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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기획|특집

익산 4대 향교를 따라 즐기는 여행

국가에서 세운 교육기관 ‘선조들의 배움터’
방과 후 학교처럼 차분한 느낌… ‘평화로운 풍취’
백성에 미풍약속 고취시키는 등 사회교화 기능도
"문화재는 사람들이 찾고 보고 느끼는 데에 더 큰 의미"

박수현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6월 21일
‘향교(鄕校)’ 말 그대로 시골의 학교라는 뜻으로 옛 성현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며 지방 백성의 교육을 담당하기 위해 국가에서 세운 교육기관이다. 중등 교육기관으로서 지방관의 책임 하에 설치 운영됐던 공립교육기관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향교가 생기기 시작한 것은 과거제도가 시행되기 시작한 고려시대를 그 기점으로 보고 있다. 고려 무신정권의 몰락 이후 신진사대부들이 고려의 권력을 잡으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으며 조선시대에 들어와 국가 지도 이념으로 채택된 유교와 성리학을 백성들에게 보급시키기 위해 1읍 1교의 원칙에 따라 전국 모든 군현에 향교를 건립하게 됐다. 그렇게 건립된 향교에는 교관이라는 중앙 관료가 파견됐고 교육의 기능뿐만 아닌 일반 백성들에게 미풍약속을 고취시키는 등 사회교화의 기능도 실시했다.
현재 우리 지역에도 선조들의 배움터였던 익산향교, 여산향교, 용안향교, 함열향교 등 4개 향교가 남아있다.

# 익산향교
ⓒ e-전라매일

익산향교는 금마면 금마산 아래 교동마을에 위치해 있다. 기록에 의하면 태조7년(1398)에 창건된 익산향교는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인조6년(1628)에 중건했다고 한다. 향교 정문 옆에는 과거 익산지역 관리들의 공덕비와 선정비등 비석 17기가 자리 잡고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향교를 지키기 위해 도열한 병사들의 모습 같다.
익산향교는 평소에 개방돼 있지 않다. 이곳은 다른 향교 특징들과 마찬가지로 크게 선현에 제사지내는 배향 공간과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향교 내로 들어서면 교육 공간인 명륜당(明倫堂)과 동재, 서재가 있다. 명륜당의 동편과 서편에 위치한 동재와 서재는 학생들의 기숙시설로서 동재에는 양반들의 자제가 기숙했고 서재에는 서민들의 자제들이 기숙을 하며 학문을 수양했다.
향교의 뜰에는 유교 교육을 상징하는 의미의 커다란 은행나무가 한그루 있다. 수명은 600년 정도 됐을 것으로 추정이 되며 익산 향교와 함께 그 긴 세월 자리를 지켜왔다.
담 하나를 더 두고 배향공간으로 넘어가면 대성전과 마당이 펼쳐지는데 이곳에는 공자를 비롯한 중국과 우리나라의 선현들을 배향하고 있다. 마당에서 대성전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3개가 있는데 정면 3칸, 측면 2칸 반의 맞배지붕으로 된 겹처마를 이루고 있는 대성전과 일치를 이루고 있다. 축대의 높이와 계단의 폭 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아래서 올려다보면 우람한 분위기를 전해준다.

# 여산향교
ⓒ e-전라매일

여산면에 위치한 여산향교의 처음 건립연대는 현재 알 수 없으나 조선 태종 3년(1403) 여량현에서 옮겨왔다고 전해지고 있다. 일반적인 면에서는 다른 향교들과 비슷하나 다른 향교들보다 조용하고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그런지 더욱 적막한 느낌이 든다.
항시 개방돼 있는 외삼문을 통해 들어가면 왼쪽에 커다란 은행나무와 함께 정면 5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으로 돼있는 명륜당이 있다. 명륜당을 한바퀴 돌아 내삼문으로 들어가면 전방과 좌우에 대성전과 동재·서재가 균형에 맞춰 위치해 있다. 현재의 대성전은 정면3칸 반에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으로, 처마에는 부연을 단 겹처마로 돼 있다. 보통의 향교가 3칸의 집이며 각각의 칸에 계단을 가진 것에 비해 이곳 대성전의 계단은 하나뿐인 것이 특징이다. 다른 향교에 비해 가파르고 높은 곳에 위치한 대성전을 보면 왜 하나만 만들어 놓았는지 이해가 간다.
계단을 따라 대성전으로 올라가 돌아보면 좌우의 동·서재와 명륜당, 바깥담까지 향교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다른 향교들과 다르게 여산향교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에 대성전 앞에 앉아 잠시 사색을 즐겨본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와 다시 바라보니 병풍처럼 둘러진 향교의 모습에 또 한 번 매력에 빠진다.

