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6-04-22 07:33:23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PDF원격
검색
PDF 면보기
속보
;
지면보다 빠른 뉴스
전자신문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전라매일
·17:00
··
·17:00
··
·17:00
··
·17:00
··
·17:00
··
뉴스 > 칼럼

칼럼-중앙은행의 역할과 독립성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12월 11일

채수찬
경제학자
카이스트 교수

2008년과 2009년 글로벌금융위기가 진행되던 때 필자는 미국, 유럽, 아시아의 중앙은행, 금융규제기관, 재무부, 금융회사, 연구기관들을 돌아다니면서 정책결정자, 시장참여자, 연구자들을 만나 의견을 나누며 금융시 스템의 취약점과 개선책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있♘다. 금융위기는 다수의 기업들이 빚을 갚지 못해 금융기 관들이 이를 감당할 수 없을 때 일어난다.
금융위기가 자주 일어나는 것을 막지 못하는 큰 이유를 필자는 거시경제를 운용하고 금융시스템을 규제 하는 사람들에게 실물시장과 금융시장 간의 화폐를 매개로 하는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 고 생각한다. 후기케인즈학파 경제학자인 하이먼 민스키는 거시적 경기상황과 금융기관의 행태를 연관지어 금 융위기가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설명한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이야기하기 전에 실물과 금융의 상호작용을 이 해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경제학 모델이 아직 없다.
금융시스템에서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중앙은행이다. 중앙은행은 화폐를 발행하고 유통량을 조 절하는 기관으로서 그 가장 큰 임무는 물가안정이다. 이와 관련된 임무인 금융시스템의 안정은 중앙은행이 단 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다른 금융규제기관들과 협업해야 이룰 수 있지만 중앙은행의 역할과 책임이 크다. 나라에 따라서는 고용, 경제성장 등이 중앙은행의 부가적인 임무로 법적으로 부여되기도 한다.
2008-9년에 발생한 글로벌금융위기는 중앙은행이 하는 일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동안 중앙은행은 민 간은행들의 은행으로서 민간은행에게 돈이 필요할 때 빌려주는 일을 해왔다. 이를 최종대부자 기능이라고 한 다. 그런데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시스템은 비금융 회사나 기관에서 발행한 채권을 매입함으로써 금융기관들을 넘어서 실물부문에 직접 자금을 공급하였다. 이는 1930년대 공황 당시 중앙은행이 제대로 역할을 못한데 대한 반성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글로벌금융위기가 장기적 경제침체로 이어지는 걸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로써 중앙은행이 민간은행들을 살리고 민간은행들은 기업을 살린다는 전통적 공식이 무너졌다.
미국 중앙은행은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미국뿐만 아니라 자금경색을 겪는 다른 나라에도 자금을 공급했다. 글로벌 경제에 글로벌 중앙은행이 없는 현실에서 미국 중앙은행이 그 역할을 일부 수행한 것이다. 이는 미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인 달러가 국제거래에서 사용하는 통화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중앙은행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책결정에 있어서 독립성이 필요하다. 여기에 대해 얘기하 기 전에 먼저 얘기해야 할 것은 중앙은행은 무소불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중앙은행이 의회의 감독을 받고 행 정부와 정책조정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중앙은행이 잘못된 정책결정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00년대말 글로벌금융위기도 경기호황 국면에서 미국 연방준비이사회의 느슨한 금융정책이 오래 지속되♘던 게 큰 원인 이다. 2000년대 중반 한국은행총재는 이자율을 전반적 경기조절의 수단으로만 여기고 부동산가격은 자신이 관 여할 바가 아니라는 입장을 취했다. 그 결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였고 대출규제로 부동산가격 급등을 막는 일이 반복되♘다. 필자가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상임위 활동할 때 부동산 가격급등 문제를 다루면서 한국 은행이 선제적으로 이자율을 조정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질문을 후임 한국은행총재에게 던진 적이 있♘다. 그는 고민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답변했던 기억이 난다.
