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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사건사고

`밤길, 빗길엔 무용지물` 불법 차선 시공 적발


염형섭 기자 / 입력 : 2019년 06월 04일



도내에서 부실시공으로 건설사대표등 29명이 무더기로 입건된 가운데 부실시공의 원인인 하청장사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전북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불법 차선 부실시공을 한 건설사 대표 A(40·여)씨 등 20명과 무면허 하도급 업자 B(54)씨 등 9명, 총 29명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또 부실시공을 묵인하고 준공검사서 허위 작성 혐의(허위공문서작성)로 전주시 소속 공무원 C(3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문제가 된 차선은 밤길과 빗길에는 보이지 않아 사고 위험이 높았는데, 차선도색 업체의 부실시공 및 공무원의 관리감독 소홀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행정기관으로부터 차선 공사를 받은 원청업체가 고액의 수수료만 챙기고 불법으로 사업을 다른 업체에 맡기는 '하청 장사'가 만연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건설업자들은 지난해 전주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발주한 차선도색공사 24건(21억원 상당)을 수주한 뒤 부실 차선 도색 공사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청업체들은 하도급을 주는 대가로 전체 공사 금액의 30~40%(6억2000만원 가량)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겼다.

이에 불법 하도급을 받은 B씨 등은 실제 공사비의 60%만으로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청업체들은 공사비가 부족해 손해 만회 및 이윤을 남기기 위해 재료를 설계안에 못 미치는 양을 쓰며 고휘도 반사 유리알 대신 저렴한 일반 유리알을 사용하는 등 부실공사를 강행했다.

실제 일반적으로 1.5~1.8㎜ 두께에 해당하는 차로의 도막(도로에 발린 도료의 층)은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밤길과 빗길 운행 시 운전자의 차로 인식을 돕는 휘도(차선의 밝기)도 기준치 미만으로 측정됐다.

조사 결과 A씨 등 원청업체들은 '도장공사업' 관련 면허만 있고, 장비와 인력, 기술 등이 없어 직접 시공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공사 종료 6개월이 채 안 된 도로가 '재시공'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이 같은 부실시공은 차선의 내구성이 떨어지게 하며, 빗길과 밤길 운행 시 차선이 안보여 교통사고 유발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전주 시내 한 초등학교 앞 신설도로가 휘도측정 없이 준공됐다'는 부실시공 의심 첩보를 입수,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이후 전주시·도로교통공단과 함께 최근 완공된 도로 또는 휘도측정 없이 준공된 도로를 조사한 결과 부실공사 정황을 포착, A씨 등 업자들을 무더기로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다른 지자체에서도 불법 하도급에 따른 차선도색 부실시공 사례가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며, 업체 대표들과 감독 공무원 사이에 뇌물이 오간 정황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호철 전북청 교통범죄수사팀장은 "이번 수사 결과 24건의 공사 중 단 한 건만 정상적으로 시공됐다"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도로 차선도색 및 교통 시설물 공사에 대해 지속해서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염형섭 기자 / 입력 : 2019년 06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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