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다 사람아 [2024 신춘문예 - 시]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1월 01일
트라이앵글을 두드리면 떨리는 음들이 챙그렁 챙그렁 눈을 뜬다
아파트 불빛이 하나둘 켜지면 나는 창가에서 악보가 없는 음악을 연주한다 트라이앵글의 흰 뼈에서 흘러나온 음들은 외롭다 사람아
인간은 사랑을 이해하는 데 일생을 바치다 슬픔의 대지에 자신을 가두고 혼자 아파하는 음악이 된다 외로움이란 사랑의 장례를 치르는 시간, 이 세상의 악보들은 가장 투명한 눈물로 쓰여진다 내 어머니는 평생 고독을 연주하다 한 줌 재가 되었다
제 몸속에 잠들어 있는 음악이란 없다 내 생의 안쪽에는 아직 울지 못한 음들이 글썽이며 가득 매달려 있다 슬픔을 달래다 고요를 잃어버린 입술처럼 트라이앵글이 차갑게 떨린다
누군가 아파트 창가에 오래 서 있다 환한 방안에 불 꺼진 전등처럼, 내가 만일 당신이라고 부르면 창문이 온통 은빛으로 출렁일 것 같아 나는 한쪽 끝이 열려 있는 트라이앵글의 텅 빈 내각에 눈물을 한 방울 한 방울 떨어뜨린다
당신의 외로움 위에 내 외로움이 닿을 때까지 나는 밤마다 트라이앵글을 연주한다
/천선필 시인 |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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