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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사설/칼럼

칼럼-워즈워스의 동양적 자연관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11월 25일

김동수
시인
전라정신연구원 이사장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가슴은 뛰노나.’ 이는 널리 알려진 영국의 낭만파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1770-1850)의 시로서 우리 국민들이 모두 좋아하는 시 중의 하나이다. 그의 시가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데에는 그의 남다른 자연 사랑에 있다.
워즈워드는 평소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는 동양적 자연관을 갖고 그 안에 어떤 영적(靈的)인 힘이 있다고 보았다. 자연을 묘사할 때에도 보이는 현상보다 현상 너머의 세계에 깃든 신비스러움을 그 안에서 찾고자 하였다. 가시적 대상에서 오는 감각적 기쁨은 영속성이 없지만, 자연과의 교감에서 얻어진 감동은 인간을 보다 깊고 높은 단계로 고양시켜 주는 힘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아왔으면서도 자연이 베푸는 감동을 인식하지 못한 채 한 생을 살다 간다. 그러나 워즈워드는 무한한 자연 속에서 그 어떤 이법이나 질서를 체득하여 만물과 자아(自我)를 연결시킬 수 있는 생명감이 있음을 감지, 이를 찾고자 하였다. 때문에 자연을 하나의 타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통해 자아를 발견하여 그것과 하나가 되어가는 깨침의 과정으로 보았다.
그리하여 객체인 ‘자연’과 주체인 나의 마음’이 영적으로 교감되는 경지, 그 감동과 법열의 순간을 시로 승화시켜보고자 하였다.
인간은 유한하지만 자연은 스스로 자연을 자연이게 끔 하는 무한 존재의 근기가 그 안에 내재되어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그러한 영적 기운(과학적으로는 포착하지 못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감정을 정화시켜주면서 우리의 영혼을 일깨워 주는 스승이라 보았다. 그래서 워즈워드는 인간을 보다 큰 자연과 연결시켜 하늘과 땅과 사람이 삼위일체를 이루는 세계를 지향하고 있었다.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가슴은 뛰노나/ 나 어릴 때도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거늘/ 그렇지 않다면 차라리 죽으리/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원컨대, 내 생의 하루하루가/ 자연의 경건함으로 이어져 가기를
- 윌리암 워즈워드, 「무지개」 전문
어릴 때도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무지개를 보면 가슴이 뛴다고 한다. 과거의 나(어린이)와 현재의 나(어른)가 ‘무지개’라는 상징적 매체를 통해 하나의 일체감으로 이어져 있다. 세상은 변해도 그 근원적 본질은 영속되어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워즈워드는 이러한 영속성의 근원을 ‘경건함’이라 여겨, 어렸을 때 자연 속에서 느꼈던 그 감동을 잃지 않고자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라는 그 유명한 싯구(詩句)를 남겼다.
워즈워드는 ‘영혼(sprit)’이란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어린 시절 들판이나 냇가에서 느꼈던 힘(자연 속에 깃든 영혼)이 우주의 강력한 에너지가 되어 우리의 생(生)을 지배하는 근본원리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는 ‘숲에도 정신이 있다’, ‘저녁나절 굴뚝새 소리’를 ’대기의 고요한 정령’ 그리고 이 새를 ‘보이지 않는 새(invisible bird)’라 명명하면서, 그는 자연을 하나의 생명체로 여겨 그 안에 어떤 영혼이 깃들어 있는 유기체로 보았다.
이는 만물에도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보는 서양의 애니미즘과, 만물은 서로 등가(等價)를 이루고 있다는 장자의 만물제동(萬物齊同) 사상과도 같은 맥락의 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워즈워드에게 있어서의 자연은 그냥 자연이 아니다. 자연 속에서도 자연 그 이상의 아우라(Aura)의 힘 혹은 에너지를 담지하고 있는 도(道)의 세계라 하겠다.
그러기에 워드워즈는 단순히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자연의 시인’이 아니다. 자연을 하나의 생명체로 여겨 거기에서 위로와 감동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는 ‘자연을 숭배하는 시인’이다.
자연과 영혼, 인간과 자연이 하나의 존재로 충일되는 거기에 워즈워드의 시가 있고 자연이 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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