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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전하는 말(3)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10월 31일

최공섭
프리랜서 PD

‘한강! 고맙다! 기쁘다! 5월, 이제는 세계정신!’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던 광주 전일빌딩 외벽에는 아직도 그날의 총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데, 해방 후 처음으로 바로 한글이 원문인 한강의 작품을 10월 9일 한글날 다음날 10일 저녁 8시(한국시각)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국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역사적 상처에 직면하고 인간 삶의 취약성을 노출시키는 한강의 시적 산문”을 이유로 그녀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제주 4·3 폭동 미화, 광주사태 미화, 이따위 빨갱이 작가에게 상을 주는 게 말이 되나. 정신이 없어.”라며 지난 14일 주한 스웨덴 대사관 앞에선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등 일부 보수단체가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 발표하는 스웨덴 한림원을 규탄한다고 나선 이들은 “편파 편향된 역사 왜곡에 손을 들어주는, 노벨상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스웨덴 한림원을 규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어이없는 주장을 늘어 놓았다.
이런 극단적인 현실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유혈진압한 데 대해서는 “이전부터 유감을 표했고, 발포명령을 내린 사실이 없다는 일도 확인됐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지난 2021년 11월 23일 전두환 향년 90세로 무사히 사망한 것부터 시작된다.
다행히 국가보훈처는 전 씨가 내란죄 등으로 실형을 선고 받았기 때문에 국립묘지에는 안장될 수 없게 되었다.
이런 뻔뻔스런 국가 권력에 의한 살인과 폭력을 조용하게 담담히 고발한 한강의 작품이 전 세계적인 인정을 받아내었다. 이제 대한민국 최초로 수상한 노벨상 덕분에 그렇게 부인하고 지우려던 국가 권력의 폭력을 정확하게 교과서에 실리게 되는 날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절대 권력자의 편이 아니라 중학교 3학년으로 그린 어린 동호, 동호의 문간방에 사글세 사는 친구 정대와 누나 정미, 가난한 집안의 누나로 동생대학 보낸 후 나도 열심히 해서 대학가겠다는 방직공장 소녀 가장의 꿈을 적나라하게 빼앗긴 정미 남매의 사연, 양장점 미싱사로 삶을 꾸려간 선주누나, 서울서 대학을 다니다가 휴교령으로 내려온 진수 형등 어린 소년 동호와 주변 10대 소년, 소녀들의 눈에 비친 참혹한 국가 폭력 현장을 그림처럼 선명하게 그려 주었다.
작가 한강은 2014년 실제 주인공인 문재학의 이야기를 바로 ‘소년이 온다’라는 소설로 그려냈다.
소설 속 주인공 동호가 문재학 열사다.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씨(85)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마음이 울컥하고 눈물이 났다”고 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문재학은 항쟁의 중심지였던 옛 전남도청에서 5월27일 새벽 계엄군의 진압작전으로 사망했다.
그는 5·18 당시 전남도청에서 사상자들을 돌보고 유족들을 안내했다.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공개한 사진에는 1980년 5월27일 오전 7시50분쯤 옛 전남도청 경찰국 2층 복도에 흥건히 피를 흘리며 쓰러진 교련복을 입은 소년 두 명이 있었다.
같은 고등학교 친구였던 문재학과 안종필이었다.(경향신문 10.11)전두환과 같은 절대 권력자나 보안사등의 권력기관의 담당자들은 그저 씨를 말려야 할 빨갱이 빨갱이년놈들로 욕설을 밷으며 그들의 어린 몸에 총격과 학살, 고문을 공권력의 이름으로 자행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미 1979년 가을 부마 항쟁을 진압할 때도 청와대 경호실장 차지철은 박정희에게 “캄보디아에서는 이백만명이 죽었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라고 무모하게 말했듯이 1980년 5월 박정희의 양아들로 불리던 전두환은 거리낌 없이 비무장 시민들을 향해 화염발사기와 총탄을 발사했다. 작가 한강은 이런 국가폭력 현장을 기록하면서 왜 이런 무자비한 폭력이 우리 역사에 반복되는가? 인간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묻고 있다. ‘그러니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입니까?
우리들은 단지 보편적인 경험을 한 것뿐입니까? 우리는 존엄하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을 뿐. 언제든 아무것도 아닌 것, 벌레, 짐승, 고름과 진물의 덩어리로 변할 수 있는 겁니까?
굴욕당하고 훼손되고 살해되는 것, 그것이 역사 속에서 증명된 인간의 본질입니까?“(위책 134P)
청산되지 않은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3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은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감행한다면, 반드시 더 큰 대가를 치를 것입니다.”
이어 반복적으로 지난 10월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에서도 “전쟁이냐 평화냐를 협박하는 위장 평화 전술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도발 위협에 굴복해 얻는 가짜 평화는 우리 안보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릴 뿐”이라는 국민에게 위험한 폭력과 증오심을 불러일으키는 도발적인 언사를 거리낌없이 던졌다.
우연처럼 박정희 곁에 차지철이 있듯이 오늘 윤석열 곁에 바로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 김용현이 있는 것같이 똑같은지, 최근 타전된 국정원의 속보에 따르면 ‘북한의 김정은은 특수부대 1천500명을 청진·함흥·무수단 지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동시켰고, 북한이 최정예 특수작전부대인 11군단, 소위 폭풍군단 소속 4개 여단 총 1만 2천여명 규모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강대강, 극과극으로 치닫는 현실에 대해 이미 우린 작가 한강이 기록한 5.18의 수많은 희생자들에 앞서 일어났던 박정희의 월남 파병으로 인한 불행을 어찌 잊을 수 있는가?
1964년 9월 11일 1차 파병을 시작하여 1966년 4월까지 4차에 걸친 베트남 전쟁에 파병한 댓가로 5,099명의 사망자, 11,232명의 사상자와 참전 군인 중 159,132명이 고엽제 등으로 인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불행을 오늘 2024년 다시 북한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소식은 우리를 더욱 낙담하게 한다.
왜 김정은은 또 다시 박정희 정부가 자행했던 대리전쟁의 비극을 북한 주민에게도 전가시키려 하는가?
북한이 당면한 에너지위기, 식량위기, 정권불안을 러시아 파병으로 국민들에게 넘겨서는 안된다.
무모하고 어리석은 권력자의 결정적 한마디는 헤일 수 없는 무고한 국민들의 죽음과 피해로 고스란히 남겨지는 것을 왜 모르는가?
스웨덴 공영 SVT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강 작가는 “나는 평화롭고 조용하게 사는 것을 좋아한다.
글쓰기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하며 아버지 한승원를 통해 ‘잔치를 하고 싶지 않다’고 전한 것과 관련해선 “세계에 많은 고통이 있고, 우리는 좀 더 조용하게 있어야 한다.
적어도 언젠가는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폭력과 살인을 멈춰야 한다는 것은 아주 분명한 결론”이라고 했다. 한 사람의 권력욕이 빗어낸 5.18의 비극 ‘군인들이 반란을 일으킨 거잖아. 너도 봤을 거 아야.
한낮에 사람들을 때리고 찌르고 그래서 안되니까 총으로 쐈잖아. 그렇게 하라고 그들이 명령한 거야.
그 사람들을 어떻게 나라라 부를 수 있어(위책 17P) 그런 나라 폭력이 다시는 남한이든 북한이든 어디서든지 일어나서도, 일어나게 해서도 않되는 역사적 과업이 바로 우리가 직시할 사명임을 작가 한강은 분명하게 보여주며 엄정하게 경고하고 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10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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