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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칼럼

훈육이라는 이름의 ‘사랑의 매’는 없습니다

민법 제915조 징계권의 삭제는 ‘아동은 모든 학대로부터 보호 받아야 할 권리의 주체’로서, ‘체벌은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더 이상 훈육의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명시한 것이다.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10월 27일
ⓒ e-전라매일
지난해 정부는 아동‧청소년 학대 방지 대책을 발표하며 민법 제915조 징계권 조항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밝혔다. 그리고 올해 1월 26일 국회 개정안 통과하여 민법일부 개정으로 인하여 제195조(징계권)이 63년 만에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나 징계권이 삭제된 지금도 체벌이 훈육 방법의 하나라는 옛 인식이 여전하다. 한 민간단체는 징계권 조항 삭제 100일 맞아 지난 4월 발표한 인식 조사 결과 과반수인 50.3%의 부모는 ‘자녀가 잘못하면 훈육을 위해 체벌해도 된다’고 대답하였다. 또한 민법 제915조(징계권)이 삭제된 사실을 모르는 부모는 66.7%에 달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여전히 많은 부모들이 체벌을 훈육 방법의 하나로 인식하며 징계권 존폐 여부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알 수 있다.
굿네이버스에서 연구한 ‘2020년 아동 재난대응 실태조사 연구’에서 부모님 혹은 성인가족으로부터 체벌을 경험했는지를 살표 본 결과, 전체 아동의 23.9%가 체벌을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체벌의 경험은 아동의 연령대가 낮으면 그 보고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8년 조사결과와 비교했을 때, 초등 고학년생 아동이 보고한 학대 경험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아동의 훈육을 목적으로 체벌이 상당 부분 허용되고 있고, 우리 사회 많은 가정에서 체벌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20년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의하면, 2020년 신고접수 건수는 총 42,251건으로 전년대비 약 2.1% 증가하였다. 행위자와 피해아동과의 관계는 부모가 25,380건(82.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한 아동학대 재학대비율은 2018년 10.3%에서 2019년 11.4%, 2020년 11.9%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2020년 재학대 사례 학대행위자와 피해아동과의 관계의 경우, 부모에 의한 재학대 사례가 3,492건(95.1%)으로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아동학대 특성상 아동학대 중범죄의 경우 최초 발생만으로 중범죄가 발생하기 보다는 지속적인 학대상황 속에서 강도가 높아짐을 볼 때 재학대 방지를 위한 가족기능의 회복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매우 중요하고, 고위험 위기 아동들의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신고를 활성화와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개선하는 활동도 매우 중요하다.
재학대 방지를 위한 가족기능 회복과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국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필자는 다음과 같이 몇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사례관리업무를 아동복지법상 명시가 필요하다.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복지법 제46조(아동보호전문기관의 업무)에 의거, 학대 피해 아동, 학대피해아동의 가족 및 아동학대 행위자를 위한 상담‧치료 및 교육, 아동학대 예방 교육 및 홍보, 학대 피해아동 및 가정의 사후관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아동학대 대응체계전면개편에 의하여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심층사례관리기관으로 역할이 변경되어 고도화된 사례관리 매뉴얼에 의하여 심층사례관리를 위한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아동복지법 제46조(아동보호전문기관의 업무)에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사례관리를 명시하고 있지 않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대한 설치에 대해 제45조에 언급되어 있을 뿐 구체적으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아동학대사례관리의 전반적인 수행의 주체라는 것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이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이 고도화된 사례관리를 통해 가족의 기능회복과 재학대 방지, 분리 후 재결합 아동에 대한 업무를 전반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사례관리가 아동복지법에 정확히 명시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사업수행을 위한 인프라 확대와 추가 사업비 확보가 필요하다.
현재의 아동보호전문기관 개소수와 인력으로는 해마다 증가하는 아동학대 사례에 대응하기 어렵다. 정부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23년까지 아동보호전문기관 120개소 확충과 상담원 1인당 사례수 32건수준의 업무환경 구성 계획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실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지원되는 보조금으로 학대후유증 치료와 가족기능회복, 재학대 방지를 위한 사업을 수행하기에는 부족한 사업비 발생이 불가피하여 각 기관에서 운영법인이나 후원금을 통한 부족한 사업비를 충당하여 진행하고 있다. 아동학대예방과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홍보사업 수행을 위한 예산 지출은 생각지도 못하는 현실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심층사례관리 수행을 위한 현실적인 사업비 증액이 필요하며 학대후유증 치료와 가족기능회복, 재학대 방지를 위한 예산과 아동학대예방과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사업수행이 가능하도록 사업비가 마련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상담원의 처우가 현실화 되어야 한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 1인당 평균 사례관리 수는 64건, 상담원 1인당 인건비는 3,200만원으로(2020년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가이드 대비 87.4%수준) 열악한 업무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그로인하여 28.5%에 달하는 평균 이직률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아동학대 대응력을 재고하고 전문성을 향상시키는데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의 열악한 근무여건으로 인해 사례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재학대에 대한 예방 및 관리에 어려움이 있고, 기존 아동학대 사례분석을 통한 아동학대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데도 어려움이 있다. 이에 아동학대 대응체계의 결실을 위해서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원에 대한 지원확대와 전문성 강화가 무척 중요하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19조는 ‘모든 아동은 폭력과 학대, 유기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민법 제915조 징계권의 삭제는 ‘아동은 모든 학대로부터 보호 받아야 할 권리의 주체’로서, ‘체벌은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더 이상 훈육의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명시한 것이다.
징계권 조항 삭제는 아동들이 폭력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아동의 기본적인 권리를 지키는 시작일 뿐이다. 아동들을 위한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만들며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심층사례관리를 통한 재학대 예방을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공화의 실현만큼이나 미뤄서는 안되는 중요한 과업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최은희
익산시 아동보호전문기관장


전라매일 기자 / 00hjw00@hanmail.net입력 : 2021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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