원, 국립극장 기획위원(기획홍보실장 겸임)을 역임했고, 국악협회 이사,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 등을 맡은 바 있다. 그는 1982년부터 연극과 창극 등의 극본을 직접 썼다. 1982년 작인 희곡 ‘질곡’은 탐미문학 희곡상 수상작이다. 1985년엔 창극 ‘그날이 오면 춤추고’, 1987년엔 희곡 ‘다시 핀 무궁화’, 1989년엔 마당극 ‘바람전’, 2001년엔 창극 ‘오유란전’을 썼다. 그가 직접 쓴 작품은 그 외에도 많다. 창극 ‘성왕의 낙원’, 창극 ‘왕인의 하늘’, 창극 ‘설화’, 창극 ‘유화’, 어린이국악 뮤지컬 ‘얼쑤 미리내’, 창극 ‘김좌진’, 창극 ‘시야’ 등이 그의 작품이다. 그가 연출한 창극의 첫 작품은 ‘안중근전’이다. 세계일보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이 작품은 1985년 서울에 있는 리틀엔젤스회관에서 공연됐다. 2000년에 연출한 창극 ‘해상왕 장보고’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됐고, 2012년에 연출한 국악뮤지컬 ‘오돌래’는 여수시립국악단과 함께 여수엑스포 기간에 여수에서 공연됐다. 박종철 대표는 약 40년 동안 30여 편의 국악극을 직접 쓰고, 직접 연출했다. 그리고 300여 편의 국악극을 연출했다. 그는 영화에도 출연했다. 1990년 영화 ‘파업전야’에서 노인역으로 주연을 맡았다. 1991년에 제작된 영화 ‘하늘아래 방한 칸’에서는 주연으로 노동자역을 맡았다. 이 시대의 예인이 틀림없는 박종철 대표는 전북 남원시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가 남원에 사셔서 띄엄띄엄 남원에 머물렀다. 그의 고향인 남원은 예향 중의 예향이다. 판소리의 고장이다. 전통 문화가 물씬하게 남아 있는 지역이다. 그래서인지 박종철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문화적 DNA를 타고 났다고 생각합니다. 예향 중의 예향인 남원에서 태어나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밴 천부적인 문화적 DNA입니다. 어찌 되었든 제 예술인생은 남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남원에 애착이 더 많은 모양입니다. 고향 남원에서 타고난 예술적 재능으로 외롭고 고단했지만 지금까지 문화예술인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왔습니다” ▶ 창극의 길을 걷게 된 이유? 한국창극원 박종철 대표는 약 40년 간 한국 고유의 정서가 살아있는 스토리를 개발하고, 이를 한국의 전통음악과 춤을 통해 표현하며 창극을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로 발전시키고자 노력했다. 그는 “창극은 우리 전통공연예술의 고유의 색깔이자 심장입니다. 한국창극원은 우리 국악과 창극을 지켜내기 위해 끝없는 실험과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박종철 대표는 연극 배우와 뮤지컬 배우로 예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젊은 나이에 그는 서양의 뮤지컬을 번안해서 공연하는 작업에 주로 참여했다. 초창기의 뮤지컬은 서양의 뮤지컬을 흉내 내는 정도였다. 박종철 대표에겐 그런 뮤지컬이 몸에 맞지 않았다. 그가 추구하던 예술 정신에도 맞지 않았다. 판소리 동편제의 고향인 남원에서 태어난 덕분에 박종철 대표의 몸속엔 국악의 피가 흘렀다. 그래서 그는 서양의 뮤지컬을 버리고 우리의 국악으로 만드는 소리극인 창극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의 창극 인생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는 춘향전, 흥보전, 수궁전 등 전통 창극은 기본 틀을 지켜야 된다고 주장한다. 원형과 가치를 그대로 보존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민간단체인 한국창극원은 주로 새로운 작품을 창작해서 무대에 올리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앞으로 그렇게 해나갈 방침이다. 자신의 재능과 사비를 쏟아 부어 창극의 명맥을 잇고 있는 한국창극원 박종철 대표는 앞으로도 대중의 기호에 맞는 창극은 어떤 작품인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세계화를 위한 창극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개선하고 보완을 해야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꾸준히 해나간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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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창극 눈꽃나비 한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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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창극원의 주요 공연 작품 소개 지난 2015년, 한국창극원은 창단 15주년 기념 공연을 가졌다. 작품은 창작 창극인 ‘눈꽃나비 雪花’다. 자신을 던져 사랑을 완성하려는 한 여인의 슬픈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됐다. 한국창극원은 지난 2016년 12월, 국악뮤지컬 ‘아름다운 전설, 백야’를 공연했다. 한국창극원의 창작 열정이 만들어낸 감동의 작품이다. 창단 16주년을 맞아 상명아트센터에서 무대에 올린 이 작품은 박종철 대표가 직접 작품을 썼고, 연출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예인들과 최고의 제작진이 뜻을 모아 만든 이 작품은 자신의 일생을 던져 조국을 구하고자 했던 독립군의 전설 김좌진의 삶과 그의 숭고한 정신을 우리의 전통음악과 소리, 그리고 춤으로 그려냈다.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의 메시지를 선사했다. 이 작품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원로예술인 지원사업 선정작이다. 한국창극원의 대표작 중 하나인 창극 ‘오유란전’은 2002년 초연을 시작으로 300여회 가까이 공연됐다. 지난 2006년에는 영국 런던 코리안 페스티벌에 초청돼 런던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에서 공연한 바 있다. 이 작품은 양반인 김생과 이생, 그리고 기지 넘치는 관기 오유란이 엮어 나가는 이야기로, 조선시대 양반의 허세를 익살스럽게 풍자한 작품이다. ▶ 창극의 소재를 전북에서 찾는다면? 전북에서 창극의 소재를 찾는다면 어떤 소재가 있을까. 한국창극원 박종철 대표는 전북인의 의병활동에 관심이 많다. 의병 활동 중에서도 그가 관심을 둔 분야는 진한 민중의 정신을 보여줄 수 있는 분야다. 예를 들면 만인의총 같은 소재다. 만인의총은 그의 고향인 남원에 있으며, 정유재란 때 남원성을 지키다 전사한 지사들의 무덤이다. 그는 인물이 아닌 민중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전북인의 의병활동을 다루는 창극의 탄생을 희망한다.
/서울=박찬복·서주원 기자 |
서주원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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