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연변 백산호텔(2000.8.4.)
한국미래문학연구원(원장 김동수) 30여명과, 연변작가협의회 시가창작위원회(주임 이성비) 회원 20여 명이 2000년 8월 4일 중국 연길시 백산호텔에서 ‘한중친선문학의 밤’ 행사를 공동 주최하였다. 한국 시인 5명과 중국 교포 시인 4명이 자작시를 낭독하고 한국 시인들의 작품을 중국 정몽호 평론가(연변 거주 시인)가, 중국 시인들의 작품을 한국 전주대학교 이기반 명예교수가 각각 상대국 시인들의 작품을 평(評)했다. 시낭독에 앞서 연변 측 대표로 이성비 주임의 환영사와 ‘연변한인문학의 실상’을 소개하였고, 이어 필자가 한국미래연구원의 활동상과 사업 계획을 발표하였다.
5. 낭독 작품
[중국 교포] 하늘을 차지하고 용용히 서 있는 아파트에 있으면 사슬이 청동사슬이 끊어지는 소리가 속살을 도려낸다. 앉아 있어도 툭툭 누워 있어도 툭툭 좀처럼 진정할 수 없는 소리 천장에서 날가 벽에서 날까 구들에서 날가 주방에서 날가 위생실에서 날가 나는 단 솥의 개미처럼 안절부절 수천 수 만년 세월에 해와 함께 달과 함께 세상 만물이 기를 모아 단단히 벼리어 낸 청동사슬이건만 오늘에 와서 하나 둘 고리 튀는 소리 -최용관, 「청동사슬」일부 ,1944년생, 연변일보 문예편집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잃어버린 슬픔과 비밀과 족속을 찾아/ 맑음으로 푸른 그 깊이를 / 잠깐 응시하면 / 이 세상 머얼리 흩어진 / 우리 겨레 모두가 / 천지를 마시며 산다는 느낌으로 -이성비, 「백두산 천지」일부, 1955년생, 연변작가협회 시창작위원회주임, 용정출생 등산길 배낭에 담은 건/ 도시락만이 아니었다./ 마음에 가득 쌓인 일상의 먼지와/ 언어의 쓰레기와 짐이 되었던/ 생각의 휴지통을 나무 위에 걸어 놓고/ 골짜기에 던지고 풀이슬에 적셔/ 맑은 벽계수- 하얀 구름에 띄워 보낸다. -김학송, 「산행일기」 일부, 1952년생, 연변문단 작가, 길림성 곡수 출생 투명한 어항 속/ 빨간 색을 톡-톡-/ 튕기는 작은 속심 하나// 낮이면 창으로 쏟아지는 / 밝은 햇빛에 딩굴고/ 밤이면 일광등/ 부드런 애무에 춤추는 / 빨간 생명은 행복해 운다. -림금산, 「금붕어」 일부, 1960년생, 도문시 출생, 옹당샘 동시회 회장
[한국 시인] 식구 다 내 보내고 없는 듯이/ 혼자 서상 앞에 앉아 졸고 있으니/ 별안간 매미란 놈 귀청 때린다.// ~중략~// 신기하기도 하고 이채로워/ 가만히 느색 살펴보니 / 요것 봐라! / 입으로 우는 게 아니라 배로 우네 - 류휘상, 「여름 한 낮」, 전북 고창 출생, 전주여상 교사 혜산과 장백 사이를 강물이 흘러간다/ 마주선 아들과 어머니/ 발밑으로 47년이 흘러간다.//70미터 강을 건너지 못하고 / 늙은 어머니가 그 때 다섯 살 아들/ 어린애처럼 운다. - 김광원, 「1997 여름, 압록강」 일부, 전주 출생, 전주 중앙여고 교사 가만있고 싶어도/ 가만있지 못하고/ 둥둥거리는 바다 한 가운데서/ 진정한 자유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다. - 전길중, 「섬1」 일부, 익산 출생, 이리고 교사 내가 취하는 날은 / 세상 빈 곳 없이 비가 내린다. / 운명에 밑줄 그어 새겼던 기호들이/ 너로 해서 채워졌기에/ 서운한 가슴 갈피를 넘기며/ 나는 너에게서 돌아 나오지 않는다. - 이전옥, 「너로 해서」 일부, 전주 출생, 한국미래문학연구원 회원 아, 한 방울의 뜨거운 눈물/ 네 곁에서 / 한 잔의 소주라도 될 수 있다면/ 다가가리, 다가가서 불꽃처럼 타 올라/ 회오리쳐 네 가슴에서 / 터질 수만 있다면 / 시가 되리라/ 허기진 날 장(場)터의 국밥처럼 / 얼얼한 눈물 / 네 곁에서 너에게 힘이 되는 / 나의 사 되리라. -김동수, 「나의 시」 일부, 전북 남원 출생, 백제예술대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