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 양수현
넝쿨져 피어오른 곱디고운 능소화
간다는 말도 없이 툭툭툭
툭툭툭
송이 채 제 몸 떨구며 지상과 하직한다
떨어진 꽃송이 톡톡톡 톡톡톡
가시는 걸음걸음 그 앞에 고이 두면
아버지 해질녘마다 노을 되어 내게 온다
□ 정성수의 詩 감상 □
시조는 능소화의 전설과 연관된 사랑과 이별의 슬픔을 표현한 작품이다. 능소화는 임금님을 기다리다 죽은 궁녀 소화의 넋이 꽃으로 환생했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 꽃은 임금님의 발걸음을 듣기 위해 담장 위로 올라가서 나팔처럼 생긴 꽃을 피운다고 한다. 이 꽃은 하루만 피어있다가 통째로 떨어지는데, 이것은 소화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한 슬픔과 절망을 상징한다. 시인은 능소화를 통해 자신의 아버지와의 이별을 회상한다. 아버지는 간다는 말도 없이 떠나셨고, 그리움에 가슴 아프다. 또한 능소화처럼 아버지를 기다리며 꽃송이를 떨구고, 떨어진 꽃송이를 아버지의 걸음걸음 앞에 고이 두면서 마음을 달래려 한다. 어조는 슬프고 애절하며, 반복되는 음절과 운율이 시조의 감정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툭툭툭’, '톡톡톡’은 꽃송이가 떨어지는 소리를 표현하면서도 시인의 가슴이 터질 듯한 심정을 나타낸다. 첫 번째 시조에서 능소화의 모습과 전설을 소개하고, 두 번째 시조에서 작가의 아버지와의 이별을 비유하면서 주제를 완성한다. 따라서 감정적인 표현과 상징적인 비유를 통해 사랑과 이별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을 잘 전달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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