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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윤석열은 지금 대통령인가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12월 09일

전대열
대기자. 전북대 초빙교수

참 허망한 일도 있다. 누가 저리 서라고 밀쳐내지도 않았는데 자기 혼자서 콩치고 팥치다가 벌렁 나가 자빠진 정황을 전 국민이 보는 가운데 연출하였으니 이를 어쩌랴. 여섯 시간의 해프닝으로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은 날아가고 이제는 사법 리스크에 허덕이던 야당 대표가 사실상 대통령 격인 정치인으로 부각 되었다.
매일 뉴스 시간만 되면 큼지막한 사진과 함께 등장하던 윤석열의 얼굴은 처참했던 비상계엄 선포 때의 사진만 흘러 다닐 뿐 그 자리에는 이재명의 엄중한 사진으로 대체된 모양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에 대해서는 모든 언론이 총력을 기울여 해설하고 있지만 어느 것도 정답은 아니다.
내 개인적으로 보면 비상계엄 사태를 수없이 겪었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6.26사변 때에는 초등학교 고학년이어서 부모님 따라 거주하던 전주 일원의 가까운 시골로 피난을 다녔지만 대학 3학년 때는 4.19혁명에 앞장선다고 부모님의 애를 태웠다.
비상계엄이 선포되었어도 계엄군의 발포가 없었기에 경찰의 발포로 186명의 아까운 생령(生靈)이 희생되었지만 이승만의 사퇴와 망명으로 혁명은 성공했다. 그러나 겨우 1년이 지난 후 박정희에 의한 5.16군사 쿠데타로 비상계엄이 선포되면서 수많은 운동권 학생들은 예비 검속에 걸려 고초를 치러야 했다.
그리고 박정희 18년, 전두환 8년 등 군사독재의 철퇴는 모든 민주 세력을 죽이고 가두면서 자기들만의 태평가를 불렀다. 6.3사태, 삼선개헌, 10월유신, 긴급조치, 10.26사태, 5.18도륙 등 군사정권의 편의에 따라 비상계엄은 언제라도 발동할 수 있는 편리한 독재 무기였다.
나는 이 비상계엄령에 의해서 체포되어 주로 중앙정보부에서 모진 고문을 받아야 했다.
고문 후유증은 감옥살이 내내 심장을 도려내는 아픔으로 괴롭혔지만 민주주의를 향한 열정으로 투옥된 모든 동지들이 서로 격려하며 이겨냈다. 군인들은 항상 전우애(戰友愛)를 지상 최고의 우정으로 손꼽지만 감옥 동지애도 그에 못지않다.
이번에 윤석열의 어처구니없는 계엄 포고는 우리집을 뒤집어놨다. 비상계엄만 내리면 잡혀갔다는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나주 혁신도시에 있는 아들이 새벽 첫차로 서울집에 들이닥쳤고 양주에 있는 딸 내외도 합류하여 이미 해제된 계엄령의 헛바람에 허탈해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이 해프닝으로 가족 모임은 부수적으로 따라왔지만 나라 꼴은 망신살이 뻗쳐도 한참 뻗쳤다.
이제 대한민국은 사실상 대통령 없는 나라가 되었다. 국회에서 탄핵을 발의했지만 정족수 부족으로 폐기되었다.
그렇다고 윤석열이 살아난 것은 아니다. 그는 이미 대통령으로서의 권한 행사가 불가능하다.
제2의 계엄이 염려되었지만 본인의 부정으로 물 건너갔다.
이제는 국방부나 육군본부에서도 계엄이 나오더라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비상계엄은 오직 한번 밖에 효험이 없는 명령이다.
아무리 막강한 대통령의 권한이라도 아래 사람들이 고개를 외로 꼬면 그것으로 끝장이다. 윤석열의 주사위는 이미 판밖으로 튀어 나갔다.
그의 선택지는 하루빨리 그 무거운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다.
그의 시작은 좋았지만 정치를 요리하는 재주도 없고 충고와 건의를 수용하지 못하는 옹졸한 도량으로는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이쯤에서 던져야 한다. 하루가 급하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1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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