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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시인의 눈] 여백과 여유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9월 12일
ⓒ e-전라매일
갖추어 아름답게 꾸밀 줄도 모르고, 반반한 인물은 더더욱 거리가 머니 사진 속 모델이 되기를 그닥 즐겨하지 않는다. 한때는 그러거나 말거나 장난처럼 카메라 앞에서 이런저런 포즈를 잡으며 사진을 찍기도 했으나, 이제 이뤄놓은 것도 없이 지방층만 덕지덕지 붙어버린 몸매, 물기 빠져 처진 얼굴을 사진 속에 드러내 놓기 속상하고 겁이 난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 속에 묻혀 찍는 단체 사진 말고는 쓸 만한 사진이 없고, 그것도 요즈음엔 스마트폰으로 찍었다가 저장 공간 때문에 바로바로 지워버려서 보관된 사진이 거의 없다. 그런데 갑자기 지난 시절의 사진 몇 장이 필요한 일이 생겼다. 부랴부랴 앨범을 찾다가 꼼꼼하지 못하고 정리정돈 못 하는 허술한 나의 실체와 만나게 되었다.
내가 쓰는 물건들은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여간해서는 그 자리를 바꾸지 않는다. 노인이 거처하는 곳을 보면, 손닿는 곳에 이것저것 필요한 것을 놓아두고 필요할 때 쓰느라 조금 어수선해 보이는 것처럼, 내 책상 주변도 책이며 문구류며 내게 필요한 물건들이 대충 산만하게 놓여있다. 필요한 것이 어디에 있는지 알기 쉬워서 찾아 쓰곤 했는데, 작년 겨울 남편이 내방 컴퓨터 책상을 바꿔주면서 옆에 있는 책장까지 정리를 해주더니 일이 벌어졌다.
필요한 것을 찾으려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알 수 없어 헤매게 하더니, 이번에는 앨범이 송두리째 숨어버렸다. 혹시 쓰레기로 분류된 뭉치 속에 같이 버려졌는지 아무리 찾아도 없다. 특별한 가치의 기록물은 아니지만, 사진에 담아둔 개인사가 사라졌다. 그런데 웬일인지 별로 섭섭한 마음이 들지 않고 오히려 뭔가 정리된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건 무슨 까닭일까? 이제 채우기보다는 비워야 하는 나이대를 살아가는 중이어서인지 모르겠다.
젊은 시절에는 아기자기 꾸미고 모으고 진열하며 즐거워하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꼭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 놓고 간소하게 살고 싶다.
삶의 공간을 성글게 비워두고 적당히 어질러 놓아도 신경 쓰지 않고, 많은 사람들과 북적이기보다는 말이 통하는 몇몇 사람과 깊이 교분을 이어가고 싶다. 꽉 찬 풍요보다는 조금 모자람이 좋고, 야무지고 빈틈없는 사람보다는 조금 헐렁하지만 푸근한 사람이 좋다.
공간의 빈 곳이 여백이라면 마음의 빈 곳은 여유라고 할 수 있겠다. 여백 있는 삶의 공간에서 여유로운 마음살이를 꾸리는 노년을 꿈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나는 무엇에 끄달리며 진땀을 쏟고 있는지...

/전재복 시인
전북시인협회 이사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0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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