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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토론, 성향 다르면 싸움으로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1월 17일
22대 총선 서막이 올랐다. 오는 4월 10일 투표일까지는 90일도 안 남았다. 여야 각 당은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총선 채비에 돌입한 상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를 출범시켜 지도체제 정비를 마쳤고, 판사 출신의 정영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임현백 고려대 명예교수를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하고 위원 인선을 마무리했다. 여야 모두 본격적인 공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준비하는 정치인들에게는 지금이 가장 긴장되고 신경 쓰일 것이다.
4·10 총선은 윤석열 정부 3년 차에 치러지는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 야권의 ‘정권 심판론’과 여당의 ‘정권 안정론’이 맞물려 있다. 여야는 사활을 건 한판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결국 중도층 민심을 어느 쪽이 먼저 흡수하느냐에 따라 총선 결과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분석했다.
국민들도 정치인 못지않게 총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누가 공천을 받고, 누가 당선될 것인가는 물론 어느 당이 제1당이 되느냐도 초미의 관심이다. 과연 민주당 내부에서 200석 낙관론이 맞는지, 국민의힘이 과반 이상을 확보할지도 궁금하다.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보이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다. 건전한 정치 토론과 비판은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을 모색하게 된다. 문제는 일상 대화에서 정치 얘기를 하다가 성향이 다르면 감정싸움으로 번진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많은 단톡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정치 토론이다. 그래서 가끔 정치·종교 얘기는 하지 말라는 경고성 글도 올라온다. 그럼에도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을 비난하는 글들이 자주 올라온다.
필자도 10개 이상의 단톡방에 가입돼 있다. 이 중에는 정치 성향의 단톡방도 있고, 각종 동호회 단톡방도 있으며, 초딩 단톡방도 있다. 특히 고향 친구들의 초딩 단톡방은 다양한 직업군들이 모여 있다. 전직 교사로부터, 전직 영관급 장교, 전직 경찰 간부, 전직 국회수석전문위원도 있다. 이들은 과거에 나름대로 국가·사회를 위해 봉사했던 친구들이다. 때문에 정치적 스펙트럼도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있다.
몇 달 전 일이다. 단톡방에서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문제와 이재명 대표 쌍방울 대북 송금 수사와 관련, 당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발언을 두고 몇몇 친구들의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논쟁은 점입가경, 점점 감정으로 비화되고 결국 이를 참다못한 경찰 출신의 친구가 단톡방을 빠져나가더니 급기야 군 출신 친구도 빠져나갔다. 순간 단톡방이 졸지에 얼어붙었다. 단톡에서 나간 친구들을 초대해도 거부해 놨기에 그들이 빠져나간 단톡방은 조용하고 썰렁하기만 하다.
사실 초딩 단톡방에는 필자가 글을 가장 많이 올린다. 주로 신문에 난 정치 기사나 군사 무기 관련 내용을 퍼 나른다. 정치·군사 문제에 관심이 많다 보니 그렇다. 어떻게 보면 전자에서 말한 두 초딩 친구가 단톡에서 빠져나간 이유도 내가 올린 정치 기사 때문인지도 모른다. 두 친구에게 이 지면을 빌어 사과한다. 속히 카카오톡 단톡 초대 거부 설정을 풀어주기 바란다.
지금 22대 총선을 앞두고 시중에는 정치 얘기가 난무하고 있다. 개중에는 정치 논쟁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호의를 표하면 맞장구를 치지만 그렇지 않으면 격한 감정으로 대들곤 한다. 정서적 양극화 때문이다. 정서적 양극화는 민주주의의 핵심 기제인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인 불신 등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또한 정서적 양극화는 극단적인 경우 상대 진영에 대한 정치적 폭력의 정당화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현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펼치는 건 좋지만, 역시 상대의 의견도 존중해 줘야 한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일방적 주장은 결코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정치 성향이 다르다고 친구끼리 감정을 사서 되겠는가. 물론 정치 성향이 달라 형제자매끼리도 의절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는 자신만의 주장이 정당하다고 우기는, 그리고 상대의 의견은 깡그리 무시하는 편협적인 사고방식 때문이다. 진정한 어울림의 사회는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것이다. 고로 내 의견이 중요하면 남의 의견도 소중한 것이다.

/신영규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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