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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공공시설 ‘배리어프리’ 설치율 0%… 장애인 접근권 후퇴

공영주차장 등 설치율 전국 최하위
전북도 14개 시군 예산 반영 공문 하달

조경환 기자 / 입력 : 2025년 11월 05일
장애인과 노인 등 정보취약계층을 위한 ‘배리어프리(BF) 키오스크’ 설치 의무화가 시행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전북 공공시설의 접근성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지역 공영주차장, 보건소, 공공도서관 등 주요 공공시설의 BF 인증 키오스크 설치율은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법 시행 취지와 달리 실질적인 접근권 보장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운영위원회)이 최근 국감에서 전국 17개 시·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공공시설에 설치된 키오스크 5,715대 중 BF 인증 제품은 723대(12.7%)에 불과했다.

BF(Barrier Free) 키오스크는 화면 높이 조절, 음성 안내, 휠체어 접근 공간 확보 등을 통해 장애인과 노약자 등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무인기기다.

그러나 전북의 설치 현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공영주차장 609곳에 설치된 83대 중 BF 인증 제품은 단 한 대도 없었고, 보건소는 15곳 중 6대가 설치됐지만 이 중 인증을 받은 것은 1대뿐이었다.

공공도서관 역시 67개소에 149대가 운영 중이지만, BF 인증을 받은 것은 39대에 그쳤다.

전주, 익산, 군산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도 BF 인증률이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장애인과 노약자 등 정보취약계층은 여전히 공공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전주에 거주하는 김모(62·남) 씨는 “무인 주차정산기 화면이 너무 높고 글씨가 작아 직원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배리어프리 기기가 의무화됐다지만 실제로 체감되는 변화는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현행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키오스크에 장애인 접근성을 확보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기존 비인증 기기도 2026년 1월까지 교체 또는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지자체가 예산 부족과 장비 조달 문제를 이유로 교체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현재 전 시군을 대상으로 공공시설 내 키오스크 접근성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내년부터 예산을 반영해 개선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장애인단체들은 BF 인증을 이행하지 않은 기관에 대한 실효성 있는 행정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현행법상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으며,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무부 장관이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도내 장애인 단체 관계자는 “접근권은 선택이 아니라 권리”라며 “행정기관이 법적 유예기간을 핑계로 미루는 사이, 장애인은 여전히 ‘무인화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조경환 기자


조경환 기자 / 입력 : 2025년 1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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