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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요일별 특집

[문학칼럼-시인의 눈] 잡초에서 얻는 교훈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7월 25일
ⓒ e-전라매일
개망초는 너무나 흔하다. 여름이면 하천 부지는 물론 어디랄 것 없이 지천으로 피어나 군락을 이루며 만발하지만, 잡초로 여겨 눈길 한번 주지 않는 눈송이 같은 정결한 하얀 꽃을 피워내는 번식력이 대단한 식물이다.
연일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가히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위협을 받을 정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삶이 위축되고 실직과 경제는 최악의 상태에서 고통받는 국민들이 어려운 상황을 연명하고 있다. 막막한 마음뿐이다.
답답한 마음을 달래보려 길을 나섰다. 금강 하류에서부터 시작되는 자전거 길을 달려보기로 했다. 강물은 작렬하는 태양을 묵묵히 받아들이며 그의 흐름을 완성하고 있었다. 강변 둔치에는 일망무제의 개망초 군락이 가녀린 모습으로 흔들리며 흘러가는 물결과 겹쳐 목마른 여름을 이겨내고 있었다.
눈부시게 달려드는 개망초는 보랏빛 향기 풀풀 날리며 하늘을 메우는 화려한 자태로 시인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보잘것없는 잡초는 우아하고 품위 있는 모습으로 다가와 감히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는 화려함과 함께 나를 압도해 버린다. 화려하다는 말은 역설적이다. “잡초에 섞여 잡초같이 피는 꽃/ 바람결 마디마디 향기 나르며/ 이글거리는 태양을 받아들인다”(개망초 너는 왜 그리 화려한가/부분/이내빈)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는 잡초, 비바람에 용광로 같은 태양까지 최악의 조건을 무릅쓰고 순결한 하얀 꽃을 피워내는 개망초는 어떠한 풍파도 이겨내며 꿋꿋하고 당당하게 삶을 살아가는 이 땅의 민초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친다. 가날픈 몸매에 여릿한 꽃을 피워내는 개망초는 눈이 시리도록 화려함으로 다가왔으며, 검소하지만 샛별 같은 순결함으로 가슴을 울리는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민초들처럼 어떠한 어려움도 시련도 극복하며 고고한 향기를 내뿜는 개망초의 잔상은 시인에게 여름 내내 성찰의 시간을 갖지 않을 수 없도록 자극적인 것이었다. 개망초의 초라한 화려함은 겸양과 비움과 이완을 가르쳐 주었으며, 세월의 풍화로 무디어진 가슴 한켠을 흔들어 깨우며 파행의 자유로움을 알게 해 주었다.
요즘의 여의도는 광풍이 일고 있다. 누구를 위한 것인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부정과 부패가 난무하며 공정과 기회와 정의가 실종되고 청년 실업이 그들의 삶을 무력하게 만드는 과정에 정치가 있음을 우리는 잘 안다. 우리는 초라하지만 화려한 개망초의 행간에서 어지럽고 허망한 꿈을 맑은 물에 헹구며 욕심부리지 않는 청초한 삶의 향기를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내빈 시인
전북시인협회 회원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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