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새끼 5남매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6월 03일
세상에 이런 일이? 방송이 요즘 인기 프로그램이다. 살아가면서 생 각하지 못한 일들을 만날 때 관심을 갖게 되고 일에 빠지게 된다, 예 상하지 못한 일들이나 사건을 만날 때 그 일에 사람들은 매료된다. 이 럴 수가 있는가? 1남 4녀 5남매를 둔 가장이 아내가 몹쓸 병에 걸렸다 고 아내를 버리고 도망을 갔다는 말인가? 혹시라도 살 수 있을까 이 병원 저 병원 수술하고 항암치료를 할 때 남편이 이혼하자고 졸라대 이혼을 해 주었더니 곧장 사라졌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알고 나는 그녀에게 용서를 구했다. “병든 아내를 버린 무정한 남편을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이 세상 남자를 대신하여 제가 용서를 구합니다.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환자는 눈을 감은 채 말 이 없다. 듣고 있는지 감은 눈가에 눈물만이 조르르 흐른다. 주인공은 41세 위암, 김O래님이다. 젊은 엄마이다. 건너 산에 영산홍과 벚꽃이 시들어지게 핀 주말에 그만그만한 5남매 어린자녀들이 엄마 병상을 찾아와 침상 난간에 순서대로 제비새끼처럼 족 달라붙 어 앉아 엄마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초점을 잃은 희멀건 눈의 엄마를 바라보며 초등학교 6학년인 큰아이가 흔들어 대며 ‘우리들이 왔어, 엄마 한 번만 눈떠봐’ 라고 애절하게 외쳐보지만 엄마는 미동도 없다. 가운데 아들은 주먹으로 눈물을 닦고 있고, 동생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직 유치원이나 다닐 어린 막내는 말똥말똥 큰 눈으로 엄마를 바라보고 있다. 주말이 되어 할머니가 엄마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여주기 위해 아 이들을 데려온 것이다. 할머니는 의식이 없는 며느리에게 주문을 하 듯 말을 이어간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가라는 것이다. 애들은 내가 잘 보살펴주고 키워줄 터이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가라는데 양친 부 모가 살아 키워도 힘이 드는 세상인데 할머니 혼자 어찌 하겠다는 것인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 아이들을 다시 바라보니 딸들은 딸대로 어디하나 빠지지 않게 예쁘고, 아들은 아들대로 반듯하게 잘 생겼 다. 이 아이들이 부모 없이 어찌 살아갈거나. 녹록치 않은 세상에, 억 장이 무너져 내린다. “하나님도 무심하지”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아이들을 다섯이나 두고 아내가 병들어 죽게 되니 무책임하게 이혼 하고 도망가는 남편은 누구인가? 사랑하는 아이들을 남겨두고 눈을 감아야 하는 엄마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엄마 아빠 없이 살아가야하 는 아이들의 운명은 어찌 될 것인가? 제아무리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해도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화가 나고 속이 상한다. 아이들 엄마가 가는 날은 봄비가 내리는 오후시간이었다. 봄비가 장맛비처럼 굵어진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두고 가야하는 엄마의 눈 물일 터이고, 엄마를 보내는 다섯 아이들의 눈물일 터이다. 이러한 비 참한 광경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하늘의 눈물일 것이다.
/김영진 시인 |
전라매일 기자 /  입력 : 2024년 06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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