중앙은행이 무소불위도 아니고 무오류도 아니지만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성은 중요하다. 지난 이십년간 일본은행은 행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지나칠 정도로 보조를 맞추며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했는데 그 결 과는 좋지 않았다. 한국은행은 외환위기 이전에는 재무부 남대문출장소라고 불릴 정도로 행정부에 휘둘렸다. 외환위기를 계기로 통합금융감독기구가 생겨나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존중되고, 민간이 주도하는 금융산업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한국경제가 글로벌금융위기를 헤쳐나가고 선진경제로 올라서는 데에는 외환위기 직 후의 금융개혁이 한몫했다.
왜 행정부가 운용하는 재정정책의 정치적 독립성은 이야기되지 않고 중앙은행이 운용하는 금융정책의 정 치적 독립성만 이야기되는가. 재정정책 특히 재정지출은 다양한 현안문제 해결과 연관되어 있어 정부의 재량 적 정책결정이 작동될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경제전체에 유통되는 화폐와 신용의 총량을 조절하는 금융정책 에서는 마치 배가 별자리를 보고 항해하듯이 일관된 방향성과 안정성이 중요하다. 물론 재정지출에서도 총량 지표에 대해서는 안정성 있는 운용이 바람직하다.
중앙은행은 평시에도 위기상황에서도 경제를 지탱하는 근간이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그 역할이 변화될 수 밖에 없지만 정치적 독립성은 유지되는 게 바람직하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4년 12월 11일
- Copyrights ⓒ주)전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오피니언
칼럼 기고
가장 많이본 뉴스
오늘 주간 월간
기획특집
익산시, 도시 전체를 화려한 꽃정원으로  
전주권 최초 4년제 K뷰티융합학과, 미래 뷰티 인재 키운다  
벚꽃 지나간 자리 초록으로 물든 고창의 봄  
밥은 줄었지만 가능성은 커졌다… 쌀 가공식품의 미래  
전북, 상설공연으로 ‘체류형 관광도시’ 도약  
전북 건강검진, ‘스마트 시대’ 열렸다  
유정기 전북교육감 권한대행, “흔들림 없는 교육만이 답… 단 한 명의 학생도 포기 없다  
닫힌 은행이 열린 미술관으로, 군산 원도심에 활력 더하다  
포토뉴스
전라매일 독자권익위원회, 정기회의 열고 현안 점검
전라매일 독자권익위원회가 정기회의를 열고 보도 신뢰도 제고와 독자 소통 확대를 위한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전북도립국악원 목요상설 공연…창작 중주로 국악 재해석
전통 국악의 깊이와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창작 중주 공연이 도민들을 찾아간다. 전북특별자치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은 오는 2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북예술회관 어린이극장 개막…가족 공연 나들이 본격화
전북 지역 아동과 가족 관객을 위한 공연 프로그램이 본격 운영된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은 오는 5월부터 11월까지 ‘2026 전북예술회 
국악으로 한·중 청소년 교류 확대…남원서 상호방문 추진
국립민속국악원이 국악을 매개로 한·중 청소년 교류를 확대한다. 국립민속국악원은 최근 사천성 청소년 교류단과 만나 전통예술 기반 청소년 교류  
전주페이퍼, 한지박물관 30년 무료 운영…전주 문화공헌 ‘눈길’
전주페이퍼가 전주한지박물관 운영을 통해 지역사회 문화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편집규약 윤리강령 개인정보취급방침 구독신청 기사제보 제휴문의 광고문의 고충처리인제도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주)전라매일신문 / 전주시 완산구 서원로 228. 501호 / mail: jlmi1400@hanmail.net
발행·편집인: 홍성일 / Tel: 063-287-1400 / Fax: 063-287-1403
청탁방지담당: 이강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미숙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전북,가00018 / 등록일 :2010년 3월 8일
Copyright ⓒ 주)전라매일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