# 함열향교
ⓒ e-전라매일

함열읍에 있을 것 같은 함열향교는 사실 함라면에 위치하고 있다. 함라면 함열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뒤로는 함라산을 등지고 1,300평 넓은 부지에 동남쪽으로 위치하고 있으나 정확한 건립연대는 알 수 없다. 임진왜란 때 완전히 소실된 것을 영조 때에 다시 지었다가 순조 31년(1831) 현재의 위치로 다시 옮겨왔다고 한다.
함열 향교 또한 관리상의 이유로 상시 개방이 돼 있지 않다. 내삼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가니 다른 향교들보다 약간은 큰 규모이다. 정면에 명륜당과 오른편에는 4칸의 동재, 왼편에는 3칸의 서재가 있으며 세 개의 건물이 가깝게 배치돼 있다.
대성전은 앞면 3칸 옆면 3칸에 맞배지붕으로 돼 있고 앞면 3칸에 맞춰 계단 3개가 배치돼 있다. 함열 향교의 특징으로는 영소전을 들 수가 있는데 인조 4년(1626) 중국에 사신으로 갔던 남궁경이 귀국하면서 가져온 공자의 영정을 숙종 43년(1717)함열 향교 경내에 영소전을 세워 봉안했다. 하지만 현재 공자의 영정은 행방을 찾을 길이 없다고 한다.
근처에는 함라 삼부자집이 함께 위치하고 있어 마을 전체가 토석 담장과 한옥 기와지붕 등이 어우러져 전통적 경관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복잡함에서 잠시 떠나 한옥 사이를 거닐어 볼 만하다.

# 용안향교
ⓒ e-전라매일

용안면의 용안향교는 고려 공양왕 3년(1391)에 처음 지어졌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됐다가 광무2년(1897) 다시 중건됐다. 그러다 1927년 화재로 대성전만 남고 모든 건물이 없어지고 대성전터 앞을 용안초등학교에 내어주었다. 대성전만 남아있던 용안향교에 지방민들이 성금을 모아 1961년 명륜당을 지었으며 1982년에는 마을 회의를 열 수 있는 충효관을 건립했다. 그리고 1997년 전사재를 복원해 현재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다른 향교와 다르게 용안 향교는 항상 문을 열어두고 수시로 출입하는 여유를 준다. 향교 내부로 들어가면 앞뜰을 용안 초등학교에 내주어서 그런지 다른 향교들의 구조와는 다르게 마당의 폭이 상당히 좁고 명륜당 등 건물들의 위치가 옆으로 나란히 지어져 있는 모습이다. 처음에 충효관이 위치하고 그 옆에 나란히 내삼문과 정면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의 대성전이 자리 잡고 있다. 내부로 들어가니 공자님의 초상화와 중국의 4현 그리고 우리나라 18현의 위패가 정성스레 자리 잡고 있으며, 한쪽에는 제기 일체와 제복 등이 남아있다. 매년 2월과 8월 제를 올릴 때 사용된다.
대성전을 나오면 옆으로 정면 4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의 명륜당이 있다. 용안향교 곳곳에는 좁은 공간에 소박하게 꾸며놓은 정원이 눈길을 끈다. 작은 공간이라도 헛되이 버리지 않고 정성들여 가꾼 흔적이 역력하다.
과거 교육을 담당했던 장소여서 그런지 향교에 들어서면 방과 후 학교처럼 차분한 느낌이 든다. 처마 밑에 앉아 있노라면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 평화로운 풍취를 느낄 수 있다. 잠시 복잡한 마음을 덜어놓고 사색을 즐기고자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문화재는 존재함으로서도 그 의의가 있지만 사람들이 찾고 보고 느끼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향교에 더욱 관심을 갖고 관리해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는 장소로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수현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6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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