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어야 알게 되는 학교폭력-온고을 문학산책- 제8회 전북학생문화예술경연대회 장려상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2월 02일
우리 반에 원숭이랑 비슷하게 생긴 아이가 있었다. 그래서 그 애는 원숭이라고 불렀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시작했는데 그게 점점 학교폭력으로 이어졌다. 애들이 그 아이의 가방을 던지고 교과서를 찢었다. 그 아이가 참 속상할 것 같은데 아이드이 나까지 괴롭힐까봐 무서워서 모르는 체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1학기 다 끝날 때까지 재미있다고 그 아이를 계속 놀리고 괴롭혔다. 근데도 그 아이는 선생님께 이르지도 않고, 아이들의 학교폭력을 묵묵히 견뎌냈다. 나는 그 점이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이상했다. 어떻게 두려워하지도 않고 그 아이를 괴롭히는 걸까? 오늘은 즐거운 방학식 날. 아이들은 주말에 자기 생일 파티에 오라고 그 아이에게도 초대장을 주었다. 그 아이는 알았다고 했다. 생일파티 때 초대한 아이는 선물을 갖고 온 그 아이를 마구 때렸다. 무릎과 팔꿈치가 까져 있었다. 어떤 데는 멍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도 그 아이에게 미안하기는커녕 괴롭히기만 했다. 아이들을 덩달아 따라 다니다가 나도 모르게 그 아이를 괴롭힌 게 너무 찝찝했다. 사실 나는 그 아이를 때리지도 않았는데 너무나 찜찜해서 집에 와서도 하나도 즐겁지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잘못했다는 생각만 들었다. 개학을 했는데 그 아이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이틀 세 달이 지나서야 아이는 학교에 나왔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쳤다고 했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 아이에 목발을 빼앗아 때리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고 화가 나 아이들에게 하지 말라고 했다. 그때부터 나도 왕따가 되었다. 아이들이 나까지 왕따 시킬지 몰랐다. 아이들이 나를 때리고 잘 본 시험지도 찢고 단톡방에서 내 욕도 했다. 단톡방을 나오면 다시 초대해서 욕하고.... 이제야 그 아이에 마음을 알 것 같다. 그 아이는 누군가 손을 내밀어 주길 기다린 것이다. 1년이 지나갔다. 우리 반에 들어가니 나를 왕따 시킨 아이가 따돌림 당하고 있었다. 그 아이가 미웠지만 친구들에게 왕따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친구들이 내 말을 들어 주었다. 겪어보지 않으면 그 마음을 모른다. 누군가 손을 내밀어 주기를 간절히 기다린다는 것을. 이제부터는 어떤 따돌림에도 모른 척 하지 않고 내가 먼저 다가서서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 전주문학초교 김현지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00hjw00@hanmail.net 입력 : 2021년 02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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