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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요? 저는 공부하면서 짓습니다”

지속성장하는 귀농여성농부 지리산 춘향농원 김주희 대표 ‘끊임없는 자기개발 실천’
김종환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8월 04일
ⓒ e-전라매일
남원은 예로부터 모든 사람들이 고루 잘 살도록 하늘이 내려준 땅 ‘천부지지 옥야백리(天府之地 沃野百里)’로 불리우던 곳이다. 그런 남원이 최근 귀농귀촌 1번지로 각광받고 있다.
최적의 옥토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남원시가 남원시 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센터를 중심으로 각종 교육과 다양한 정책들을 지원하면서, 접근성을 높여 귀농귀촌인들을 적극 발굴, 육성하기 때문이다.
평범했던 주부가 이런 이점을 잘 활용해 남원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벌써 귀농 13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지리산 춘향농원 김주희 대표(54)가 그 주인공이다. 검게 그을린 얼굴에서 연신 건강한 웃음을 발산하며 자신의 귀농생활을 피력하는 김 대표를 만나 농부로 사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e-전라매일
# 주부에서 사업가로, 또 다시 농부로
‘강소농 꿈꾸는 여성농부’

두 아이의 엄마, 그리고 한 남자의 아내로 살아왔던 김주희씨는 가정에서 아이들 뒷바라지하고, 남편 내조하던 보통의 주부였다.
살림에 보탬이 될까 시작했던 이마트 캐셔가 사회생활의 첫 경험이었을 만큼. 전북에 처음으로 이마트가 들어섰던 1997년에 남원에서 그녀는 그렇게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다.
“첫 사회생활이라 서투르기도 했지만 대기업이라 그런지, 저는 정말 그곳에서 손님에 대한 서비스 교육은 확실히 받은 것 같아요. 그게 지금까지 도움이 될 지 당시엔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그렇게 시작했던 사회생활이 무르익자 그녀는 몇 년 후 2002년에 개인사업에 도전, 집근처 도통동에서 ‘운동화 빠는 날’이란 신발세탁업을 시작했다.
이마트에서 근무하던 경험을 토대로 사람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입소문도 타고, 제법 주위에서 잘한다고 인정도 받았다.
수익도 꽤 괜찮아 금방 자리를 잡았지만, 이상하게도 뭔가 부족하단 생각이 자꾸 스쳤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얘들도 크고, 사업도 곧잘 됐지만, 이게 언제까지 계속될 지, 체인점이었던 세탁사업을 계속하자니, 환경이나 트렌드에 따른 변화에 대한 사업성 불안감도 계속 들고.. 그래서 고민하다가 그냥 저질렀어요. 노후생활도 고려하면서 할 수 있는 걸 하자고.. ”
그게 ‘귀농’이었다. 가족들이 반대했지만 그냥 무턱대고 밀고 나갔다.
다만 그녀는 생활의 안정도 포기할 수 없어 사업을 하면서, 주말농사라도 지어보자는 심산으로 지난 2008년 주천면 내송마을에 1800평정도의 땅을 사서, 농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김주희 대표는 주부에서 사업가로, 또 귀농해서 농부가 됐다.
그리곤 지금의 ‘지리산 춘향농원’을 차렸다.

ⓒ e-전라매일
# 평범한 농사 매력 없어 수세미, 여주 선택

“2014년 겨울쯤이었을꺼예요. 우연히 남원시 농업기술센터에서 강소농, 명품대학 등을 개강한다는 현수막을 봤어요. 세탁업 하면서도 주말에는 농사를 지었지만, 일단 방법을 모르니까 자꾸 실패하는 것만 같고...그 래서 할꺼면 제대로 하자 싶어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남원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작지만 강한 농업을 표방하는 ‘강소농’ 교육을 비롯해, 명품농업대학 교육을 들으면서, 다양한 농법도 익히고, 정보를 습득했죠.”
그 인연으로 교육에 참여하던 사람들끼리 2015년도 강소농 대전에 참가했다가 우연찮게, 그녀는 도시에서 수세미 수액이 호가에 판매되는 모습을 보고, 수세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물론 남원에서도 몇몇 농가들이 수세미 농사를 짓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그렇게 반응이 좋을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저도 처음엔 대봉감부터 오미자, 작두콩 여러 가지 작물들을 농사지어 높은 수익을 내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됐어요.
농사를 크게 지어도 안되고, 특색 없는 작물을 하다보면, 차별성이 없어 그저 그렇고, 게다가 판로는 판로대로 문제고... 그런 고민이 계속될 때, 서울 삼성코엑스 열린 강소농 대전에서 수세미 수액이 팔리는 것을 보고 ‘이거다’ 싶었죠. 그래서 2017년도부터는 아예 농장의 90%를 수세미로 바꿔버렸어요.”
여주는 수세미 제품을 팔다보니, 자연스레 고객들의 문의가 잦아 같이 하게 됐다. 제품군을 다양하게 확보하자는 차원에서도 좋았지만, 당뇨에 효능이 있어 여주는 주로 차로 가공, 팔았다.

ⓒ e-전라매일
# 귀농요? 공부하며 하니,
만족감이 곱절입니다.

