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서 쓰기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1월 22일
유언서의 대상은 배우자나 자녀, 친구 또는 의미 있는 사람에게 쓴 다. 사후 가족들에게 남기는 유지를 정리하여 남기는 것이 좋다. 일반 적으로 법률관계나 재산관계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신적인 유산도 중요하다. 배우자나 각각의 자녀들에게 정이 담긴 진솔한 유 언은 감동을 주기 마련이다. 어느 분이 쓴 유언의 글을 보기로 하자. 사랑하는 형제님께! 아름다운 세상을 찾아서 새롭게 여행을 시작한 감격의 시간을 잊 을 수 없습니다. 나이만 먹었지 어린이 같은 저를 그토록 사랑하여 이끌어 주신 깊은 사랑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행복하게 길을 떠나렵 니다. 주님 얼굴 대하는 순간 제일 먼저 저의 소식을 전해 올리겠습니다 제가 가는 길을 지켜주시고 숨이 멎는 순간에도 아껴 쓴 장기들이 니까 사랑하는 이웃들에게 기증해주시고 불태운 육신의 흔적들을 할 수 있으면 뒷동산 돌보던 나무들의 밑거름이 되게 해 주시고 일부 는 앞산이 바라보이는 나무 밑과 집 소나무 밑에 뿌려지도록 철없는 제 자식에게 시켜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사랑하는 형제님들을 마음 깊숙이 동경하고 사랑했다고 전해주세 요. 부디 건강을 잘 지켜주셔서 더 많은 속아 사는 민초들의 영혼을 일깨우는 도구로 사용하시도록 몸을 아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가 서 사랑하는 주님과 성령님 곁에서 그 간의 모든 사역과 형제님, 사 랑하는 자녀들을 위한 기도를, 주 예수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을 쉬지 않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아내여! 돌아보니 우리가 만난 지가 어언 40년이 지나 갑니다. 박봉의 급여로 가정을 건사하고 1남 2녀를 먹이고 키우느라 고생이 많았구려. 그렇다고 하여 손잡고 수고하였다는 말 한 마디 제 대로 하지 못했고 흔한 사랑한다는 말조차 못했으니 이런 바보 같은 사람이 또 어디 있겠소. 그래도 우리에게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기 다렸을 터인데 덜렁 먼 길을 가게 되었으니 죄송할 따름이오. 그래도 아이들은 모두 가정을 가지고 살아가니 조금은 위로가 된답니다. 이 생에서 누리지 못한 사랑, 천국에서나 누리게요. 미안하오. 먼저 감 을 용서하오. 깨닫고 보니까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진정한 애정이 솟아오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교단에 섰던 일들이 그렇게도 많은 회한으로 남 습니다. 보고 싶은 제자들아! 너희들을 참으로 사랑했었다. 그 아름다 운 순간들이 내 발목을 잡는구나. 초롱초롱 빛나던 그대들의 눈빛이 영롱하다. 내가 전해준 사랑하는 삶으로 이 지구별에 아름다운 족적 을 남기고 따라오너라. 참으로 아름다웠던 순간들이 떠오르는구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함께 부르던 아름다운 찬양의 여운이 아직도 새가 되어 내 귓가에 맴돈다. 내 가는 길에 너희들의 사랑이 담긴 노 랫소리가 이별가가 되어 나의 이별을 달래주었으면 좋겠다. 너희들은 꼭 그렇게 해줄 것으로 믿는다. 눈물 보이지 말고 웃으면서 보내다오. 사랑한다. 나의 천사들아. 큰딸 정은아! 네게 아버지는 근심거리였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 지 잘 알지? 네게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학교 합창단에서 믿음을 키 우고 성실했던 고2 때의 네 모습이 기장 기억에 남는구나. 그때의 믿 음의 뿌리가 너를 이대로 두지 않으리라 믿는다. 아빠도 다 해봤는데 포근한 주님의 품에 안겨 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단다. 먼 훗날, 큰 사 위와 민서, 은서와 손잡고 천국 문에서 만나기로 하자. 수철아! 너만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온단다. 홀로서기 한다며 자취 를 하며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살던 너의 흔적들이 아버지를 더 마 음 아프게 했단다. 못난 아비를 만나서 그토록 불행한 청년시절을 보 내게 했구나. 아버지는 욕심이 많다고 한 말이 비수가 되어 마음 한 가운데 꽂혔단다. 네 말이 맞다. 되돌아보니 회한만이 남는다. 그리고 미안하다. 아버지로 인해 멀리 떠났던 하나님 품으로 돌아와서 참된 평화와 기쁨을 누리기를 소원으로 남긴다. 힘들고 앞이 안보일 때 목 사님을 찾아뵙고 길 안내를 받아라. 부디 아내와 딸 곁에 든든한 버 팀목이 되어다오. 사랑한다. 은지야! 우리 막내가 참으로 반듯하게 자라주었구나. 네가 사춘 기 즈음에 방황할 때는 세상이 뒤집어지는 느낌이었단다. 지혜로운 딸아, 교회 친구들과 중창을 하면서 주님의 사랑을 노래하던 그 예 쁜 모습을 잊지 말고 힘들고 지칠 때 한없는 주님의 품에 안기거라. 아름다운 세상을 찾아서 몸으로 찬양 드리고 믿음의 기쁨과 환희를 잊지 말고 아름다운 세상여행을 기쁨으로 즐기거라. 건우와 진이 예 쁘게 키워다오. 사랑하는 형제님들, 당신들이 곁에 계셔 행복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제가 제일 먼저 님들의 곁을 떠날 것이라는 순명을 받아들입 니다. 좀 더 사랑했더라면 좋았겠지마는 생각이 파도가 되어 온 몸에 덮쳐옵니다. 흐르는 눈물 닦아주시고 따뜻하게 품어 위로해 주시던 감격을 안고 벗님들의 곁을 떠납니다. 아름다운 세상 즐기다 소풍을 떠나듯이 반겨 부르시는 주님의 품으로 제 영혼을 맡기렵니다. 이 몸 이 못다 한 일들 님들의 손에 넘기고 갑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님들이 곁에 있어서 그동안 행복했습니 다. 일체 은혜 감사뿐입니다. 2015. 9. 15
누구로 기억되고 싶은가? 우리 부모님들은 고향 선산에 매장으로 모셨다. 해와 달이 지나고 볕이 잘 드는 양지 녘에 ‘묘비명’은 돌아가신 날짜와 함께 아래와 같이 검정 오석에 새겨 놓았다. 아버지 : 지구별에서 가장 성실하고 근면하게 사시다가 하늘의 부름으로 어둠을 밝히는 별이 되시다 어머니 : 지구별에서 가장 사랑과 헌신으로 사시다가 하늘의 부름으로 어둠을 밝히는 별이 되시다
/김영진 시인 |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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