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생명산업지구 확대, ‘돈 되는 농업’ 실증모델 돼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4월 05일
전북특별자치도가 ‘글로벌 생명경제도시’라는 원대한 비전을 선포하고 그 핵심 동력인 ‘농생명산업지구’ 지정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확정된 종합계획은 전북의 미래를 농생명 산업의 메카로 설정하고, 이를 뒷받침할 획기적인 자치 특례들을 담아냈다. 바야흐로 전북 농업이 단순한 먹거리 생산 기지를 넘어 가공, 유통, R&D가 결합된 고부가가치 산업 생태계로 진화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화려한 청사진이 장밋빛 환상에 그치지 않기 위해 이제는 ‘특례의 확보’라는 상징성을 넘어선 ‘실질적인 수익 모델’과 ‘사람이 살 만한 농촌’이라는 실증적 성과를 증명해 내야 한다. 농생명산업지구의 성공을 가름할 첫 번째 관건은 생산부터 가공, 유통, 연구개발(R&D)에 이르는 이른바 ‘수직계열화’의 완결성이다.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김제의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중심으로 고도화된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의 강력한 가공·유통망과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여기에 정읍의 그린바이오 및 미생물 산업 거점을 R&D 엔진으로 삼아 전북 전역을 하나의 거대한 ‘농생명 가치사슬(Value Chain)’로 묶어내야 한다. 전북특별법이 부여한 농업진흥지역 해제 권한이나 농지 전용 특례 등은 단순히 규제를 푸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들어와 농산물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가공하고, 국가급 기술력을 현장에 즉각 투입하며, 이를 스마트 물류 시스템으로 전 세계에 수출하는 거대한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또한 ‘특례 남발’에 대한 경계와 ‘실질 성과’의 창출이 필요하다. 현재 도내 여러 시군이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워 농생명산업지구 지정을 희망하고 있다. 지자체 간의 경쟁은 고무적이나, 자칫 선거를 앞둔 지역구 달래기식 선심성 지정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북만이 가진 종자, 미생물, 식품 가공 등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곳에 자원을 집중 투입해야 한다. 도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특별법 조문 수가 아니다. 내 자녀가 취업할 수 있는 번듯한 일자리와 농가 소득의 획기적인 증대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제는 사람이다. 농생명산업지구에 아무리 최첨단 스마트팜이 들어서고 글로벌 기업이 유치된다 하더라도 그곳에서 일하고 생활할 사람들이 없다면 지속 가능성은 제로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농촌의 현실은 암울하다.
아이가 아플 때 달려갈 소아과가 없고, 자녀를 믿고 맡길 교육 인프라가 부재한 상황에서 청년 농업인이나 연구 인력에게 ‘애향심’만으로 정착을 강요할 수는 없다. 농생명산업지구 확대 전략에는 반드시 ‘정주 여건 대전환’이 병행돼야 한다. 지구 내에 거점별 의료·교육 시설을 패키지로 구축하거나, 자치 특례를 활용해 농촌형 고품격 주거 단지를 조성하는 등 파격적인 정주 여건 개선책이 나와야 한다.
농생명산업지구는 단순한 행정 구역의 명칭이 아니라, 대한민국 농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북형 자치 모델’의 결정판이 되어야 한다. 전북자치도는 지구 지정 확대 과정에서부터 기업의 수요와 지역의 여건을 꼼꼼히 살피고, 규제 완화가 실제 투자와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경로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두고 있다. 전북의 들녘에서 시작된 농생명 산업의 혁신이 ‘돈 되는 농업, 살기 좋은 농촌’이라는 구체적인 열매를 맺기를 도민들은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전북자치도의 치밀한 전략과 과감한 실행력이 필요할 때다. |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  입력 : 2026년 04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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