폐에 좋은 효능을 지닌 수세미는 열매도 먹을 수 있지만, 줄기에서 수세미 수액을 100% 추출한다.
특히 수액은 100일간 숙성기간을 거쳐야만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다.
첨가물도 일절 없다.
김 대표는 매년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고, 건강한 수세미 수액을 납품하고 싶어 남들보다 빨리 수확, 제품을 선보인다.
수익률도 수입의 90%를 차지할 만큼 다른 작물보다 월등히 높다.
웬만한 중소기업 과장 월급정도는 보장된단다.
수세미 수액이 호흡기 질환에 좋은 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알려지면서부터는 요즘 같은, 코로나 사태엔 매출이 20%나 상승했다.
그녀가 판매하는 수세미 수액은 100% 친환경 농법으로만 생산, 판매된다.
수액을 찾는 소비자들이 대체로 건강을 생각하고 구매하는 만큼, 김 대표는 작년부터 거름이나 비료도 일체 안 쓰며, 수세미를 재배하고 있다.
현재는 무농약 인증도 취득했고, 이젠 무농약에서 유기전환 신청까지 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안정적인 판로를 구축하기 위해 오프라인 판매방식을 고집하기 보다 온라인 판매방식에 주력, 지리산 춘향농원을 알리고 있다.
블로그 개설은 물론이거니와, 네이버 스마트 팜, 인스타, 페이스북 (페이지)까지 정말 안하는 게 없다.
3년째 남원시 블로그 기자단으로 활동할 만큼 스킬이 대단하다.
50대 여성농부가 어떻게 이런 스킬을 얻었을까.
“제가 조금 무모할 정도로 도전을 많이 해요~ 무조건 부딪히고 봐요.
2015년도에 기술센터에서 정보화경진대회를 나가기 위해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었는데... 고작 5번 레슨 받고 대회를 나갔어요. 블로그를 개설하는 법을 익힌 후로는 지금까지 남원정보화연구회에 나가서 교육 받고, 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SNS 소셜 마케팅을 공부하는 ‘밤을 잊은 농부(밤잊농)’라던가. 교육이란 교육은 다 참가해서 스킬을 쌓고 이걸 판매에 적용해요. 그리곤, 매일 컴퓨터와 마주해 고객들을 만나요.”
그녀는 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크고 작은 교육에 매년 참가해왔고, 올해도 치유농업반, 강소농교육에 참여 중이다. 뿐만 아니라, 국가자격기술인 식품가공기능사 취득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러한 교육을 통해 자기개발을 하고 농사를 짓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했다. 그렇게 강소농을 꿈꾼다고 했다.
“귀농하기 잘했다고 생각할 때가 언제냐 하면요.
이렇게 공부하면서, 농사를 지을 때예요. 주부로 살 때보다, 또 세탁업을 할 때보다 지금이 훨씬 만족도가 높아요. 정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땅에서 나는 소중한 농산물로 정직하게 판매해서 소비자들과 만나고... 그 수익으로 또 일상을 살아가고,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저는 매우 좋습니다. 공부하는 농부, 좋잖아요.(웃음)?”
이젠 제법 귀농인들에게 노하우도 전수하고 있단다.
김 대표는 귀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남원은 여러 귀농정책이나 교육들이 잘돼있어 귀농하기 좋은 조건”이라면서 “준비는 하되, 일단 도전해보라”고 권유했다.

# 체험농장•카페 통해 수세미, 여주 활용한 제품 다양화 및 활성화 꾀해

귀농 13년차 쯤 되자, 김 대표는 수확하고, 판매하는 일차원적인 농업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만나고 교류, 판매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했다.
김 대표는 1차 가공품, 농산물만 판매할 것이 아니라, 융복합이 가능한 농업을 추구하고 싶어서였다.
“수세미나 여주는 보통 사람들이 쉽게 접하긴 어렵잖아요. 어떻게 적용시키고, 또 활성화시킬지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두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화 구상하는 중이구요.”
그런 뜻에서 올해는 많은 사람들에게 수세미와 여주를 알리기 위해 주천면 에 작지만 아담한 카페도 열었다.
또, 주천면 내송마을에 있는 그녀의 농장에서는 수세미나 여주를 아이들이 소소하게 체험(단체)할 수 있도록 체험농장도 운영하고 있다.
자투리 땅을 이용해서는 소소하게 심어놓은 고추 따기 체험도 가능하단다.
“저는 정말 일일이 부딪히면서 농사를 지어왔지만, 대신 교육을 통해 부족함을 많이 채웠어요.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낄 만큼요... 거기에서 오는 만족감, 유익함이 귀농에서 얻은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해요. 사업성이나 수익률도 물론 무시는 못하지만, 이제는 수확의 기쁨, 소비자들과 만나는 접점, 농사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재미가 저를 너무 행복하게 합니다. 이러한 가치를 많은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요. 귀농하기 잘했어요.”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땅에서 수확한 산물로, 소비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밝히는 그녀, 자신을 ‘공부하는 농부’라 칭하며 농부로 살아가는 것이 기쁘다고 함박웃음 짓는 김주희 대표가 있어 남원의 농촌이 즐겁고 풍요롭다. 


김종환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0년 08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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