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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의 희생자를 낸 중앙대 4·19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04월 23일
ⓒ e-전라매일
4·19혁명 59주기 행사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국립4·19민주묘지에서 거행된 기념식은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대하게 끝났지만 2·28대구, 3·8대전, 3·15마산에서도 지역특성을 살리는 기념행사가 벌어졌다. 4·19묘지를 관장하는 강북구(구청장 박겸수)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풍성한 준비를 다했으며 4·18전야제는 1만여 명의 시민이 운집해 대성황을 이뤘다. 특히 프레스센터에서 하와이대 슐츠교수와 네덜란드 라이텐대 포토피벡부교수를 초청한 국제세미나는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4·19혁명공로자회(회장 유인학)가 주관한 영국 명예혁명, 미국독립혁명, 프랑스시민혁명, 한국 4·19혁명 4대세계화 운동은 백미였다. 서울시청광장에 모인 수천 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4·19당시의 구호를 외치며 피바다를 이뤘던 광화문광장까지 대행진을 벌인 것은 장관이었다. 전국의 고등학교와 대학교가 대부분 참여해 모교의 전통을 빛냈다. 이 행진이 강조한 것은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룩한 유일한 나라로서 그 주역들이 핵융합을 이룬 점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었다. 이번 행사에서 두드러진 단합을 보인 것은 4·19혁명 3개 단체였으며 자원봉사자들도 몸을 아끼지 않았다. 2019비빔밥 퍼포먼스를 펴준 정영숙 한식명인의 성가도 큰 박수를 받았다.
각급 학교에서는 개별적인 기념행사를 거행했다. 대광고는 기념예배, 고려대 마라톤, 동국대 등반대회, 중앙대 현충원 참배와 걷기 등이 필자에게 전해진 것들이지만 그 외에도 경향을 막론하고 나름대로 행사를 진행했을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항이 중앙대 6명의 희생자에 대해서다. 4·19혁명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희생자는 모두 186명으로 집계된다.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절반 정도다. 수많은 대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가 집중적으로 경찰의 총탄세례를 받은 곳이 경무대(현 청와대), 내무부(현 을지로2가 외환은행본점), 그리고 경복궁 앞에 있던 경기도청 자리였다. 4·19를 ‘피의 화요일’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희생자가 이 날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어째서 많은 대학 중에서 유독 중앙대만이 자그만치 6명의 희생자가 나왔을까. 필자는 전북대에서 4·4데모를 주도했지만 희생자가 없었으며 4·18고대생들은 귀교도중 천일극장 앞에서 정치깡패의 습격을 받아 100여 명이 널부러지는 참사를 겪었어도 단 한 명도 사망자는 없다. 서울대와 동국대는 경무대 앞까지 진출했던 각 1명의 학생이 희생됐지만 중앙대 6명은 너무나 끔찍하다.
중앙대에는 이들을 기리는 의혈탑(義血塔)이 웅장하게 세워져 있다. 송규석, 김태년, 지영한, 고병래, 전무영, 서현무 등 여섯 분의 영령이름이 새겨져 있어 후배학생들의 귀감이 된다. 서현무는 여학생의 몸으로 경찰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고 그 후유증으로 7월초에 사망했다. 김태년과 서현무의 가족들은 “죽었지만 총각 처녀귀신은 면하게 해주자”고 합의해 두 사람을 영혼결혼으로 맺어줬다. 이들은 저승에서 부부로 만났지만 묘소는 떨어져 있었다. 이를 강력하게 진정해 합묘(合墓)를 시킨 사람은 4·19혁명 중앙대기념사업회장 김정일이다. 체신부 고위공무원 출신인 그는 영혼부부의 합장에 그치지 않고 묘비명에 김태년의 이름만 있고 서현무가 빠진 것을 항의해 두 사람의 이름이 나란히 조각되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의혈탑은 건립된 후 비문이 풍우에 씻기고 먼지가 쌓여 글씨를 알아볼 수 없었는데 김창수 총장이 깨끗이 청소하고 먹물을 넣어 선명하게 보이게 한 것도 작은 일 같으면서도 쉽게 행하지 않는 일이다. 전국에 산재한 4·19기념탑 사진첩을 제작한 조인형교수에 따르면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비문을 찾기 힘들었다는 후일담을 들은 후라 더욱 고마웠다.
매년 수락산에서 등반대회로 행해지던 중앙대 4·19기념행사를 현충원 참배와 걷기로 전환시킨 총동문회 김중태회장의 결단도 한결 돋보였다. 80년도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최선두에 섰던 학생회장 이내창이 거문도 해수욕장에서 의문의 시신으로 발견돼 운동권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일이 있었는데 그의 민주화운동을 기려 4·19희생자 6인의 선배 의혈탑 옆에 이름을 새겼다. 중앙대는 아직까지 졸업장을 수여하지 않은 6인의 희생자를 명예졸업자로 인정해 내년도 졸업식에서 명예졸업장을 주기로 한 것도 취재 중 얻은 소득이다. 한편 이영재교수가 보관하고 있던 서현무의 병상일기 등 유고는 4·19직후 여러 신문에 대서특필됐는데 이를 김정일이 보관 중이며 김태년의 약대 동문인 춘천 이성호가 방학 중에 서로 주고받았던 김태년과의 육필서신은 자그마한 책으로 발간되기도 했다. 이 편지내용을 살피면 국가와 민족을 걱정하는 김태년의 사상적 흐름의 일단을 볼 수 있으며 그의 친구들이 먼저 간 친구를 생각하는 시와 수필 등이 가감 없이 게재돼 깊은 우정을 느끼게 만든다. 6인 희생동지들의 명복을 빈다.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19년 0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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