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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아 시인
향긋한 입안가득 퍼져가는 가을향기 행복찬 폭신솜에 스스로 기대고싶어 바다는 편안히 누워 잠속으로 빠져버리네
밤사이 떨어뜨린 배안쪽 나뭇잎하나 호기심에 찾아든 샘많은 바람에게 수줍은 말을 건네며 가볍게 손짓하네
따뜻한 정이 그리운 배들의 움직임 노오란 새벽별과 경쟁하던 밤샘일 뱃머리 선장 지그시 미소를 띄어보내네
□ 정성수의 詩 감상 □
시조는 가을의 뱃머리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과 감정을 묘사하고 있다. 가을의 향기, 바람, 별, 배 등을 인물화해 그들의 소통과 정을 표현한다. 또한 가을의 풍경을 즐기면서도 고독함과 그리움을 감추지 못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첫수는 “향긋한 입안 가득 퍼져가는 가을향기”로 시작한다. 이는 시인이 가을의 향기를 마치 음식이나 음료처럼 입안에 느끼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가을의 향기를 즐기면서도 폭신한 솜에 기대고 싶다고 한다. 이는 시인이 편안함과 안락함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다가 잠속으로 빠져버리는 것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다. 두 번째 수는 “밤사이 떨어뜨린 배 안쪽 나뭇잎 하나”로 시작한다. 배와 나뭇잎 사이에 인연이 있다고 상상하고 있음이다. 나뭇잎이 호기심에 찾아든 바람에게 수줍은 말을 건네며 손짓한다는 것은 시인이 자신의 사랑과 우정을 바람과 나뭇잎에 비유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지만 부끄러움과 겁에 질린 듯한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마지막 수는 “따뜻한 정이 그리운 배들의 움직임”으로 시작하는데, 배들이 서로에게 정을 느끼고 있는 것을 보고 부러워하는 정경이다. 이는 시인이 배들의 활동성과 열정을 칭찬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뱃머리 선장이 미소를 띄워 보내는 것은 시인이 배에게 친근함과 동정심을 품고 있음이다. 시조를 전체적으로 보면, 단순하면서 강력한 형식으로 시인의 내면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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