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오랜만에 업무상 알게 된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대학교 후배인데 실직된 상태여서 직장을 구하고 있으니, 상황이 허락된다면 입사지원을 하고 싶다고 하여 약속 시간을 정하고 흔쾌히 그를 맞을 준비를 하였다. 약속 시간 15분 전에 참으로 준수하게 생긴 그를 필자가 만날 수 있었다. 필자는 그에게 본인을 피력할 수 있는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등을 지참했는지를 물었으나 돌아온 대답은 “그게 목적이 아니고 이 확인서에 서명이나 도장을 찍어만 주시면 됩니다.”였다. 정당한 구직활동이 목적이 아니고 형식적인 구직활동으로 실업급여만 수령하려는 부정행위였다. 이를 보니 참으로 씁쓸했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얄팍하게 만들었는지 한탄스러웠다. 고용보험 실업급여는 근로자가 실직했을 때 일정기간 급여를 지급함으로써 실업으로 인한 생계불안을 극복하고 생활의 안정을 도와주며 재취업의 기회를 지원해 주는 제도이다. 실업으로 인한 근로자의 생활안정 및 재취업 지원이 목적이기에 이를 악용해서는 안되며, 이의 재원 또한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충당되는 것이다. 필자는 어떤 사람이 실업급여 대상자인가를 알아보았다. 그 대상자는 다음과 같았다. 1)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영리를 목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 포함)하지 못한 상태에 있을 것 2) 재취업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할 것 3) 부득이한 경우로 인한 비자발적 퇴사일 것 근로의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업급여를 부정하게 수령할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대상 기업(업체)를 방문하여 당국을 속이는 행위를 직접 목격하니 말문이 막히고 분통이 터졌다. 하지만 화를 참아내며 그에게 조용히 충고했다. “취업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오신것을 보면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구직확인서에 도장은 못 찍어 드립니다. 제 양심상 그렇게는 못 하겠으니 생각이 바뀌면 다시 방문해 주십시오.”라고 말하니 그가 당황하며 공손히 인사하고 필자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고용센터에서는 실직이 된 실직자가 실업급여를 신청하면 실업급여 수급자격을 확인한다. 기간이 맞는지, 실직의 사유가 적절한지 등을 조사하여 실업인정 절차를 진행하고 실업인정 절차를 거친 후, 실업급여가 지급된다. 이 지급액이 보통을 뛰어넘기에 부정수급이 공공연히 활개를 치고 있다고 필자는 추측한다. 실업급여는 이직 전 평균임금의 60%를 기준으로 지급되는데 최저임금액의 80% 이상, 최대 1일 66,000원까지 지급되기에 악용의 소지가 다분하다. 또한, 이직 전 피보험단위기간에 따라 소정급여일수가 정해지는데 최소 120일에서 최대 270일까지 지급되기에 한 번 그 달콤한 맛을 본 사람이라면 ‘근로의 대가’가 아닌 ‘부정수급의 늪’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 할 가능성도 크다고 생각한다. 노동부 홈페이지 고용보험 실업급여 사이트에는 실업급여 수급 대상자를 위해 이렇게 표기하고 있다. 1) 재취업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2) 실업인정 신청을 정기적으로 해야 합니다. 3) 실업급여 수급 중에는 다른 근로를 할 수 없습니다. 실업급여는 실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아주 좋은 제도이다. 어쩔 수 없이 실직했다면 실직 후에는 빠르게 실업급여를 신청하여 경제적 안정을 찾고, 구직 기간동안 성실하고 부지런히 움직여 적절한 곳에 재취업하는 것을 장려하는 선진국형 제도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받게 되면 수급액을 반환해야 할 뿐 아니라, 실업급여 지급 제한, 부정수급액의 최대 5배를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벌도 있으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고 한다. 2024년부터는 모두가 대한민국이라는 선진국에 살면서 선진화된 제도를 좀 더 세련되게 활용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으면 한다.
/이택규 본지 편집위원 한국수상안전협회 부회장 대전수영연맹 부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