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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김숙 전)중등학교교장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11월 05일
이런 장면 장면을 보면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는 카메라로 쓰는 시詩다.”라는 명언이 떠올랐는데 「일 포스티노」야말로 카메라로 쓴 시가 아닐까.
백 교수는 특강을 마무리하며 영화에서 비유는 이미지화라고 했다.
이를테면 아프다는 것을 썩은 사과, 다친 고양이로 대치해 보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문학이 은유를 거치면 놀라운 매직이 되고 새로운 감동이 일어난다고 했다. “우리는 왜 문학 하는가? 매직 때문에 한다.
세계적인 거장의 영화도 이미지를 통해서 매직을 만들어낸다.
문학이나 영화는 사물이나 풍경의 은유를 통해서 매직을 이루어낸다.”라고 했을 때 바닷가를 산책하며 마리오에게 메타포를 깨우쳐 주던 파블로 네루다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일 포스티노」의 여운이 오래 남아 원작인 『네루다의 우편배달부(El Cartero De Neruda)』를 읽었다.
얼핏 들으면 네루다가 쓴 우편배달부라고 착각할 수도 있지만, 원작자는 안토니오 스카르메타(Antonio Skármeta)로 칠레 출신 작가다. 소설에서는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성적 묘사나 더 곡진한 문장, 다양한 은유에 대해 또 다른 상상을 할 수 있었다.
영화와 소설의 후반부는 달랐다.
물론 배경도 같지 않다. 네루다가 실제 살았던 곳은 칠레의 해안 마을 이슬라 네그라였다.
1971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한 민중 시인 네루다는 1904년부터 1973년까지 이 해안 마을에 정착했다.
영화에서는 이탈리아의 섬마을을 망명지로 설정했다.
혹시 원작이 실화냐고 물을 수 있겠는데 그렇지는 않다.
네루다와 그의 시는 대부분 사실이다. 나머지는 시인을 좋아했던 작가의 기억을 바탕으로 창작한 소설이다.
파블로 네루다는 평범한 삶을 추구했던 이가 아니었다.
시인이면서 지극히 정치적 인물로 스페인 내전 후 반파시스트 운동을 했다.
공산당원이었고 상원의원으로 정치적 탄압을 받아 망명 생활을 했다.
안토니오 스카르메타는 이런 네루다의 무거운 성향보다 밝고 친근한 쪽을 드러내며 그의 참모습을 그렸다.
그래서 마리오와 베아트리체를 등장시켰고 그들의 러브라인을 서브 플롯으로 삼았다.
인용 시 역시 장중하거나 어려운 『모두의 노래』 『지상의 거처』보다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중에서 택했다.
덕분에 따뜻한 인간애와 코믹한 장면들이 가슴에 남았다.
현대사에 얽힌 이탈리아와 칠레의 정치적 비극을 익살스럽게 끌고 나간 점도 돋보였다.
덕분에 영화 「일 포스티노」는 나비처럼 날개를 펼치며 내 가슴에 안겼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1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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