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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요일별 특집 종합

<서주원 작> 봉하노송의 절명 제32회-오래된 생각이다 5


서주원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24일
“대통령님, 힘내세요!…대통령님, 늘 건강하세요!…노송님도 다사다난했던 한 해 잘 마무리 하시구요. 새해 건승하십시오!…노송님, 꽃 피는 춘삼월엔 다시 또 뵙는 거죠?…”

만남의 광장에서 10여 분간 대화를 나눈 뒤, 사저로 들어가는 봉하노송의 등 뒤로 방문객들의 격려와 덕담이 쏟아졌다. 비서관들과 함께 사저로 들어가는 그의 어깨는 축 늘어졌다. 그 날 사저엔 전 청와대 비서실장인 남정청송도 머물고 있었다.

참여정부 시절 왕수석’이라 불렸던 남정청송은 법무법인 ‘부산’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봉하노송의 대통령 퇴임 이후 낙향해서 본업인 변호사 업무에 복귀했다. 남정청송과 함께 법무법인 ‘부산’을 이끌고 있는 또 한 명의 공동대표는 봉하노송의 조카사위인 정진수 변호사다. 정 변호사는 구속된 편백 씨의 변호를 맡고 있다.

2009년 신년 새해가 밝았다. 메이히로 정권은 ‘도덕주의 정부’를 선언했다. 메이히로가 ‘경제 전문가’에서 ‘도덕주의자’로 변신한 것이다. 이청운 청와대 대변인은 “메이히로 대통령은 대선 때 어느 기업에서도 돈을 받은 적 없고, 재임 중 누구에게도 돈을 받을 이유가 없다. 그런 만큼 도덕적으로 꿇릴 게 없다. 이것이 메이히로 대통령의 일관된 철학이다.”고 밝혔다.

‘도덕주의 프레임’을 꺼내 들고 신년 새해를 연 메이히로. 그는 10년 전 국회의원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자 의원직을 자진 사퇴하고 미국 워싱턴으로 건너가서 정치적 낭인이 된 적 있다. 그 때 미국에서 메이히로와 어울렸던 한국인 그룹을 일컬어 ‘워싱턴 라인’이라고 한다. 그 워싱턴 라인의 주요 멤버 중 한 사람이 이인수 검사다. 당시 이인수는 주미대사관 법무협력관이었다.

도덕 대통령 메이히로는 2009년 1월 중순, 이인수를 대검찰청 중수부장에 앉혔다. 그는 ‘재계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별명 만큼 사건을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고 독하게 파고 들어서 마구 헤집는 스타일이었다.

대검 중수부장이 된 이인수의 1차 목표는 T실업 박차대 회장의 입은 여는 것이었다. 그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박차대 회장의 입을 열려고 덤볐다.

2월 19일, C일보는 일명 ‘박차대 리스트’를 폭로했다. 박차대 회장이 봉하노송의 측근인 L 씨, 정계원로인 P 씨와 K 씨, 그리고 박차대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C 씨에게 수억 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L 씨는 이강원 의원이었고, P 씨는 박용태 전 국회의장, K 씨는 김정읍 전 국회의장, C 씨는 S그룹 천두모 회장이라는 소문이 여의도 정가에 파다하게 퍼졌다.

‘결국 올 것이 왔단 말인가?…’

사저에 들른 유정상 전 비서관을 찾아 나선 봉하노송의 마음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유 전 비서관은 분명 집사람을 만나고 있을 것이다. 유 전 비서관이 사저에 찾아 와서 나를 먼저 만나지 않고 누군가를 먼저 만나고 있다면 그 사람은 분명 집사람이다. 그런데 두 사람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 추운 겨울에 야외에서 긴 이야기를 나눌 리는 없고 분명 실내 어느 곳일 텐데…어, 거실에도 유 전 비서관의 얼굴이 보이지 않네!…’

안채 창문으로 훔쳐 본 거실 안에 유정상 전 비서관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봉하노송의 두 눈은 더욱 커졌다.

‘거실에도 없다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안채 이외는 갈 데가 없는데, 거실에 없다면 혹시 내실이나 작은방에 있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봉하노송은 안채 현관문을 열었다. 현관문 안에 봉하부인의 신발 외에 남성의 구두 한 켤레가 놓여 있다.

‘옳지, 이 구두는 유정상 전 비서관의 구두가 틀림없다. 그런데 도대체 두 사람은 안채 어디에 있단 말인가?…’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선 봉하노송은 내실의 방문을 확 열었다. 침실로 쓰는 내실엔 아무도 없다.
봉하노송은 내실의 방문을 닫고, 그 옆의 작은방 쪽으로 향했다. 작은방은 사저에 찾아 온 호걸 등 가족들이 묵는 방이다. 그 작은방의 방문을 여니, 봉하부인과 유정상 전 비서관이 방바닥에 마주 앉아 있다. 봉하노송이 방안으로 들어서자 유 정상 전 비서관과 봉하부인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아니 정상아! 니 여기서 지금 머하고 있노?”

봉하노송과 유정상 전 비서관은 공식석상이 아닌 사석에서는 이렇게 존댓말을 쓰지 않는 막역한 친구 사이다. 젊은 시절, 고시 공부를 함께 했다. 그래서 봉하노송은 사석에서 유정상 전 비서관이 존댓말을 쓰는 것을 매우 거북하게 여겼다. 대통령 재임 시절, 청와대에서 사적으로 국정을 논할 때도 그랬다.

“말을 좀 해보거레이! 집 사람하고 여기서 지금 무슨 말을 나누고 있었노?”

봉하노송이 이렇게 물었지만 유정상 전 비서관은 아무런 대꾸가 없다. 그러자 봉하노송은 하얗게 질려 있는 유정상 전 비서관의 얼굴을 뚫어져라 노려보았다. 유정상 전 비서관은 고개를 푹 숙였다.

“당신 지금 이 방에 숨어서 정상이와 무슨 밀담을 나눴노? 내가 알아서는 안 될 심각한 일이 벌어져서 내 몰래 둘이서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어서 말해봐라, 도대체 무슨 일이 터졌노?”
봉하노송은 봉하부인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러나 봉하부인 역시 유정상 전 비서관처럼 대꾸가 없다. 마치 도둑질을 하다 들킨 사람처럼 하얗게 질린 얼굴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렇게 방바닥에 앉아 있던 봉하부인이 벌떡 일어나더니 거실로 걸어 나갔다. 울며불며 거실로 나가는 봉하부인의 오른손 손목을 봉하노송이 붙잡았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계속)


서주원 기자 / 입력 : 2019년 0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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