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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풀꽃처럼

작은 풀꽃 가까이서 보면 여러 가지 의미 있는 메시지 가장 부드러운 모습으로 전해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07월 30일
맑고 신선한 숲 공기를 마시며 싱그러운 초록의 숲길을 산책하다보면 조급한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평온하고 상쾌하다.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나무, 꽃, 바람 그리고 소리가 어우러진 오솔길을 걸으며 자연의 오묘한 아름다움이 가슴에 차올 땐 지친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린다.
여기저기 숲 풍경을 둘러보다 무심코 가던 길을 멈추고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허리를 구부려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이내 쪼그리고 앉아서 작은 풀꽃의 사랑스러움에 눈을 떼지 못한다.
작은 풀꽃을 가까이에서 자세히 보면 여러 가지 의미 있는 메시지를 가장 부드러운 모습으로 전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풀꽃이 뿜어내는 메시지로 들어가 보면,
첫째, 풀꽃은 작을 뿐 완전한 꽃으로 피워낸다. 꽃이 갖추어야할 구성요소를 모두 잘 갖추고 있다. 풀꽃들은 색깔, 모습, 표정 그리고 향기도 제각각인데 공통점은 당당히 해맑게 피어있다는 것이다. 누가 별 관심을 주지 않아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다 해내고 밝게 세상을 바라본다. 보이지 않는 숲 길 끝자락, 들길 언저리, 담장 밑, 논밭두렁, 해변가, 바위틈, 심지어는 낭떠러지 절벽의 틈새에서도 완전한 꽃으로 번듯이 피어 있는 모습이 얼마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가! 그들은 어디서든 꽃피울 자유를 즐기는 것 같다.
둘째, 풀꽃은 매서운 폭풍우가 몰아쳐도 파르르 몸을 떨뿐 자태를 유지한다. 잠시 바람과 빗방울이 쉬어가도록 품어주며 흐트러짐이 없다. 오히려 흔들리는 물방울 속에서 영롱한 자태를 선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자존감 있는 사람이 자신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를 향하여 보여주는 모습이 이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셋째, 누군가를 유인하려고 화려하게 부풀리지 않고 진한 향을 내 뿜지도 않는다. 필요 없는 양상으로 귀한 에너지를 헛되이 방출하지 않는 것이다. 그저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의미를 충실하게 지킬 뿐이다. 주어진 삶에 가치 있는 의미를 담아서 묵묵히 수행하며 세상의 질서를 지켜내는 사람을 보는 듯하다.
넷째, 떠날 때는 조용하고 겸손하다. 화려한 목련이 시들어 떨어지는 모습을 보라. 마치 몸부림치는 듯하다.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모습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듬뿍 받았던 목련이 아닌가? 무슨 미련이 있어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는 듯 가는 자리가 그리도 요란한가! 그러나 작은 풀꽃은 꽃받침에 몸을 움츠리고 달싹 붙어서 마치 또 다른 색깔의 꽃인 양 겸손하다 못해 경이롭다.
그런 풀꽃을 보고 있으면, 삶에서 스스로 노력하여 이룬 자신의 것으로 만족하고 넘치는 욕망을 절제하며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큰 사람의 모습과 같다. 누가 이 풀꽃의 일생이 크고 화려한 꽃보다 못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거대한 자연에서 이 아름다운 풀꽃이 없다면 얼마나 쓸쓸하고 잔정 없이 삭막할까?
작은 풀꽃으로 살아가는 것은 나다운 삶을 사랑하고 은근히 즐기면서 사는 선택받은 삶이다. 밖으로 과시하지 않고 내면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을 인정하고 마음의 평안을 누릴 줄 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귀하게 여기며 피워낸 품격 있는 최상의 꽃이다.
풀꽃 같은 삶은 많이 가진 사람, 많이 배운 사람, 많이 아는 사람, 잘생긴 사람, 재능이 뛰어난 사람을 시기하지 않으며, 오히려 인정하고 존중함으로서 다른 역할을 해 줌에 대하여 귀하고 감사하게 여길 테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삶인가?
작은 풀꽃과 같은 사람이 많으면 세상이 참 행복하고 평화로운 생활의 터전이 될 것 같다. 우리도, 사랑하는 아이들도 하나의 작은 풀꽃처럼 아름답게 살아가면 어떨까? 결국 화려한 목련도 가고, 작은 풀꽃도 가는데 화려한 꽃이었는가가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산책을 떠올리면 작은 풀꽃들이 눈에 어른거려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조금 더 친해지려고 . . .

/최인숙(아동문학가, 문학박사)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0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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