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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스페이드 여왕의 윙크(1)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2월 10일

김숙
전)중등학교 교장

3기 신도시 개발 예정지 불법 투기 기사가 연일 범람하고 있다. 민심은 노란 냄비에 라면 물 끓듯 공분으로 들끓는다. 심지어 투기 정황의 인사들을 부동산 타짜라고 부르는 새로운 합성어까지 등장했다. 어쩌다 부동산에 타짜라는 말까지 따라붙었을까. 처음 조합한 사람은 저작권 등록이라도 해야 할 지경이다. 타짜란 ‘노름판에서 남을 잘 속이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지 않은가. 남을 잘 속이는 것도 재주일까. 의문을 품다가 만약 그것도 재주라면 상대방의 패를 읽고 내 패를 가지고 놀 수 있는 수완이 뛰어난 것이리라 짐작하면서, 19세기 초 제정 러시아 시절의 한 사내를 떠올려 본다. 푸시킨의 소설 「스페이드의 여왕」에 나오는 장교 게르만이다.

도박은 욕구나 요행을 전제로 한다. 운칠기삼의 확률 게임이라고도 한다. 그것은 불안하고 불확실한 승률임에도 꾼들은 묘한 충동에 빠진다. 우연으로도 승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건다. 게르만도 그랬다. 사랑과 탐욕, 출세와 돈에 대한 욕망이 광기에 가깝다. 도박판에서 한탕을 꾀하여 그 꿈을 이루고자 한다. 그러나 섣부르게 덤비지는 않는다. 확신이 없는 한 “여분의 돈을 따기 위해 꼭 필요한 돈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라며 도박판 주변을 맴돈다.

그러던 어느 날 희소식을 듣는다. 한 백작 부인이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히든카드를 알고 있다고. 게르만은 그것을 알아내려 부인이 후견하는 리자라는 아가씨에게 접근한다. 그녀의 창가를 서성이기 며칠,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사랑을 고백한다. 거짓 사랑을 이용해 백작 부인과 독대할 기회를 얻는다. 게르만은 부인에게 권총을 들이대며 이기는 카드의 비밀을 털어놓으라고 종용한다. 졸지에 당한 부인은 놀라서 지레 죽고 만다. 게르만은 굳이 죽일 의향은 없었다고 변명한다. 혼령이 된 백작 부인은 어느 날 밤 게르만의 꿈에 나타난다. 이기는 패는 “3, 7, 에이스”라고 일러준다. 3, 7, 1의 순으로 카드를 내면 꼭 승리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 대신 다시는 도박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사라진다.

이기는 패를 아는 자, 그 게르만 같은 사람들이 요즘 뉴스에 부동산 타짜로 명명되는 LH공사 직원들이 아닐까. 직무를 통해 알게 된 또는 알아낸 정보, 아니 저절로 알게 될 수도 있겠다. 그게 바로 백작 부인의 ‘3, 7, 에이스’가 아니었을까. 매스컴에 나온 뉴스를 보면 최근 정부는 공공주택 특별법으로 3기 신도시에 협의 택지를 사고팔 수 있게 하였다. 협의 택지는 한 사람의 땅 면적이 1,000㎡ 이상이면 현금 보상과 함께 주택지구 내 조성된 단독주택용지 공급 권리도 부여한다. 현금 보상도 받고 싼 가격에 전원주택도 마련할 수 있는 일거양득 이상의 수다.

이것을 발표 전에 안 그들은 미공개 개발정보를 이용해 부지를 사들였다. 그러면서 최고의 보상을 노린 고도의 기술을 썼다. 상대적으로 사용 가치가 낮은 개발제한구역이나 맹지 등에 집중했다. 저렴한 곳을 사서 협의 택지를 불하받았다. 가족과 친지, 지인들끼리 쪼개서 산 후 값이 오르면 세금을 절약하려는 효과도 내다봤다. 제방이나 통로는 공작물로 분류하여 토지 보상 시 평가 가치가 높은데, 그런 제방을 경매받은 공무원도 있었다. 보상 가치를 높이려 구매한 땅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거나 속성으로 자라는 용버들이라는 나무를 촘촘히 심기도 했다. 어떤 곳은 콘크리트 포장이었던 바닥을 흙으로 살짝 덮은 후 나무를 꽂아놓았다. 개발지역 발표 한 달 전쯤인 1월의 언 땅에 나무를 심은 건 개발 전까지 농지 취득의 명분을 위해서란다.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스리슬쩍 부린 신기술이거나 패를 조작하여 승리를 꾀한 노련한 타짜들의 행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 jlmi1400@hanmail.net입력 : 2025년 0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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