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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기획

정성수의 시 감상 <달개비꽃>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31일
 
달개비꽃-장애란

할머니 무릎을 베고 옛날이야기 듣던 아이
꿈속 나라로 떠났습니다

비몽과 사몽 사이에
은하강이 은은하게 흐르고
세상의 지혜가
달빛처럼 번져갑니다

유년의 기억들은 조각나 흩어지고
그리움은 파편이 되어
밤하늘을 떠돕니다

설화 속 금빛 가루 날리듯
어린 날의 환상은 삶에 찌든 고단하고 모진 밤
깊어지는데
할머니는 고요 속 침묵을 삼킵니다

새벽이 오는 것은 닭이 울어서가 아니라
어둠이 가기 때문입니다

민초의 서러운 손끝에서 자란 달개비꽃의 한 생을
사람들은
신의 선물이라 불렀습니다

□ 정성수의 詩 감상 □

시「달개비꽃」은 유년의 기억, 민초의 삶,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라져가는 존재들을 조용히 기리는 작품이다. 시인은 할머니 무릎을 베고 옛날이야기를 듣던 ‘아이’의 시점에서 출발하여,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의 경계에서 빛나는 정서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꿈속 나라로 떠났습니다’는 표현은 단순한 수면이 아닌, 어쩌면 존재의 소멸 혹은 잃어버린 순수성을 암시하며, 시 전체에 아련한 분위기를 불어넣는다.
‘비몽과 사몽 사이에 / 은하강이 은은하게 흐르고 / 세상의 지혜가 / 달빛처럼 번져갑니다’라는 구절은, 할머니의 옛이야기 속에서 전해지는 민중의 삶과 지혜가 은유적으로 표현된 부분이다. 달빛처럼 번지는 지혜는 강한 교훈보다 부드럽고 잔잔한 깨달음으로 다가오며, 세대를 넘어 전해지는 무언의 가르침을 상징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유년의 기억들은 ‘조각나 흩어지고’ 그리움은 ‘파편’이 되어 밤하늘을 떠돌게 된다. 로 시인은 기억의 희미해짐과 세월이 남기는 상실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설화 속 금빛 가루’는 찬란했던 어린 시절의 환상이나 꿈으로 읽히며, 고단한 현실과 대비되어 더욱 애틋하게 다가온다.
중심부에서 ‘새벽이 오는 것은 닭이 울어서가 아니라 / 어둠이 가기 때문입니다’라는 진술은 이 시의 핵심 철학으로, 변화나 시작은 어떤 계기가 아닌, 자연스러운 이치와 흐름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이는 민초의 담담한 생의 태도와도 연결된다.
끝부분에 등장하는 ‘달개비꽃’은 소박하지만 강인하게 피어나는 생명으로, 할머니와 같은 민초의 삶을 상징한다. ‘신의 선물’이라 불린 이 꽃은, 외면당하고 잊히기 쉬운 존재들의 고귀함을 일깨우는 상징적 존재로 자리 잡는다.
결국, 시「달개비꽃」은 사라지는 기억과 고단한 삶을 껴안으며, 그 안에서 빛나는 사랑과 지혜를 발견해내는 서정시이다. 잊혀진 것들 속에 깃든 숭고함을 조용히 비추는 이 시는, 독자에게 따뜻한 울림과 함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7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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