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방소멸대응기금’ 808억 배분받고도 집행률 32%
전국 인구감소지역 평균보다 높지만 실질적 성과는 ‘미미’ 복합사업 확대 속 지자체 사업 지연·협업 부재 여전 “기금이 아닌 정책의 문제… 지역이 원하는 방식으로 써야 진짜 대응”
조경환 기자 / 입력 : 2025년 10월 16일
지방소멸 위기에 처한 전북의 현실은 여전히 무겁다. 정부가 해마다 1조 원씩 조성하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지역의 변화를 체감하기는 어렵다. 전북의 기금 집행률은 32%로 전국 인구감소지역 평균인 24.2%보다는 높지만 여전히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행정안전부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상식 의원(더불어민주당·용인시갑)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북은 올해 808억 원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배분받았으나 실제 집행된 금액은 258억 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48.1%였던 집행률이 1년 만에 16%포인트 이상 떨어진 셈이다. 도내 14개 시·군 중 11곳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상당수 사업이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어 지역 내에서는 “예산만 돌고 실질적 변화는 없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집행률보다는 방향의 문제를 지적한다. 지자체가 스스로 기금의 목적과 방향을 정할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한 자생력은 지역 내부에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인구감소 대응을 위한 핵심 재원으로 2022년부터 2031년까지 매년 1조 원씩 조성된다. 올해는 광역지자체에 1,494억 원, 인구감소지역에 7,112억 원, 관심지역에 368억 원이 배분됐다.
그러나 기초자치단체의 평균 집행률은 24.2%, 관심지역은 21.5%에 머물고 있으며 광역단체의 집행률이 75.7%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현장 실행력의 격차가 컸다.
전북의 경우 복합사업 비중이 특히 높다. 전체 기금사업 532건 중 190건, 금액으로는 4,164억 원이 복합사업에 해당한다. 일자리 창출, 저출생 대응, 주거환경 개선 등을 함께 추진하는 구조지만 행정 절차가 복잡하고 지자체 간 협업이 원활하지 않아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사례가 많다.
복합사업이 확대된 배경에는 중앙정부가 지방소멸 문제를 단일한 해법으로 다룰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지만, 실제로는 사업 간 조정 실패와 예산 집행 지연이라는 부작용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사업의 속도가 더딘 이유로는 행정 절차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체감도가 낮은 점도 꼽힌다.
문화관광 시설 정비나 공공임대 리모델링, 창업공간 조성 등 단기적 사업에 집중되면서 지역의 근본적 문제인 인구 유출, 일자리 부족, 교육 여건 악화에는 큰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상식 의원은 “지방소멸 대응은 건물 하나 짓는 사업이 아니라 지역이 살아남는 전략이어야 한다”며 “기금 집행률이 아니라 실제 지역 변화로 평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조경환 기자 |
조경환 기자 /  입력 : 2025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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