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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칼럼

상하동욕(上下同欲)

상하가
함께 하려는 자는
승리하고
그 반대면
패배한다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27일
ⓒ e-전라매일
손자병법에서 제시하는, 승부를 미리 알 수 있는 다섯 가지 ‘지승법(知勝法)’ 중 하나다. 그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싸움을 걸어서 좋은 상대인가, 아니면 싸움을 피해야 할 상대인가를 제대로 판단하는 쪽이 이긴다.
둘째, 군사의 숫자와 군 장비의 우열에 따른 용병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쪽이 이긴다.
셋째, 상하가 어떤 목적, 어떤 목표, 어떤 행동에 관하여 서로의 의견이 완전 일치하는 쪽이 이긴다.
넷째, 충분한 경계태세를 갖추고 면밀한 계산을 한 위에, 상대의 허술한 경비와 태세를 조용히 기다리는 쪽이 이긴다.
다섯째, 지휘자가 충분한 재능을 갖추고 있고, 군주가 그 능력을 신임하여 공연한 간섭을 하지 않는 쪽이 이긴다.
‘손자병법’ 첫머리에 등장하는 “도란 백성으로 하여금 윗사람과 한마음이 되게 하는 길”이라는 명제는 상하가 한마음이 되어 적과 싸우는 부대가 실전에서 승리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 실제 전쟁 사례들이 이 점을 충분히 증명해주고 있다.
장예(張預)는 이에 대해 “장수들이 모두 한마음이 되고 전군이 힘을 합쳐 기꺼이 싸우려 한다면 거리낄 것이 없다”고 했으며, ‘육도(六韜)’에서는 “천하의 이익을 함께 나누려는 자는 천하를 얻고, 이익을 혼자 차지하려는 자는 천하를 잃는다”고 한 말 역시 상하 일치를 강조한 것이다.
두 군대가 대적하여 서로 죽이고 죽는 와중에서 정책 결정권은 장수에게 있겠지만, 전쟁의 최후 승리는 역시 전군의 전투 준비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군의 기초는 사병이다.
전체 병사가 싸울 준비를 갖추고 있지 못하면 제아무리 뛰어난 전략이 있어도 실현하기 어렵다.
따라서 전쟁에서 승리를 바랄 수 없다. 손자는 ‘상하동욕‘을 승리를 향한 하나의 길로 보았다.
이것은 군을 다스리고 작전을 펼치는 데 중요한 규율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주나라 난왕(난王) 시대(기원전 314~256년)에 연나라 소왕(昭王)은 악의(樂毅)를 상장군으로 등용, 6국의 군대를 연합하여 제나라 정벌에 나섰다. 연나라 소왕과 악의의 의견은 통일되어 있었고 전략도 일치했다.
악의가 전선에서 전투에 참여하고 있을 때, 소왕은 악의의 집안에 옷과 재물을 보냈을 뿐 아니라 악의 본인에게도 대량의 예물을 보내는 한편, 그를 제왕(齊王)으로 삼음으로써 강한 신임을 표시했다. 악의는 그것을 받지 않았으며 편지를 보내 소왕에게 목숨을 바쳐 충성할 것을 맹세했다.
연나라 군대는 겨우 반 년 만에 제나라의 70여 성을 빼앗았고, 제나라는 단 두 개의 성만을 간신히 보전하며 명맥을 유지했다.
기원전 279년, 악의가 최후의 승리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소왕이 세상을 뜨고 혜왕(惠王- 재위 기원전 278~272년)이 즉위했다. 혜왕은 태자 때부터 악의에게 불만을 품고 있었다. 제나라의 전단(田單)은 이 틈을 타 ‘이간책’을 활용, 혜왕으로 하여금 장군 자리를 악의에서 기겁(騎劫)으로 교체하게 만들었다. 악의는 혜왕이 속마음이 음흉하여 본심을 헤아리기 힘든 인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귀국하면 피살당할 것이 뻔했기 때문에 병권을 기겁에게 넘겨주고 조(趙)나라로 도망갔다. 연나라 장군과 병사들은 이 때문에 큰 불평을 품게 되었고 군심은 순식간에 흩어지고 말았다.
제나라는 패배의 구렁텅이에서 헤어나 마지막 승리를 움켜쥐었다.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은 정과 반의 두 측면에서 ‘상하가 함께 하려는 자는 승리하고, 그 반대면 패배한다’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이정랑 언론인
前 조선일보 기자
(서울일보 수석논설위원)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0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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