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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영 시인
미워할 수 없는 사랑
히말라야 체르고리봉에서 하산하다가 한쪽 눈은 완전히 감겨 보이지 않고, 추가 기운 듯 몸은 비틀 걸음 한숨 깊어 가는데, 희미한 영상 하나 계속해서 따라온다. 움찔하는 몸의 반응이 주변을 살피지만,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오지에 혼자 있다는 사실이 소름 돋는다. 잠시 후 영상의 실체가 육신의 그림자임을 알게 된다. 현상 집착에 대한 삶의 어리석음도 함께 깨닫는다. 육체는 그림자를 만들어 낸 실체임에 틀림이 없지만, 그 육신은 영혼의 그림자였고, 나는 그 허상을 좇아 마음을 빼앗겼다. 영혼의 그림자 육신에 대한 집착이 어리석음의 상을 만들어냈다. 무계획적인 삶에서 오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좀 더 진지하게 세상을 살았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나는 그림자를 통해 내 안의 본질과 이성의 조합법을 알게 되었고, 현실을 통해서 미래의 영혼을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을 얻었으니, 체르고리봉의 아픈 상처는 끝내 미워할 수 없는 사랑이었다.
□ 정성수의 詩 감상 □
시는 체르고리봉에서의 산악 사고로 한쪽 눈을 잃은 시인이 자신의 삶과 사랑에 대해 회고하고 반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육신이 영혼의 그림자라는 비유를 통해 자신의 본질과 이성을 탐구하고, 그림자를 통해 미래의 영혼을 내다보는 혜안을 얻었다고 말한다. 또한 자신의 상처가 미워할 수 없는 사랑이었다고 표현하며, 삶에 대한 감사와 용서의 마음을 드러낸다. 동시에 심리적 고뇌와 성찰을 잘 표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에 대한 불만과 후회를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삶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가치를 강조한다. 거기에 더해 자신의 상처를 사랑으로 전환하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주며, 삶에 대한 존중과 책임감을 나타낸다. 시는 언어적으로도 아름답고 풍부하다. 시인은 히말라야 체르고리봉이라는 구체적인 장소와 상황을 설정하여 독자의 공감과 몰입을 유도한다. 그림자라는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자신의 육신과 영혼, 현재와 미래, 현실과 환상 등의 대비를 효과적으로 나타낸다. 시인은 체르고리봉의 아픈 상처가 미워할 수 없는 사랑이었다는 결론을 내리며, 삶에 대한 평화와 화합을 표현한다. 시는 언어적으로도 감동적이고 깊이 있는 작품이다.
[주)전라매일신문=전라매일관리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