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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자전적 에세이> 교룡산성26. 일제강점기 망명문학 재평가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09월 23일
일제침략기 한국의 국내문학은 조선총독부의 언론탄압 정책에 의해 민족의 얼이 살아남을 수 없는 식민지 종속문학으로 전락되었다고 본다. 1910년 일인들의 '고문경찰소지(顧問警察小誌)'를 보면 일제는 그들의 침략정책을 은밀히 시행코자 조선과 강화도조약과 한일협약을(1904) 맺고 조약에도 없는 경찰고문을 파견하여 유생들의 탄원서와 벽보 신문 원고를 사전에 검열하여 반일감정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었다.
그들은 조선 총독부를 중심으로 치밀하게 짜여진 식민통치 정책으로 우리의 역사와 민족정기를 식민사관으로 왜곡 폄하시켰음은 물론, 국민감정 또한 병약하고 감상적인 자기비하증에 젖어들게 하였으니 이러한 현상은 특히 당시의 문학에 두드러지게 나타나 있다. 불행하게도 이때 우리는 망국민이 되어 식민지 노예로 묶여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제는 육당 최남선, 춘원 이광수, 이인직 등을 통해 한일합방을 찬양하는 '경부철도가'와 자유연애 사상을 부추기는 신소설 '무정' 그리고 일본군을 인도주의자로 미화하는 '혈의 누' 등을 쓰게 하였는가 하면, '창조', '페허' '백조' 등의 각종 문예지에 퇴폐적· 허무적 감상주의를 문학의 본령인 양 부추켜 그 악폐가 오늘까지도 한국의 문학사에서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일제침략기에 간행된 국내문학은 민족이 처해있는 현실을 괴로워하거나 또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오히려 이 시기 우리 문학이 성장 발달되었다고 기술하여 왔으며, 지금까지도 그러한 문학사를 한국의 중·고·대학의 교재에서 그대로 가르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면에 당시 해외동포들의 출판물(문학)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발간된 '공립신보'를 보면 ‘건곤감리 태극기를/ 지구상에 높이 날려/ 만세 만세 만만세로/ 대한독립 어서 하세’(1908.4.1.) 하였는가 하면, 블라디보스톡(러시아 연해주)에서 발간된 '권업신문'에서는 ‘얼음도 썩고 눈조차 쉬는/ 블라디보에/ 이상타 안 썩은 것은/ 태백의 령(靈)(1914.1.18.) 그리고 상해의 '독립신문'에서 '화려한 금수강산 삼천리 땅은/ 선조의 피와 땀이 적신 흙덩이/ 원수의 말굽에 밟는단 말가/ 아! 이 부끄럼을 내 못 참으리(1922.8.29.)' 등으로 국권회복과 조국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구구절절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마침 한국 정부에선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역대정권이 못해 왔던 역사 바로 세우기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3월부터는 조선총독부에 의해 지정된 문화재를 전면 재평가 한다고 하니 이제야 비로소 자주 독립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발맞추어 한국 정부에 바란다. 일제침략기 조선 총독부의 언론통치 아래에서 엮어진 한국의 근.현대문학사도 시급히 재평가 되어야 한다.
또 이를 위해 일제시대 해외에서 동포들에 의해 발간된 신문 잡지 교회주보 등 각종 간행물들을 국가차원에서 수집하여 역사 바로 세우기의 귀중한 자료로 삼아야 한다고-, 일제의 감시를 피해 발간된 해외동포들의 이러한 자료들에는 이민 초기 우리 해외 망명 동포들의 피땀 어린 눈물과 국내문학에서 볼 수 없는 한 맺힌 민족혼들이 뜨겁게 아로새겨져 있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헤 필자는 지금 U.C. 버클리대학의 동아시아 도서관을 중심으로 일제침략기 재미 한인동포들에 의해 발간된 문학 작품들을 수집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을 한국근·현대문학사로 새롭게 엮어 우리 2세들에게 가르칠 생각이다. 정부 당국과 교포 여러분들의 많은 자료 협조로 그간 왜곡되고 굴절된 한국의 문학사가 바로 잡혀, 후손들에게 이 시기 우리 조상들의 자랑스런 모습과 민족의 자긍심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김동수, ‘일제하 해외출판물 재평가 시급’, 1996년 3월 21일, 샌프란시스코 <한국일보>, 특별기고에서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09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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